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마 1:1-17)

by 갈렙 posted Jan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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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마 1:1-17)

 

메시야의 탄생을 언급하기에 앞서 메시야의 혈통을 언급한 계보

마태는 그리스도의 족보로 그의 복음서를 시작하고 있다. 본서가 당시 유대인들을 위해 기록된 복음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족보가 본서의 첫머리를 차지하는 중요성은 크다. 누가의 족보가 상향식 족보로서 예수부터 시작되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심지어 하나님에게까지 이르는 반면(눅3:23-38), 마태는 하향식 족보로서 아브라함부터 시작되어 요셉을 거쳐 예수에 이르는 족보를 기록하고 있다.

1. 첫 번째 시기 :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1-6a절)

예수를 유대인의 왕으로 밝히는 마태는 특히 그 메시야 예수가 다윗 왕의 후손이라는 사실과 무엇보다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밝혀야만 했다. 그래서 다윗 왕에 앞서 아브라함이 마태의 족보에 등장하는 최초의 시작 인물이다. 예수를 완전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누가의 족보에서는 족보의 끝이 인류의 조상인 아담이다. 그것과 비교해 보면 마태가 이렇게 아브라함으로부터 족보를 시작하는 의도를 발견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아울러 다윗의 왕통을 잇는 사람이라면, 그는 진정한 이스라엘인이요 마땅히 메시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아브라함의 자손 예수그리스도의 세계

( Biblo" genevsew" jIhsou' cristou', uiJou' …' jAbraavm.비블로스 게네세오스 예수 크리스투 휘우…아브라암, 1절)

유대인들에게 있어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으로서 하나님이 장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이실 언약을 간직한 사람이었다(창12:1-3). 마태가 예수를 바로 그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맺은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할 인물이 바로 예수라는 점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래서 족보의 시작이 그 이전까지 소급되어 아담까지 올라가는 누가의 족보와 달리 아브라함부터 시작된다. '세계'라고 번역된 비블로스 게네세오스(Biblo" genevsew")는 '출생, 생성의 책'이라는 의미인데 비블로스에는 이미 거룩성과 존경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도 하다(W.Bauer). 이 표현은 칠십인역(LXX)의 창2:4에서 '창조의 개략적 진술'(au{th hJ bivblo" genevsew"하우테 헤 비블로스 게네세오스)이라는 단어로 사용되었는데 이것으로 볼 때 마태의 독특한 의도가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태의 의중에는 창세기의 처음이 창조를 시작하신 거룩한 사건을 기록하듯이, 새로운 기원을 이루는 사건을 다루는 본서(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복음서)의 서두도 그의 탄생에 관한 거룩한 계보를 다룸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70인역의 이 단어를 염두에 두고서 자신의 복음서의 서두를 이렇게 비블로스 게네세오스라고 시작한 것이다.

2) 다윗의 자손 예수

(jIhsou' cristou', uiJou' Dauivd예수 크리스투 휘우 다위드, 1절)

다윗이 유대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왕통은 당연히 다윗에게서 시작된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태는 다윗왕을 부각시켰으며 예수가 다윗의 자손됨을 지적함으로서 예수는 바로 유대인들이 대망하던 다윗의 자손 메시야요 왕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특히 삼하7:13의 나단의 신탁(神託)에 나타나는 대로 "나는 그 나라 위를 영원히 견고케 하리라"는 인물이 솔로몬보다 큰 인물을 가리킨다는 사실에 유대인들이 당연스럽게 동의한다면, 마태는 바로 그 인물이 이 예수라고 말하는 것이다(눅2:25). 한편 예수 크리스투라는 예수의 이중적인 이름에서 전자는 개인적인 이름이요(21절), 후자는 직분상의 이름임을 나타낸다. 크리스토스(cristou)는 히브리어의 메시야(j'yvim;; 마쉬하;기름부음 받은 자)에 해당하는 헬라어이다.

3) 이방 여인들이 끼어 있는 기이함

( jIouvda"< de; ejgevnnhsen to;n Fare;" kai; to;n Zara; ejk th'" Qamavr…ejk th'" JRacavb…ejk th'" JRouvq유다스 데 에겐네센 톤 파레스 카이 톤 자라 에크 테스 다마르…에크 테스 라카브…에크 테스 루드, 2-6a절)

2-6a절에서는 불륜한 행동을 했던 간부(姦婦) 다말과 이방인이요 기생이었던 라합, 영원히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올 수 없게 규정된 모압의 여인이었던 룻이라는 여성들이 등장하고 있다. 비행이나 잘못된 신분을 떠나서 이렇게 여인들이 족보에 기록된다는 것은 보통의 유대인들의 족보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지만 유대인들이 예수의 탄생 사실, 즉 왕궁이 아닌 마굿간에서 태어났으며 비천한 나사렛에서 출생했다는 사실에 대한 비판이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당시 정상적인 유대인들이라면 비천하게 출생한 예수를 메시야로 인정하기는 대단히 힘들었다. 이러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마태는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다윗의 선조들 중에도 변칙적인 결합들이 얼마든지 하나님에 의해 묵인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예수의 탄생에 대한 유대인들의 비판을 제거하려 했다. (A.H.McNeile). 그러므로 마태가 이 족보의 첫 시기를 언급하면서 밝히려고 한 점은 에수께서 비록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탄생했지만(요셉과 엄밀한 의미의 관계가 없다), 요셉이 마리아와 정혼한 관계에 있었으므로(18절)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이라는 사실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이 예수의 족보에 이상스런 여인들이 끼어 있다는 사실은 오늘날 성도들에게도 한없는 은혜를 준다. 그런 비천한 여인들은 불쌍한 영혼들이었지만 하나님의 크나 큰 은혜로 말미암아 구원얻은 자들이 바로 우리들이므로 우리는 늘 그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하고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2. 두 번째 시기 : 다윗부터 포로기 까지(6b-11절)

이 시기는 다윗을 시작으로 한 왕정 시대를 다루면서 예수가 왕통을 이어받았음을 강조한다. 한편 누가는 이 부분을 다루는 시기에 솔로몬이 아닌 나단을 기록함으로써 의문을 주고 있다(눅3:31).

1) '낳음'의 의미

(ejgevnnhsen에겐네센, 6b-11절)

본 족보 부분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단어는 '낳다'를 뜻하는 에겐네센(ejgevnnhsen)이다. 이 단어는 '일반적인 혈통'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인 혈통'을 뜻한다. 부친이 바로 그 아들을 낳았음을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후손이라면 몇 대도 건너뛸 수 있다(A.T.Robertson). 그러므로 시내산 계통의 시리아 사본이 1892년에 발견되었을 때 1:16을 '(마리아가 아닌) 요셉이 예수를 낳았다'고 기록하는데 대해서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위의 인물들의 경우와 같이 요셉과 마리아가 육체 관계를 맺어 예수를 낳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것은 예수께서 자연적인 생육법에 의해 요셉으로부터 태어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리아 사본의 번역자가 에겐네센의 의미가 법적인 혈통이라는 점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F.F.Bruce). 16절이 '마리아가 예수를 낳았다'고 말하는 것은 예수가 법적인 혈통으로서의 왕통을 이으면서도 아울러 동정녀 탄생을 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려는 마태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2) 다윗 왕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jIessai; de; ejgevnnhsen to;n Daui;d to;n basileva이에싸이 데 에겐네센 톤 다위드 톤 바실레아, 6b절)

특히 다윗에 이르러 마태가 '다윗 왕'(Daui;d to;n basileva다위드 톤 바실레아)이라고 하며 '왕'임을 강조한 것에는 그 족보가 의도하는 목적이 잘 반영되어 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초대왕은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언약을 통해 영원한 왕통을 보장받은 왕이었다(삼하7:1-17). 그의 역사는 사무엘상·하의 거의 전편에 계속되고 있으며 그의 시가 시편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점으로 보아 구약성경이 그에게 주는 비중을 알 수 있다. 또한 다윗은 후대왕들을 묘사할 때에도 선한 왕의 대명사로 간주되어 '다윗의 길'로 행하는 것이 하나님의 원하시는 바로 강조되고 있다. 이렇게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메시야의 왕권을 암시하기에 충분했다. 예수는 바로 그 다윗 왕의 왕통을 이어받은 이스라엘의 왕이었다.

3) 다윗의 인간적 연약함을 통해 예수의 왕되심을 증명함

(Daui;d de; ejgevnnhsen to;n Solomw'na ejkth'" tou' Oujrivou다위드 데 에겐네센 톤 솔로모나 에크 테스 투 우리우, 6b,7절)

다윗이 위대한 왕임을 암시하면서 그의 이름에 '왕'이라는 직위를 붙였던 저자는 곧이어 다윗에게 솔로몬을 낳아 준 여인의 남편이 우리아였음을 밝히고 있다. 사무엘서 기자가 지적하는 대로 다윗은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면서 간음죄와 아울러 우리아를 죽게 하는 살인 교사죄를 저질렀다(삼하11:2-12). 이러한 치명적인 다윗의 실수를 언급하는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왕이요 이스라엘 왕통을 새롭게 여는 인물이었지만 그도 역시 연약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마태가 위대한 왕의 그런 실수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다윗은 비록 그렇게 연약한 존재였지만, 이제 오실 메시야 예수는 그러한 인간적인 약점을 가지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또한 다윗은 불륜 관계를 맺었던 여인을 통하여 솔로몬을 낳았지만, 예수는 전혀 남자를 접촉하지 않은 여인인 마리아에게서(18절) 태어나셨다는 점이 그런 비교를 더욱 분명하게 해준다. 어쨌든 예수는 다윗의 약점으로부터 배제된 이스라엘의 완전한 왕이요 메시야였다.

3. 세 번째 시기 : 포로기부터 그리스도까지(12-17절)

이 시기는 왕정 이후 포로기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왕통이 어떻게 이어졌는가를 보여준다. 누가복음의 족보는 스알디엘과 스룹바벨외에 다른 인물들을 기록하고 있다.

1) 포로기 이후에도 언약의 성취가 계속됨

(Meta; de; th;n metoikesivan Babulw'no"메타 데 텐 메토이케시안 바뷜로노스, 12-16절)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 망한 후에도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했던 유다는 결국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 바벨론에게 멸망당하고 만다. 그들의 종교적 중심지요 하나님의 임재 장소였던 성전이 파괴되었고 그들은 바벨론으로 포로되어 잡혀가는 참담한 신세가 되었다. 그 때 우다 백성들은 성전이 파괴된 허탈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언약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에도 하나님의 언약은 계속되었다. 이 세 번째 시기에 스알디엘, 스룹바벨, 아비훗 등으로 이어지는 족보의 존재가 바로 그것을 암시한다. 예수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 언약의 성취가 중단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서 하나님의 약속이 더디 이루어지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질 때도 있지만, 인내하면서 그러한 고통의 기간을 인내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좋은 것들을 통하여 성도들의 기대를 채워주실 것이다.

2)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

(jIhsou'" oJ legovmeno" Cristov"예수스호 레고메노스 크리스토스, 16절)

마태가 예수그리스도의 족보를 언급하는 이유가 바로 이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라는 표현 속에 암시되어 있다. 마태는 예수의 혈통을 '실부(實父)-실자(實子)'의 규칙적 순서에 따르지도 않는다. 또한 아브라함과 다윗을 족보의 중심 인물로 삼아 예수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약속을 성취하는 인물이요, 다윗의 왕통을 잇는 인물로 묘사하는 것은 바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밝히기 위함이다. 그리스도(Cristov"크리스토스)란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으로 구약 시대의 제사장, 왕, 선지자들을 통해 예표되었던 인물이다. 구약의 모든 예표적 인물들을 성취하는 분이 바로 예수라는 인식은 초대교회 공동체의 근본적인 믿음이었다. 따라서 예수의 공적인 칭호도 '예수그리스도'였다. 서신서에는 매우 자주 나타나고 있지만, 공관복음서에는 매우 드문 이 칭호를 특히 마태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1,18절; 16:21), 이 칭호가 유대인들이 예수에 대해서 이해하기 쉬운 칭호라는 점을 시사해 준다. 구약에 정통한 유대인이라면 메시야에 해당하는 헬라어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의 존재가 누구인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3) '열네 대'의 의미

(Pa'sai ouaiJ geneai; ajpo; Abraa;m e{w"..dekatevssare"파사이 운 하이 게네아이 아포 아브라암 헤오스…데카데싸레스, 17절)

본절은 마태가 묘사하는 족보의 결론이다. 특히 둘째 시기에는 아하시야, 요아스, 아마샤, 여호야김 등 네 사람이나 빠져 있으며(대항1-3장) 셋째 시기에는 14를 채우기에는 한 사람이 모자라지만, 이 족보는 14대씩 3시기라는 독특하며 기교적인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본 족보가 특히 유대적이라는 사실에 착안한 해석들은 전부 수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 족보는 14대씩 3구분으로 되어 있는데, 3이나 7(14는7의배수)은 하나님의 수이고 신성히 여기는 수이다. 둘째 14는 본 족보의 핵심 인물인 다윗의 히브리어 이름을 이루는 자음들의 수치의 합과 일치한다. 즉 dwId;의 수치가 각각 4,6,4이므로 그것을 더하면 합이 14이다. 그러므로 억지로라도 14를 맞추려는 의도는 예수가 다윗의 왕통을 잇는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 족보를 통하여 마태가 그의 청중인 유대인들에게 예수의 메시야됨을 증거하려는 각고의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전혀 불필요한 '족보 타령'이 아니라 의미있는 기록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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