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100만명 시대… 새로운 신앙공동체 나올 때

“기존교회에 대한 반성 필요… 주중교회·신우회 등이 도움”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주장

국민일보/교계뉴스
입력 2015-11-10 21:18 수정 2015-11-11 16:20


‘가나안 성도’ 100만명 시대… 새로운 신앙공동체 나올 때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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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다. 교회 출석 기간도 평균 14년이 넘고 90%가 교회 직분을 맡았다. 3분의 2는 한 교회를 떠나본 적이 없다. 요즘 한국교회의 ‘새로운 그리스도인’으로 분류되는 ‘가나안 성도(교회에 나가지 않지만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100만명에 육박한다는 ‘가나안 성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을 한국교회가 긍정적으로 보고 새로운 신앙공동체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탐구센터가 9일 개최한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IVP) 출간 기념 북토크 행사에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3년 316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2010∼2012년 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 내용을 정리했다. 가나안 성도 100만명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13년 실시한 오프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산한 것이다.

이날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은혜와선물교회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저자 정 교수와 김기석 청파감리교회 목사,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대담자로 나와 100여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2시간이 넘는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참석자들 중엔 신학교 교수를 비롯해 청년 대학생 등도 많아 이미 ‘현상’이 된 가나안 성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정 교수는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이들이 교회를 떠났다는 건 한국교회에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주장했다.  

설문조사에서 가나안 성도들은 ‘자유로운 신앙생활(30.3%)’ ‘목회자에 대한 불만(24.3%)’ 등의 이유로 교회를 떠났지만 대다수(82.1%)가 ‘구원의 확신이 있었다’고 답했으며 3명 중 2명은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67.1%)’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 중 91.8%는 어떠한 신앙모임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기석 목사는 “새 신자 한 명이 ‘우리는 난민’이라고 하더라. 의식 있는 성도를 밀어내는 한국교회 현실이 마음이 아팠다”고 운을 뗐다. 김선일 교수는 “‘가나안 성도 현상’은 기존 교회의 반성과 갱신에 도움을 주는 한편 새로운 선교 공동체가 출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중교회나 신우회 등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신앙공동체가 가나안 성도의 신앙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토크에서는 “가나안 성도가 되고 싶다”는 탄식 섞인 질문이 많았다. 대담자들은 “일상의 거룩함을 추구하는 주체적 신앙인이 되라”고 권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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