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의 성벽재건에 뒤이은 종교개혁은 약 12년동안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가 12년만에 바사국 아닥사스다 왕에게 돌아가자 그가 일구어놓은 종교개혁은 어느새 원상복귀되고 있었다. 유대종교지도자에 해당하는 제사장그룹은 돈과 권력을 잡으려고 이방인을 불러들였으며, 일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 드려야 할 십일조를 떼어먹었으며, 목숨처럼 지켜내야 할 안식일이었지만 모두가 장사에 혈안이 되었으며, 이방인들과 통혼하여 자국어로 된 신앙교육이 거의 불가능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약 2년만에 고국에 다시 돌아온 느헤미야는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갔을까?
먼저, 느헤미야는 유대귀족 및 제사장들과 내통하고 있는 암몬사람의 총독인 도비야를 제거하였다(느13:4~9). 도비야는 암몬사람의 총독이자 사마리아총독이었던 산발랏의 하수인으로서(느2:19), 느헤미야의 성벽재건을 사사건방해한 자다. 그는 느헤미야가 성벽을 건축하려 하자 그를 비웃었다(느4:3).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벽건축이 착착 진행되자 뇌물을 주어 선지자를 매수하였고 그로 하여금 거짓예언을 하게 함으로 느헤미야를 곤경에 빠뜨리려 시도하였다(느6:10~14). 사실 도비야는 느헤미야가 유다의 총독으로 부임하기 전에 이미 유다의 유력한 가문이었던 스가야의 딸과 결혼하여 그의 사위가 되어있었고, 자기의 아들 여호하난을 제사장가문인 므술람의 딸과 결혼시켜 유대인들과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느6:18). 그러므로 그를 제거한다고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느헤미야가 총독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에는 잠잠하다가 느헤미야가 떠나자마자 제사장 엘리아십이 그를 위하여 성전에 큰 방을 마련하여 주었다. 돌아와 이 소식을 듣게 된 느헤미야는 즉시 하나님의 전의 큰 방에 있는 그의 세간살이는 다 던져버리고 그 방을 청소한 다음 그곳에 하나님의 전의 목적에 합당한 방으로 재정비해버렸다(느13:4~9).
둘째, 느헤미야는 민장들로부터 십일조의 의무를 회복시켰다(느13:10~14). 당시 레위인들은 백성들로부터 곡식과 새포도주와 기름의 십일조를 받아 생활하고 있었는데, 느헤미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벌써 백성들은 십일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레위인들이 밭에 나가서 일하느라고 바빴다. 본연의 직무를 버린 채 먹고 살기 위해 일터에 나간 것이다. 그러자 즉시 민장들을 책망하여 십일조를 하게 하였고, 그것을 곳간에 들여놓고 분배하게 하여 레위인들로 하여금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하도록 했다.
셋째, 느헤미야는 유다의 신앙의 근간인 안식일을 철저히 지키게 하였다(느13:15~22). 느헤미야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유다인들과 두로에 사는 이방인 상인들이 안식일에도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하고 있었다. 느헤미야는 먼저 유다의 귀족들에게 안식일을 준수하지 않는 것에 따른 하나님의 진노를 어찌 받을 것이냐면서 그들을 책망했다. 그리고 두로의 상인들이 더 이상 안식일에 장사하지 못하도록 안식일이 되면 성문을 닫게 하였고, 안식일이 지나면 문을 열게 하였다. 그러나 이방상인들이 안식일에도 성문에서 잠을 자면서 기다리자 그들에게 경계하여 그들이 떠나지 않는다면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겠다고 하여 그들을 떠나보냈다.
마지막으로, 느헤미야는 이방인들과 결혼을 금지하고 고위직분자를 파문하였다(느13:23~31). 당시 유다인들은 예루살렘 서쪽에 사는 아스돗사람들과 예루살렘 동쪽에 사는 모암압과 암몬사람들과 혼인하여 살았는데, 그것에 따른 폐해가 적지 않았다. 우선 그들의 자녀들의 50%가 유다언어를 쓰지 못하고 이방언어만을 사용할 줄 알았다. 그러니 어찌 히브리어로 기록된 성경을 낭독해도 알아듣겠으며, 신앙교육이 가능하였겠는가? 무엇보다도 이방인들이 혼인하여 들어오면서 가져온 우상들도 문제였다. 그러자 느헤미야는 이방인들과 혼인을 금지시켰으며, 대제사장 엘리아십의 손자는 산발랏의 사위가 된 이유를 들어 대제사장직에서 파문하였다. 결국 이방사람들은 떠나갔고 제사장과 레위인들도 정신차리고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렇다. 제대로 된 지도자의 공백은 엄청난 폐해를 가져다 준다. 지도자 한 사람의 중요성을 우리는 새삼 깨닫는다. 그리고 신앙의 근간을 흔드는 일을 자행하는 자를 가만 두어서는 아니 된다. 따끔한 조치를 취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정치와 종교의 지도자들의 잘못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성들도 그것을 본받아 실행하기 때문에 권력을 가진 자들이나 경제적인 부유한 자들이나 종교적으로 지도력의 위치에 있는 자들의 잘못은 결코 그냥 두어서는 아니 된다. 그것을 바로잡을 때에 백성들도 두려워서 잘못을 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잘못하고 있는 지도자들을 바로 잡을 수 없다. 그들이 이미 언론을 장악하고 권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하며, 훌륭한 지도자가 배출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이러한 권력자들을 통한 정화작업이 잘 실행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