[불교] 석가가 지옥에 들어가고 그곳에는 용이 있다고 말한 성철스님의 법어

by 갈렙 posted Nov 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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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29574에서 발췌한 자료임


“중생이여, 말을 찾지 말라”

성철, 동어반복 법어로 무명 깨우쳐…수양법 頓悟頓修 제시

정리.김훈.객원편집위원 | 승인 1993.11.18(목) 00:00|212호


      

 性徹의 법어는 언어로 표현된 悟道의 핵심이다. 그의 언어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또는 '구구는 팔십일이로다’ 같은 동어반복의 가파른 구조로 개념적 언어의 허망함을 벼락치듯이 드러내고, 언어의 순환 구조를 작파해버린 인간의 자유를 대중 앞에 제시한다. 그의 언어는 길(道)을 묻는 자에게 그 無明한 질문 자체를 부수어 줌으로써 그가 이미 길 위에 들어서 있음을 일깨운다. 性徹의 법어는 법당에서 주로 수도승들에게 說한 上堂法語와 야단법석(野壇法席)에서 행한 대중법문으로 나눌 수 있다. 上堂法語를 설할 때 그는 늘 한문 문장에 토를 다는 어법으로 자신의 내면을 피력하였고 그의 侍者들인 圓明.圓融.圓澤 들이 그 설법을 기록하고 한글로 번역했다. 그렇게 해서 ≪禪門正路≫와 ≪本地風光≫이 완성되었다. 여기에 옮기는 性徹法語는 그 두권의 책중에서 그의 頓悟頓修를 선명히 드러내는 대목들을 간추린 것이다.

 밥을 먹었느냐, 바리때를 씻어라. 허공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 곤륜산은 범을 타고 급히 長安에 들어가고 모기는 바다를 물고 허공에 나는도다. 三世의 모든 부처님도 깨닫지 못하고 팔만대장경이 註解하지 못하니, 임제와 덕산은 무슨 平床 위에 똥 싸는 귀신인가. 필경 어떠한가. (한참 묵묵한 후에 말씀하셨다) 밥을 먹었느냐, 바리때를 씻어라.
 대중이여, 말을 찾는 자는 죽고 글귀를 쫒는 자는 잃어버린다. 나아가면 銀山鐵壁이요 물러가면 만길의 깊은 구덩이다. 나가지도 않고 물러가지도 않으면 큰 불이 훨훨 타니, 透脫한 한마디를 어떻게 말하려는가. (한참 묵묵한 후에 말씀하셨다) 밥을 먹었느냐, 바리때를 씻어라.

 대중이여, 참구하려면 모름지기 실답게 참구 할 것이요 깨달음은 모름지기 실답게 깨달을 것이니, 염라대왕은 말 많은 것을 겁내지 않는다. 곧 바로 이마를 뚫고 바닥을 뚫으며 뼈에 사무치고 골수에 사무치면 고요하여 항상 비치고, 비치어 항상 고요하며 고요함도 아니고 비침도 아니로다. 어찌 이것이 불가사의 대해탈이 아니겠는가!

 애닯고 애닯다. 고상좌는 낯짝이 두껍기 세치나 되니, 평생에 재주를 다하여도 法身句만을 말하고 法身을 뚫는 言句는 답하지 못하였다. 山僧은 그렇지 아니하니, 어떤 것이 法身을 뚫는 言句인가. (한참 묵묵한 후에 말씀하셨다) 强함을 만나면 곧 弱하고 賤함을 만나면 貴하다.

 낱낱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곳곳에 모두가 참되니, 佛法 두 글자는 살을 긁어 부스럼을 내는 격이다. 그러므로 영취산의 거룩한 모임은 바람도 없는데 파도 일어 남이며 필발라굴 결집은 평지에 떨어져 다침이다.

 一二三四五여 동쪽 산이 물 위로 가며/五四三二一이여 뜰 앞의 잣나무로다/남산에 구름 일어 북산에 비 오니/길가 옛 사당에서 필할 때/木人과 石女가 서로 귓속말 하되/七八은 원래 五十六이로다.


 석가는 원래 큰 도적이요 달마는 작은 도적이다. 西天에서 속이고 東土에서 기만하였네(???) 도적이여 도적이여! 저 한없이 어리석은 男女를 속이고 눈을 뜨고 당당하게 지옥에 들어가네.

 한마디 말이 끊어지니 1천 聖人의 소리 사라지고 한 칼을 휘두르니 萬里에 송장이 즐비하다. 알든지 모르든지 喪身失命을 면치 못하리니 말해보라 이 무슨 도리인가. 작약 꽃에 보살의 얼굴이 열리고 종려 잎에 夜叉의 머리가 나타난다.

 목 위의 무쇠칼은 무게가 일곱근이요 발 밑의 지옥은 괴로움이 끝없도다. 석가와 미타는 끓는 구리 쇳물을 마시고 가섭과 아난은 무쇠를 먹는다. 몸을 날려 백옥 난간을 차 부수고 손을 휘둘러 황금 새끼줄을 끊어버린다. 산이 우뚝우뚝 솟음이여 물은 느릿느릿 흐르며 잣나무 빽빽함이여 바람이 씽씽 분다. 사나운 용이 힘차게 나니 푸른 바다가 넓고, 사자가 고함 지르니 조각달이 높이 솟았네. 알겠느냐! 一二三四五六七이여 두견새 우는 곳에 꽃이 어지럽게 흩어졌네. 억!


정리.김훈.객원편집위원  

입력시간 : 1993-1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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