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אורים)과 둠밈(תומים), 히브리어 성경과 헬라어 성경 속에서 그 뜻을 찾아보다 - 성경사전
OTfreak10월 07, 2021
하나님의 뜻을 확인하는 도구로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우림과 둠밈은, 그 형태나 재료 그리고 의미에 대해서 베일에 싸여 있는 신비로운 도구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어 성경과 헬라어 역본 등을 토대로 볼 때, 각각의 의미를 추정해 볼 수가 있습니다.
우림(אורים)과 둠밈(תומים), 히브리어 성경과 헬라어 성경 속에서 그 뜻을 찾아보다 - 성경사전
들어가며
출애굽기 28장 30절에 의하면, 제사장의 판결 흉패에 אורים(우림)과 תומים(둠밈)을 넣어 두고 하나님의 뜻을 물어 판결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너는 우림과 둠밈을 판결 흉패 안에 넣어 아론이 여호와 앞에 들어갈 때에 그의 가슴에 붙이게 하라 아론은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흉패를 항상 그의 가슴에 붙일지니라 (출애굽기 28:30, 개역개정 성경)
וְנָתַתָּ֞ אֶל־חֹ֣שֶׁן הַמִּשְׁפָּ֗ט אֶת־הָאוּרִים֙ וְאֶת־הַתֻּמִּ֔ים וְהָיוּ֙ עַל־לֵ֣ב אַהֲרֹ֔ן בְּבֹא֖וֹ לִפְנֵ֣י יְהוָ֑ה וְנָשָׂ֣א אַ֠הֲרֹן אֶת־מִשְׁפַּ֨ט בְּנֵי־יִשְׂרָאֵ֧ל עַל־לִבּ֛וֹ לִפְנֵ֥י יְהוָ֖ה תָּמִֽיד׃ ס
위의 본문 뿐만 아니라, 레위기 8:8, 민수기 27:21, 삼상 14:41, 느 7:65 등에도 우림과 둠밈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하나님의 뜻을 묻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우림과 둠밈은, 정확한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어떤 용도로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지만, 성경 본문들을 통하여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אורים과 תומים의 히브리어 어원과 그 용례
1. 일반적인 설명
지금까지 우림과 둠밈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은, 우림은 '빛'을 의미하는 אוׂר(오르)의 복수형으로 보고 둠밈은 '완전함'을 의미하는 תם(탐)의 복수형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르의 복수형인 우림과 완전함의 복수형인 툼밈을 같이 사용하기 때문에, '빛과 완전함'(אורים ותומים) 혹은 '완전한 빛'으로 해석합니다.
우림과 둠밈의 원어적인 뜻을 생각해 본다면, 하나님의 뜻을 묻고 결정하는 도구였기 때문에 '완전한 뜻' 혹은 '완전한 계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 일반적인 설명에 대한 반론
하지만 일반적인 설명과 같이 단순히 "완전한 뜻"으로만 생각하기에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우림과 둠밈은 하나님의 뜻을 묻는 용도였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예'와 '아니오'의 의미를 가진 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두 개의 조각들 중에 한 조각에는 '예' 혹은 '하라'라는 글이, 다른 조각에는 '아니요' 혹은 '하지 말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림은 '~에게 저주를 규정하다'는 의미를 가진 히브리어 'ארר'(아라르)에서 온 말로 보고, 둠밈은 '완벽하다' 혹은 '흠이 없다'는 의미인 'תם'에서 온 말로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3. 우림과 둠밈의 용례 - 사무엘상 14장 41절
우림과 둠밈의 해석과 그 용례에 대한 직접적인 성경의 언급은 사무엘상 14장 41절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블레셋과의 전쟁 중에, 사울은 모든 이스라엘 용사들에게 전쟁이 끝나기까지 어떤 음식도 먹지 말라고 명령했는데, 요나단은 이 명령을 듣지 못하였던 관계로 꿀을 먹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보며 백성들이 피째 양과 소와 송아지들을 잡아 먹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고, 계속 전쟁을 이어가려는 사울에게 하나님께서는 아무런 응답을 하시지 않습니다.
이 때 사울은 자신들에게 죄가 있어서 하나님께서 응답하시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짐작하고, 사울과 요나단은 이쪽에 서 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저쪽에 서 있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묻습니다.
- 이에 사울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아뢰되 원하건대 실상을 보이소서 하였더니 요나단과 사울이 뽑히고 백성은 면한지라 (사무엘상 14:41, 개역개정 성경)
개역개정 성경만을 볼 때에는 우림과 둠밈이 아니라, 단순히 제비를 뽑은 것처럼 보입니다. 왜냐하면 42절에서 "뽑으라" 그리고 "뽑히니라"라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히브리어 원어 성경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וַיֹּ֣אמֶר שָׁא֗וּל אֶל־יְהוָ֛ה אֱלֹהֵ֥י יִשְׂרָאֵ֖ל הָ֣בָה תָמִ֑ים וַיִּלָּכֵ֧ד יוֹנָתָ֛ן וְשָׁא֖וּל וְהָעָ֥ם יָצָֽאוּ׃
음역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봐이오메르 샤울 엘-아도나이(יהוה) 엘로헤이 이스라엘 하바 타밈 봐일라케드 요나탄 붸샤울 붸하암 아짜우
직역을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그리고 사울이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말하였다. "오, 완전하옵소서!" 그리고 요나단과 사울이 제비 뽑혔고 그 백성들은 나갔다.
히브리어 원문에는 "תָמִ֑ים"(타밈)으로 표기가 되어 있지만, 카일 멕카터(Kyle McCarter, I Samuel : A New Translation with Introduction and Commentary)는 서기관이 필사하는 과정에서 한 행을 뛰어 넘어간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호모이오텔류톤, homoioteleuton). 그래서 헬라어 역본인 70인경에는 이 부분을 채워 넣어 완전한 문장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 και ειπεν σαουλ κυριε ο θεος ισραηλ τι οτι ουκ απεκριθης τω δουλω σου σημερον ει εν εμοι η εν ιωναθαν τω υιω μου η αδικια κυριε ο θεος ισραηλ δος δηλους και εαν ταδε ειπης εν τω λαω σου ισραηλ δος δη οσιοτητα και κληρουται ιωναθαν και σαουλ και ο λαος εξηλθεν
붉은 색으로 표기한 "ἀδικία"(아디키아)라는 단어는 "불의한", "악으로 가득 찬"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로 요나단과 연결되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과 관련한 단어로는 "ὁσιότης"(호시오테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의미는 "거룩함", "성결함"입니다. 이러한 70인역의 표현을 따라, 영어 성경인 ESV와 NIV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 Therefore Saul said, “O LORD God of Israel, why have you not answered your servant this day? If this guilt is in me or in Jonathan my son, O LORD, God of Israel, give Urim. But if this guilt is in your people Israel, give Thummim.” And Jonathan and Saul were taken, but the people escaped. (사무엘상 14:41, ESV)
- Then Saul prayed to the LORD, the God of Israel, “Why have you not answered your servant today? If the fault is in me or my son Jonathan, respond with Urim, but if the men of Israel are at fault, respond with Thummim.” Jonathan and Saul were taken by lot, and the men were cleared. (사무엘상 14:41, NIV)
또, 우리말 성경 중 새번역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 사울이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아뢰었다. “오늘 저에게 응답하지 않으시니, 웬일이십니까?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 그 허물이 저에게나 저의 자식 요나단에게 있다면 우림이 나오게 하시고, 그 허물이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있다면 둠밈이 나오게 하십시오.” 그러자 요나단과 사울이 걸리고, 백성들의 혐의는 벗겨졌다. (사무엘상 14:41, 새번역 성경)
결과적으로, 헬라어 ἀδικία(악한)와 Urim과 우림이 연결되고, 헬라어 ὁσιότης(성결함)와 Thummim과 둠밈이 연결됨을 알 수 있습니다.
4. 70인역의 해석에 대한 반론
개역개정 성경은 "실상을 보이소서"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히브리어 성경을 직역한다면 "완전하소서" 혹은 "완전함을 주소서"입니다. 하지만 41절에 등장하는 "뽑히다"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단어인 'לכד'(라카드, 잡다, 제비로 선택하다, 점령하다)는 제비 뽑기에 사용되는 단어라는 점을 볼 때, 우림과 둠밈과는 전혀 연결성이 없어 보인다는 주장입니다(Keil & Delitzsch).
그러나, 우림과 둠밈은 두 개의 조각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고, 제비는 다수의 조각들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므로 방법에 있어서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케일과 델리취의 반론에도 여전히 보완해야만 하는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우림과 둠밈에 대한 결론
우림과 둠밈에 대한 정확한 성경적 정의를 직접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히브리어 성경과 그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 그리고 그 이후에 이어져 온 여러 성경 번역본들을 토대로 생각해 본다면, 우림과 둠밈의 정체에 대해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림과 둠밈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원어 성경의 구절을 통하여 추정해 보는 것은 매우 큰 유익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사장이 공식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묻고 확인하던 도구인 우림과 둠밈은 각각의 의미를 가진 두 개의 돌 조각들 혹은 뼈 조각들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였든지간에, 우림은 '부정적인 의미'와 '저주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둠밈은 '긍정적인 의미'와 '무죄의 의미'를 담고 있는 도구라고 결론을 내릴 수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