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상이란 무엇인가?
우상이란 무엇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구약성경에서 ‘우상(偶像)’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낱말들은 총 13가지에 이릅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어떤 이미지나 형상을 가리키는데, 이런 히브리어 단어들은 ‘쩨렘, 테무나, 아짜브’등의 단어가 있습니다(왕하11:18, 겔16:17, 신4:23,25, 시106:36,38). 하지만 우상의 주조방법이나 형태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불리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부어서 만들면 ‘마쎄카’라고 하고(왕상14:9), 새기거나 조각하여 만들면 ‘페셀, 페씰’이라고 하며(출20:4, 신5:8), 기둥처럼 만들면 ‘마쎄바’라고 하고, 그것이 통나무처럼 생겼으면 ‘길룰’이라고 하며(신26:1), 조각한 것처럼 눌러서 파낼 때에는 ‘찌르’라고 합니다(사45:16). 뿐만 아니라 아주 흉측하게 생겼으면 ‘미프레세트’라고 하며(왕상15:13), 가정에서만 섬기는 가족신이라고 할 때는 ‘드라빔’이라고 합니다(삼상19:16).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실제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 허무한 것, 쓸모없는 것이므로 ‘엘릴’이라고도 불립니다(사2:8,18,20, 19:1, 시96:5)
한편 신약성경에서는 우상이라는 단어가 단 2가지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에이돌론’이라고 하며(행7:41,15:20, 롬2:22, 고전8:4,7, 10:19,12:2, 고후6:16, 살전1:9, 요일5:21, 계9:20), 요한계시록에서만 짐승(적그리스도)의 우상이라는 단어에 사용되어, ‘에이콘’이라고도 합니다(계13:14,15, 14:9,11, 15:2, 19:20, 20:4). 그런데 ‘에이콘’이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서 요한계시록을 제외하고는 다 ‘형상’이라는 단어로 번역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고후4:4, 골1:15)”이라고 할 때에 그 단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번에 살펴보게 될 ‘우상’이라는 단어는 우상숭배에 관련된 단어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과연 그러한 우상을 어떻게 생각하시고 계신가가 중요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은 사실 과거에 어딘가에 있었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변형의 변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우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어떤 형태를 본 따서 만든 것들입니다. 사람들이 본 따서 만든 것들은 첫째, 보이지 않는 형상으로서 사탄과 귀신들이든지, 아니면 둘째로, 저 하늘에 있는 것들로서 해와 달과 별들이든지, 셋째, 인간이 보기에 신령하다고 느껴지는 어떤 형태의 것들이었습니다. 그것이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두려움의 대상으로, 또 다시 경배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상’이라는 단어를 성경적으로 풀이하자면, 보이는 것들이나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 시작되었지만 그것이 인간의 의식 속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면서 숭배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들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하늘에 있는 것들을 그대로 섬기기도 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장소에 그것을 만들어 가져다 두면서 보이는 조형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것들은 조각하거나 새기거나 파내어져 만들어지기도 하고, 부어서 만들어지기도 하며, 보이지는 않아도 사람들의 의식 속에 어떤 형상으로서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는 분으로서 사실 보이지도 않고 볼 수도 없는 분이셨습니다(출3:14~15, 딤전6:15~16). 하나님께서는 한 번도 당신의 형상을 보여주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으로 시작된 언약의 백성들이 애굽으로 건너간 뒤 수 백 년이 흘러가면서 히브리인들도 애굽인들에게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애굽인들에게 있어서 모든 신들은 다 어떤 형상으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인도 자신을 이끌어낸 여호와 하나님을 조각하고 부어 만들기에 이르렀으니,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율법말씀을 받으려고 시내산에 올라간 뒤 소식이 없자, 자기 민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신을 만들자 하고는 금을 녹여 부은 다음 조각칼로 새겨서 만든 것이 바로 송아지 우상이었던 것입니다(출32:1~8). 사람은 보이는 것에 더 매료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결코 보이지 않고 볼 수도 없으신 분인데 어찌하든지 보이는 형태로 그것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 하나님께서 제일 처음 이스라엘 백성에게 꼭 지켜야 할 말씀으로 주신 것은 우상숭배 금지명령이었던 것입니다(출20:3~5).
출20:3-5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4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분이며 볼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만약 보이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 섬긴다면 그것은 전부 우상이 됩니다. 한 마디로 우상이란 하나님 이외에 사람들이 섬기기 위해 만든 어떤 것이나 경배하는 어떤 대상을 총칭하는 개념입니다(사2:8,20). 그러므로 모든 피조물들은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인간이 잘 조각하거나 잘 부어 만든다면 나무와 돌, 금이나 은이나 동이나 철이라도 얼마든지 우상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상 자체에는 아무런 힘이나 능력이 없습니다. 나무나 돌이나 쇠붙이요 금은동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시115:4~7). 그것들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며,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며, 코가 있어도 냄새를 맡지 못합니다.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고전8:4).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상이란 헛 것이라고 했습니다(시96:4~5, 97:7). 그것을 아무리 경배하고 섬기고 제사를 드리고 향을 피워도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사야 선지자는 말합니다. “우상을 만드는 자는 정말 허망한 자로다. 목수가 나무를 가지고 어떤 것은 우상을 만들어 그것에게 엎드려 경배하며 기도하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몸을 덥게 하기 위해 떡을 굽기 위해 땔감으로 사용하고 있다니”(사44:15~17)”라고 했습니다.
2. 그럼에도 왜 우리는 우상을 조심해야 하는가?
그렇습니다. 우상은 헛 것입니다. 그것에게 아무리 빌어본들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복을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시작됩니다. 사람이 어떤 형상을 만들어 자꾸 그것에다가 절을 하고 제사를 드리게 되면, 하늘의 타락한 천사들인 귀신들이 와서 그 형상이 살아있는 것처럼 사람을 속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다는 아니지만 때로는 귀신들이 어떤 형태로 사람의 눈에 보이기도 하고, 꿈에 나타나기도 하며, 어떤 일들을 수행해 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 천주교를 보십시오. 귀신들이 마리아상으로부터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든지, 마리아로 꿈속에서 나타나서 어떤 지시를 하는 것처럼 사람들을 속이는 것입니다. 사실 귀신들도 원래는 천사들이었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할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였습니다(시103:20~22). 그런데 그들이 타락하여 하늘에서 쫓겨날 때 자신의 능력에 상당한 제한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들은 인간이 죄를 짓도록 유혹하기 위해 뭔가를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고 신비한 능력으로 사람을 꾀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주교에서 자꾸 마리아를 숭배하다 보니까, 어떤 교황은 자신의 꿈 속에 나타난 마리아가 진짜인 줄 알고 자신의 영혼을 바치기도 하고 자신의 교황직까지 바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귀신이 여러 명의 사람들에게 마리아의 형상으로 나타나서는 자신은 평생 동정으로 살았으며 죽지 않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들려주었습니다. 그러자 이 간증을 듣고 천주교에서는 마리아 평생동정설과 승천설 같은 교리를 만들어 신봉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은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결코 있게 해서는 아니 되며, 어떤 형상들이라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이것을 어겼을 경우에는 그것들이 우리 인간의 영혼을 갈취하다가 결국에는 저주에 빠뜨려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고 결국에는 지옥으로 끌고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계21:8).
그렇습니다. 사람이 만든 조형물 자체에는 아무런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귀신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우상에게 경배해서는 아니 되며 그것들에게 어떤 예를 갖추어서는 아니 됩니다. 그러므로 사도바울은 우상숭배로부터 도망가라고까지 명령한 것입니다(고전10:14). 아무것도 아닌 형상에게 계속해서 제사를 드리게 되면, 언젠가는 귀신들이 와서 그 제사를 받아먹게 되기 때문에 결국 타락한 천사인 귀신을 경배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고전10:20).
성도 여러분, 우상숭배의 죄는 단지 1대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우상숭배의 죄는 비록 내가 우상숭배의 죄를 회개하고 끊어버렸다 할지라도 내 아들과 손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큰 죄입니다(출20:4~5). 이제는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그것을 누리도록 우리 인간에게 주신 하나님, 뿐만 아니라 우리를 우상숭배의 죄로부터 건져내어 천국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만을 찬양하고 그분만을 섬기는 복된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멘.
정병진목사(alletei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