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방송] 옥수수의 습격(옥수수 과연 먹어도 괜찮은가?)

by 갈렙 posted Dec 09, 20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2부작 옥수수의 습격 - 1
방송날짜 : 2010년 10월 10일(일) 밤 11시 10분

제작: SBS플러스 / 연출: 유진규 / 작가: 조미혜

동물성 지방을 먹고 건강해진 사람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지미 무어씨는 하루에 무려 300g의 버터를 먹는다.
하루 필요한 칼로리의 대부분을 버터에서 얻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렇게 먹기 시작한 후 고도비만에서 탈출하여 4년만에 무려 60Kg이나 감량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르텍시에씨는 버터와 달걀 고기 치즈등 대부분 동물성 식품으로만 구성된 식단을 적용한 후 3개월만에 몸무게도 줄고 고혈압도 크게 좋아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동물성 지방은 비만을 가져오고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동물성 지방이 풍부한 식품을 먹고도 건강이 악화되는 일이 없을 분 아니라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일까?

동물성 지방에 씌워진 억울한 누명
프랑스인들은 버터를 좋아한다. 프랑스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는 첫째는 버터, 둘째도 버터, 셋째 역시 버터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버터는 프랑스 음식의 핵심재료다. 그런데 콜레스테롤 신화에 떠밀려 버터를 못 먹게 된 프랑스인들이 늘어나자(의사들이 심혈관계 환자들에게 버터와 치즈를 금하고 식물성 기름을 처방했다) 프랑스 영양학자 피에르 베일은 버터의 구성 성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6년 피에르 웨일은 버터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버터를 만드는 소에게 무엇을 먹였느냐에 따라 버터의 성분이 180도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서 버터에 면죄부가 내려졌고 피에르 베일은 먹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 버터를 생산해냈다. 그가 발견한 기적의 버터를 만드는 방법은 너무나도 단순했다. 옥수수가 주성분인 곡물사료 대신 풀을 먹였을 뿐이었다. 1960년대를 기점으로 프랑스의 소들은 풀과 건초 대신 옥수수사료를 먹게 되었다. 옥수수가 소고기와 우유의 성분을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옥수수의 문제, 오메가-6 지방산
오메가 3와 6지방산은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다. 오메가-6는 지방을 축적하고 오메가-3는 지방을 분해하는 일을 한다. 가장 이상적인 비율은 1:1. 원시의 조상들은 두 지방산을 1:1의 비율로 섭취했다. 그런데 현대인의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 비율은 20:1로 심하게 불균형하다. 채내에 오메가-6 지방산이 너무 많으면 지방세포를 증식시키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오메가-6와 오메가-3 지방산은 동물의 몸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직 식물만이 이를 합성한다. 식물의 잎에는 주로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있고 씨앗에는 주로 오메가-6지방산이 들어있다. 그중에서 옥수수 알곡은 오메가-6의 구성 비율이 예외적으로 높다. 옥수수의 오메가-6와 오메가-3의 구성 비율은 무려 66:1이다.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의 여물통(소고기, 우유, 치즈, 버터)과 모이통(닭고기, 계란)이 옥수수 알곡으로 채워지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들 자신의 섭생이 바뀌었다. 옥수수 지방을 먹게 됨으로 인해 우리들의 몸과 마음이 병들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가축을 통한 옥수수의 섭취가 비만, 심장병,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는 옥수수의 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당신 몸의 1/3이 옥수수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우리의 음식 중 옥수수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들은 얼마나 될까? 취재진은 평범한 가정의 아빠와 딸 두사람의 머리카락을 분석했다. 결과가 놀라웠다. 12살인 딸의 머리카락의 34%가 옥수수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고기와 유제품은 옥수수 사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취재진은 시중에서 달걀과 소고기를 구입하여 지방산 구성비율을 분석했다. 달걀은 60:1, 소고기는 108:1 이었다. 이런 식품을 먹는 우리들의 지방산 비율은 식품의 비율에 따라 불균형해 질 수 밖에 없다. 취재진이 확인 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방산 비율은 평균 20:1 정도로 미국이나 유렵사람들과 비숫한 수준이었다. 특히 과체중인 사람들일 수록 이 비율이 심하게 불균형했다. 고도비만인 피 실험자중에는 무려 이 비율이 100:1인 사람도 있었다. 정상은 4:1이다.

잃어버린 풀의 기억
우리는 육류와 유제품만으로도 건강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고기와 유제품을 주식으로 살고 있다. 그들은 가축의 지방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겨먹는다. 취재진이 인터뷰한 몽골의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몽골의 고기는 서양 사람들의 고기와는 달리 비만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가축들이 풀을 먹기 때문입니다.” 옥수수로 대표되는 곡물사료를 사용하면서 풀은 잊혀졌다. 동물이 풀을 먹고 그 동물을 사람이 먹으면 자연스럽게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들은 풀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채소를 먹으면 건강해 지듯이 풀을 먹은 가축은 건강하고 건강한 가축을 적당히 섭취하는 일은 몸에 해로울 리가 없다.

옥수수를 이기자, 현실적 대안
가축에게 곡물이 아닌 ‘풀’ 먹이기 위해서는 목초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충분한 목초의 확보가 어렵다. 풀을 대신할 국내 축산 농가에서 제작진과 전문가들은 풀 없이 오메가3 지방산의 균형이 잘 맞추어진 소고기와 달걀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 옥수수를 처음 작물화하여 주식으로 삼았던 고대 멕시코인은 옥수수이 오메가-6지방산을 이기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옥수수와 함께 치아라는 식물의 씨앗을 함께 먹었다. 치아는 지구상의 식물중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이 가장 높다. 취재진과 강원대학교 박병성 교수 연구팀은 한국에도 치아에 해당하는 식물이 있음을 확인했다.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으로 포함된 씨앗들을 사료에 첨가함으로써 옥수수의 오메가-6 지방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옥수수 사료의 문제를 극복 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 떨어지는 소고기
6개월간의 실험 끝에 마침내 오메가-6와 오메가-3의 균형이 잘 잡힌 옥수수 배합사료가 탄생했다. 이 사료를 소에게 먹여서 소고기를 확인한 결과 지방산 비율은 4:1, 자연상태에서 풀을 먹인 소고기와 똑같았다. 이 소고기를 먹으면 우리 몸에는 일반 고기와는 다른 반응이 나타날까? 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소고기를 먹은 학생들의 LDL 콜레스테롤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일반 수입소고기를 먹었을 때 학생들의 LDL 콜레스테롤은 올라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