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유향_인간이 신께 드리는 거룩한 향료

by 갈렙 posted Oct 07,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인간이 신께 드리는 거룩한 향료 '유향'

[ 성지의식물 ] 이강근 목사 15. 유향

이강근 목사
2021년 05월 17일(월) 17:18
유향은 나무에서 열린 열매를 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줄기에 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뿜는 분비물이다.
시장에서 팔고 있는 유향의 모습.
예루살렘성에서 한 봉지 구입해온 유향에서 향긋한 향이 풍긴다. 거실 한켠에 유향을 피웠다. 하얀 연기가 띠를 이루며 위로 올라간다. 향은 달콤하고 기분을 좋게한다. 숯 위에 유향이 타며 지글지글 미세한 소리가 들린다. 시각과 후각과 청각을 자극한다. 이것이 바로 인류 최고의 향 유향(Frankincense)이다.

유향의 매력에 빠진 대 제국은 2000년 전 로마였다. 귀족들은 유향의 향에 푹빠졌고 아라비아 산 유향은 유럽으로 향했다. 로마황제 네로는 자신의 부인 장례식에 로마 도시전체가 사용할 일년치 분량을 한번에 소비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로마는 군을 운영할 자금조차 바닥났다고 하니 그 값이나 열망은 로마귀족 최고의 향품이었던 것이다.

2005년 유네스코(UNESCO)는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광야에서 발견된 향료길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2천년 전 오만지역에서 이스라엘 지중해 안 항구도시 가자에 이르는 총 2500km의 향료길 중 대략 150km의 루트가 네게브 사막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향료길을 지배한 네바티안 왕국은 부와 힘을 키웠다. 유대 땅의 헤롯왕은 물론 그의 아버지 안티파테르는 나바티안 왕국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하며 나바티안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2000년 전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 멀리 동방에서 찾아온 동방의 박사들이 온 때가 바로 이 향로길의 최고의 번성기였다.

그러나 향료길의 역사는 그보다 더 훨씬 오래되었다. 인류가 개척한 최초의 무역로는 바로 향료길이다. 3000년 전 스바의 여왕이 엄청난 방문단을 이끌고 솔로몬 왕을 찾은 것은 단지 솔로몬의 지혜를 보기 위해서 만이 아니라 스바 왕국의 향료 무역로를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인 방문도 그 이유였다. 스바왕국은 이미 유향과 몰약생산으로 제국의 부를 이룬 왕국이었다.

 
 
유향의 용도는 미용과 제의용이다. 몰약이 주로 방부제로 쓰였다면 유향은 신을 부르는 제의용으로 화제나 소제에 쓰이는 거룩한 향료였다. 유향은 구약성경에서도 제사와 관련해 출애굽기와 레위기에 집중적으로 등장한다. 가나안 땅에서도 그 증거가 발견되었다. 수십년 전 텔아라드에서 발견된 지성소의 두 제단 위에 태운 듯한 향 재료가 최근 발달된 현대의 과학으로 그 성분이 밝혀졌다. 하나는 카나비스요 다른 하나가 바로 레보나, 유향이다. 주전 9~6세기 경에 텔아라드 제단에서 발견된 유향의 흔적으로 성전에서 유향이 제의예식에 사용되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유향은 구약에서 14번, 신약에서 2번 언급된다. "그 향품을 유향에 섞되 각기 같은 분량으로 하고"(출30:34), "그 위에 유향을 더할지니 이는 소제니라…"(레2:15-16), "또 어떤 자는 … 유향과 향품을 맡았으며"(대상9:29), "내가 몰약 산과 유향의 작은 산으로 가리라"(아4:6), "시바에서 유향과 … 내게로 가져옴은 어찌함이냐"(렘6:20),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리바노스)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마2:11).

유향이 생산되지 않는 가나안 땅에서 이미 수천 년 전 신구약 성경에 등장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현대의 고고학적 발견과 과학적인 규명으로 인해 성경의 이야기는 풀려져간다. 가나안 땅에서 아라비아의 유향 산지에서 유럽으로 수출되어 지나갔다는 향료길이 발견되었고, 고대의 성소 터에서 유향이 태워졌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유대인들의 노력으로 솔로몬 시대 때의 유향 재배산지를 다시 되살려내었다.

무엇보다 유향을 채취하는 방법이 주는 교훈이 있다. 유향은 나무에서 열린 열매를 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나무 줄기에 난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뿜는 분비물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느라 끈적한 액체가 분비되는데 그 분비물의 향과 효능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유향은 인간이 신께 드리는 최고의 제의 용이 되었다는 것이다. 마치 예수님의 고통과 피흘리심이 인류의 구원을 이루듯 말이다





이강근 목사 / 이스라엘유대학연구소 소장

영상 보기 : https://youtu.be/qZM13BqMHgE

Articles

2 3 4 5 6 7 8 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