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도파민 때문에?…"계시 받았다" 환청·망상 부르는 '이 병' 치료될까?

by 갈렙 posted Apr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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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때문에?…"계시 받았다" 환청·망상 부르는 '이 병' 치료될까

입력2025.04.29. 오전 7:00 

 

[정심교의 내몸읽기] 조현병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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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던 조현병(調鉉병). 조현병은 뇌 신경호르몬의 조절에 이상이 생기거나 뇌 속 특정 신경망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줄이 잘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와 비슷하지만, 줄만 잘 조율해도 소리를 낼 수 있다.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 사회에 만연하지만, 관리만 잘하면 일상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단 의미가 함축됐다.

조현병의 국내 유병률은 0.5~1%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시작되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조금 더 많다. 최근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조현병의 원인은 뭘까. 고유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 신경생물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부모·형제가 조현병을 앓는 경우 ▶태아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 ▶출생 당시 산소가 부족한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약물 남용 등이 조현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고유진 교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특히 도파민의 불균형이 조현병 증상과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조현병 환자는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조현병의 대표 증상은 환청과 망상, 횡설수설, 이상 행동 등이다. 감정이 메마르거나 말수가 적어지며,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려워져 사회생활이 위축되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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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는 흔히 환각을 경험한다.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보이기도 한다. 질병 초기에 환자들은 놀라고 당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환각 현상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환청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환자는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 내용은 환자의 행동을 지시하거나 간섭·비평하는 내용, 사람끼리 주고받는 소리다. 어떤 환자는 이런 환청과 대화하기도 한다. 환자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혀 근거 없는 엉뚱한 믿음을 가진 것을 망상이라고 한다. 망상은 환각과 함께 조현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신과 연관 지어 개인적인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관계 망상', 나를 감시하고 있다거나 누군가가 나를 조종한다고 느끼는 '피해망상', '과대망상', 내가 구세주이거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종교 망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런 망상은 합리적인 설득이나 논쟁으로 쉽게 교정되지 않는다.

조현병 환자는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대화를 나누면서 상황에 적절한 것과 적절치 못한 것을 가려내지 못하고, 타인의 의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엉뚱한 이야기를 불쑥 꺼내거나 쉽게 산만해지고 집중을 잘하지 못한다.

조현병의 진단은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을 통해 이뤄진다. 진단 과정에서 환자의 증상, 생각하는 방식과 감정 상태, 행동 패턴 등을 자세히 평가한다. 환청·망상이 있는지, 사고가 어떤 식으로 펼쳐지는지, 감정 표현이 적절한지 등을 확인한다. 조현병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기질적인 원인이 아닌지 감별하기 위해 MRI(자기공명영상), CT(컴퓨터단층촬영), 피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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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의 기본 치료는 '항정신병 약물' 요법이다. 고유진 교수는 "약을 꾸준히 먹으면 증상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나빠지거나 재발할 우려가 크므로, 의사와 상의 없이 치료를 중단하거나 스스로 약물을 조절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약물 치료 외에도 가족 치료, 재활 프로그램 등이 효과적으로 도움 줄 수 있다.

일부 조현병 치료제는 혈당을 올리고 체중을 늘릴 수 있어,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식단 조절, 운동, 정기적인 혈당 체크가 중요하다. 건강한 식단 유지와 당분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으며,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근력 운동은 혈당 조절뿐만 아니라 조현병 증상의 관리에도 도움 될 수 있다.

조현병에 대한 명확한 예방법은 없지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게 도움 된다. 사회적 관계 유지와 정신건강의학과에 정기적으로 내원해 검진받는 게 조기 증상 발견에 큰 도움 된다. 가족력이 있다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무기력, 감정 변화, 집중력 저하, 사회적 위축 등 이상 신호를 살펴보는 게 좋다.

고 교수는 "조현병에 관한 가장 큰 오해는 모든 환자가 폭력적이라는 인식"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현병 환자 중 일부는 충동적인 행동을 증상으로 표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치료·관리로 조절될 수 있다. 그는 "환자 대부분은 주변의 편견, 사회적 낙인으로 고립감을 느끼며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환자를 비난·방치하기보다, 가족들의 올바른 이해, 정서적 지지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큰 도움 된다"고 조언했다.

 

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187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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