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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의 구조와 신학(퍼옴)
송제근교수
창세기의 구조와 신학 
(그 말씀 2003년 1월호를 위하여)

宋 濟 根



1. 구조와 신학의 상관관계 

어떤 책이든 궁극적으로 전달하려고 하는 멧세지를 담고 있기 마련이고, 이 멧세지를 효과있게 전달하기 위하여 그 책의 구성의 판을 짜는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성경학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전자를 한 책의 신학 혹은 신학적 멧세지라 하고 후자를 그 책의 구조라고 한다. 

그런데 그 구조와 신학의 상관관계가 간단하게 도식화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신학이 명확하고 같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구조와 방식은 너무나 다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족과 언어와 역사에 따라서 같은 내용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신학과 구조의 상관관계의 문제는 신학과 인간학의 상관관계의 문제의 반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성경학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유동성있는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그것은 고대 근동에서 주어지고 기록된 하나의 정경(canon)을 연구할 때에 그 당시 그 문화의 인간학에 대한 근본적인 인정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고대 히브리적 인간학에 대한 이해가 이미 알려진 신학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게 되었기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인간학의 새로운 이해로 신학은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되었다.

이 점에서 오경은 특히 그러하다. 
그런데 오경은 '다섯 권의 한 책‘이라는 독특한 성격 때문에 신학과 구조의 상관관계는 한층 더 복잡하게 되었다. 
우선 ’하나인 다섯 권의 책‘의 신학적 통일성과 다양성이 근본적인 연구주제가 된다.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하나의 책으로서의 오경의 신학은 궁극적 목적으로서의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의 나라와 그 합법적 역사적 방법으로서의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berith)이다 (주1).

이 목적인 하나님의 나라와 방법인 언약은 다섯 권의 책에서 다양하게 분산되어서 존재한다 :

창세기 -- 하나님 나라의 씨와 땅의 준비완료 -- 족장언약
출-레-민 -- 하나님 나라의 씨의 완성 -- 시내산언약
신명기 -- 하나님 나라의 땅의 완성 -- 모압(세겜)언약

이제 이런 내용이 표현되는 구조는 각 책에서 아주 다양하게 나타난다. 
창세기에서는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필연적인 시작이 이루어지는가를 나타낸다. 
출애굽기와 레위기 그리고 민수기는 이어진 다섯 권 속의 하나의 묶여진 책을 형성하여서 출발점인 애굽과 종착점인 모아평원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물론 그 속에 각 권이 또 하나의 독특한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신명기는 이제 들어갈 그 땅에서의 삶을 위하여 이스라엘이 맺고 행해야 할 모압(세겜)언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독특한 모습으로 그러낸다.

이런 것을 구체적으로 작품분석에 사용할 때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한 책이 다중적인 구조와 멧세지를 가지는 경우이다. 
위대한 작품의 탁월성은 일차원적인 접근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차원적인 데서 더 많이 드러난다. 
일차원적인 관찰과 읽음 속에서도 탄성이 질러질 수도 있지만 더 깊이 들어갈수록 더 깊은 진리를 기대할 수 있다. 
양파와 같이 다양한 층의 묘미를 알 수 있는 것을 오경과 같이 복합적인 책에서는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창세기에 대하여 세가지 차원에서 구조분석과 신학적 멧세지를 찾으려고 한다. 
우선 일반적이고 일차원적인 구조분석과 그 신학적 멧세지를 찾을 것이다. 
이어서 더 깊은 세부적, 이차적인 차원에서의 구조분석과 신학적 멧세지를 찾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간 심층구조의 분석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오경의 나머지 책과 관련된 신학적 멧세지를 찾으려고 한다. 


2. 창세기의 일반적 구조분석과 신학

2.1. toledoth 구조

창세기 자체가 드러내는 구조로는 창세기에서 10회 쓰인 ‘계보’, ‘역사’, ‘후손’ 등으로 번역될 수 있는 toledoth구조이다. 
20세기부터 학자들은 이 단어가 10회 쓰였다는 사실은 10계명, 10가지 재앙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의도적이라고 해석했고 창세기 마지막까지 걸쳐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것을 따른 구조는 다음과 같다 : 

1:1-2:4a (첫번 toledoth) - 우주의 위대한 시작을 통한 도입
2:4b-4:26
5:1-6:8 (두번째 toledoth) - 아담의 계열
6:9-9:29 (세번째 toledoth) - 노아의 계열
10:1-11:9 (네번째 toledoth) - 노아의 아들의 계열
11:10-26 (다섯번째 toledoth) - 셈의 계열
11:27-25:11 (여섯번째 toledoth) - 데라의 계열
25:12-18 (일곱번째 toledoth) - 이스마엘의 계열
25:19-35:29 (여덟번째 toledoth) - 이삭의 계열
36:1-37:1 (아홉번째 toledoth) - 에서의 계열
37:2-50:26 (열번째 toledoth) - 야곱의 계열

여기서 특이한 것들이 있다.

(1) 먼저 첫 번의 toledoth는 첫단락의 후반부에 붙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창세기의 첫단락인 1:1-2:4a를 완료하고서 덧붙이는 것과 같다. 
이것은 아마 처음부터 toledoth를 붙이기 보다 우주의 장대한 시작을 알리는 위대한 선포로 시작하는 것을 원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주 2). 
그리고 그것을 마감하는 장소인 2:4a에 toledoth를 붙였을 것이다. 그러나 2:4a와 2:4b는 일종의 야누스적인 역할을 한다 : 

2:4a "이것이 천과 지가 창조된 역사(toledoth)이니라"
2:4b "여호와 하나님이 지와 천을 창조하실 때에,.....“

같은 사실을 반복적으로 표현하는데, 2:4a는 이미 언급한 내용(1:1-2:3)을 요약하지만 2:4b는 앞으로 언급할 내용(2:4-4:26)을 도입한다. 
그러면서 명확한 변화를 소개한다. 
1:1-2:3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이 일반적인 신명인 elohim을 쓰지만 2:5-4:26까지는 특이한 표현인 Yahweh elohim을 쓴다. 
그래서 그 창조의 하나님은 바로 다름아닌 출애굽하면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은 언약의 Yahweh이심을 고백하는 고백명사문(nominal clause of confession)을 쓴다. 

(2) 여기서 주로 누구의 계보(역사)라고 할 때에 본인 자신이 주인공이 될 것을 예상할 수 있으나 정반대로 본인의 후손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

데라의 계보 (11:27-) --- 아브라함의 역사
이삭의 계보 (25:19-) --- 야곱의 역사
야곱의 계보 (37:2-) --- 요셉의 역사

그러므로 우리가 창세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브라함의 계보가 독립적으로 되어있지 아니한 사실에 대해서 이상하게 여길 필요가 없는 고대적인 관습인 것이다.

(3) 세가지 타입의 toledoth로 분류할 수 있다 :

짧은 연대기록 (직선적, 부분적) -- 2,5, 7, 9
긴 서술적 기록 -- 1,3,6,8,10
이 둘의 혼합 -- 4

2.2. toledoth 신학 

이렇게 표현함으로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격렬한 투쟁을 통해 이룩한 출애굽을 거쳐서 이제 광야에 선 존재인 이스라엘의 근본이 어디에서 나왔는가를 보이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명확한 삼중 구조가 형성되었다 : 

(1) 명확한 10계보의 과거사, 
(2) 대적을 향한 10재앙,
(3) 자신만을 향한 10 계명

이 삼중구조는 광야위에 서 있는 떠돌이같은 이스라엘에게 명확한 기초와 방향과 목적의식을 제공하였을 것이다. 
그들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알고 언약을 맺은 Yahweh가 바로 창조주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게 된 것이다. 
그 언약의 하나님은 독특하게 이스라엘만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셔서 역사를 진행시키심을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십진법이 수학의 근본이었던 애굽에서 살았던 400년간의 삶을 통하여 자신들이 숫자 10이 세 번 반복되는 안정된 우주질서와 역사 속에서 형성된 유일한 언약의 민족임을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었다.


3. 창세기의 세부적인 구조와 신학 

3.1. 창세기의 세부적 구조

현대학자들은 여기서 더 세부적인 면들을 재발견하고 있다 (U. Cassuto, M. Fishbane, J.M.Sasson, G. Rendsburg, B.K. Waltke). 
앞의 것은 일종의 일반적 일차적 독법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이것은 세부적 이차적 독법, 즉 세밀독법(deep reading)의 결과 알려질 수 있는 것일 것이다. 
그 중에서 G. Rendsburg와 B.K. Waltke는 고대 이스라엘인의 명백한 특이한 두가지 구조표현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 교대적구조 (alternating) / 동심원적구조 (concentric) (주 3) : 

내용 장 절 구조

원시역사 1:1-11:26 교대적 구조
아브라함cycle 11:27-22:24 동심원적 구조 
연결고리 23:1-25:28 35:23-36:43a와 평행
야곱cycle 25:19-35:22 동심원적 구조
연결고리 35:23-36:43a 23:1-25:28과 평행
요셉cycle 37:2-50:26 동심원적 구조

B.K. Waltke는 다시 D.A. Dorsey (주 4)의 연구를 기초로 더 세부적으로 분류를 한다 : 

(1) 1:1-11:32 : 원시역사 - 교대구조

[A] 1:1-2:3 : 창조역사 / 첫 시작 / 신의 축복 
[B] 2:4-3:24 : 아담의 범죄 / 벌거벋음-봄 / 덮음
[C] 4:1-16 : 의로운 자손 아벨의 후손이 없음
[D] 4:17-26 : 악한 자손 가안이 후손
[E] 5:1-32 : 택함받은 셋의 후손 : 아담에서 노아까지
[F] 6:1-4 : 타락
[G] 6:5-8 : 노아에 대한 짧은 도입

[A‘] 6:9-9:19 : 홍수역사 / 새 시작 / 신의 축복 
[B] 9:20-29 : 노아의 범죄 / 벌거벋음-봄 / 덮음
[C] 10:1-5 : 의로운 자손 야벳의 후손
[D] 10:6-20 : 악한 자손 함의 후손
[E] 10:21-32 : 택함받은 셈의 후손 : 노아에서 데라까지 10후예 
[F] 11:1-9 : 타락
[G] 11:27-32 : 아브라함에 대한 짧은 도입

(2) 11:27-22:24 : 아브라함 cycle - 동심원적적 구조(주 5) 

[A] 11:27-32 : 데라의 후예
[B] 12:1-9 : 아들에 대한 약속과 아브라함의 여정의 시작
[C] 12:101-20 : 사라를 누이라 속임 / 이방의 환경에서의 하나님의 보호
[D] 13:1-8 : 소돔에 거하는 롯
[E] 14:1-24 : 소돔과 롯에 관계하는 아브라함
[F] 15:1-16:16 : 아브라함을 향한 언약 (하나님 편에서의 언약적 서약식)
[F'] 17:1-18:15 : 아브라함을 향한 언약 (이스라엘 편에서의 언약적 서약식)
[E'] 18:16-33 : 소돔과 롯과 관계하는 아브라함
[D'] 19:1-38 : 소돔에서 탈출하는 롯
[C'] 20:1-38 : 사라를 누이라 속임 / 이방의 환경에서의 하나님의 보호
[B'] 21:1-22:29 : 아들의 탄생과 아브라함의 여정의 절정
[A'] 22:20-24 : 나홀의 후예

(3) 25:19-35:22 : 야곱 cycle - 동심원적 구조

[A] 25:19-34 : 하나님의 뜻을 구함 / 탄생에서 투쟁 / 야곱의 탄생
[B] 26:1-25 : 막간 -- 외국궁궐에서의 리브가 / 이방과 조약
[C] 27:1-28:9 : 에서를 두려워하는 야곱 - 도망
[D] 28:10-22 : 사자들
[E] 29:1-30 : 하란에 도착
[F] 29:31-30:24 : 야곱의 아내들 출산
[F'] 30:25-43 : 야곱의 양떼들 출산
[E'] 31:1-55 : 하란으로부터의 탈출
[D'] 32:1-32 : 사자들
[C'] 33:1-20 : 야곱의 귀환 - 에서를 두려워하는 야곱
[B'] 34:1-31 : 막간 -- 딸 디나의 외국의 상황에 처함 / 이방과 조약
[A'] 35:1-22 : 하나님의 뜻의 성취 / 탄생에서 애씀 / 야곱이 이스라엘이 됨

(4) 37:2-50:26 : 요셉cycle - 동심원적 구조 

[A] 37:2-11 : 도입 - 요셉의 역사의 시작
[B] 37:12-36 : 야곱이 요셉의 죽음을 애도함
[C] 38:1-30 : 막간 -- 유다의 지도자됨
[D] 39:1-23 : 요셉의 애굽의 노예됨
[E] 40:1-41:57 : 바로의 총애로 총리가 된 요셉이 애굽을 구함
[F] 42:1-43:34 : 형제들의 애굽행
[G] 44:1-34 : 요셉의 시험의 통과
[G'] 45:1-28 : 요셉이 자신을 형들에게 드러냄
[F'] 46:1-27 : 애굽으로의 이민
[E'] 46:28-47:12 : 바로의 총애로 요셉이 자신의 가족을 구함
[D'] 47:13-31 : 애굽인을 노예로 만듬
[C'] 48:1-49:28 : 막간 -- 유다가 지도자로 축복받음
[B'] 49:29-50:14 : 야곱의 죽음을 요셉이 애도함
[A'] 50:15-26 : 결론 : 요셉의 역사의 마지막

3.2. 창세기의 세부적 구조의 신학 

여기서 구조적으로 명확하게 차이나는 두 그룹이 형성되는 것이다. 
하나는 교대적으로 (alternating, parallel) 나열된 원시역사였고 다른 하나는 동심원적으로 (concentric) 소개된 세cycle이다. 
이것으로 두 역사의 구획은 명백하게 구조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1) 교대적 구조 (parallel, alternating structure)
우선 교대적으로 나열된 원시 역사(1:1-11:32)를 통해서 그 속에 있는 하나님 나라의 역사가 소극적, 부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것은 원시역사의 비참한 상황을 아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역사는 손에 꼽을 정도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나중에 다룰 창세기의 심층분석에서도 잘 나타나는 것으로 하나님 나라의 경륜의 근본적 차이가 이런 역사와 기록을 형성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동심원적으로 나열된 족장들의 cycle을 통해서는 하나님의 적극적인 역사개입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가 적극적으로 개진되는 것을 암시한다. 
동심원적인 구조 자체가 가지는 역동성은 이런 신학적 내용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동심원적 구조 (concentric structure)
일반적으로 동심원적 구조는 그 중심에 핵심적 멧세지가 나온다고 기대할 수 있다. 
이 점은 각 족장들의 cycle속에서 다른 양식으로 나타나 있다. 

우선 아브라함cycle속에서는 우리가 이 글의 후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창세기의 가장 중요한 내용인 족장언약의 핵심이 근본적으로 이 cycle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일반적으로 창 15장과 창 17장은 그 시간적 간격(14년) 때문에 연관된 하나의 사건임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그러나 이런 동심원적 구조를 통하여 아브라함 cycle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묘사된 것이다. 
여기서 언약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를 우리는 떠나야 한다는 것을 필자는 여러차례에 말하였다. 
여기서의 언약(berith)는 단순한 약속(simple promise)도 아니고, 다윗에게 주신 것과 같은 은혜로운 선물(grant)도 아니고, 명령(command)도 아닌 인격당사자 사이에 공적 관계를 법적으로 맺는 것이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이제는 하나님과 그의 백성으로서의 공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제 그 시작으로서 족장을 대표하여 아브라함과 하나님이 본격적인 언약에 대한 예비적 언약을 맺는 장면이 여기에 기록된 것이다. 
15장과 17장은 하나의 사건의 양 측면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 즉 족장언약을 위하여 15장은 하나님 편에서의 피를 통하여 생명 걸고 그 언약에 동참하는 서약행위를 나타내고, 반면에 17장은 인간, 아브라함, 즉 이스라엘 편에서 피를 통하여 생명 걸고 그 언약에 동참하는 서약행위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야곱cycle의 동심원적 핵심은 야곱의 아내들의 풍성과 그 양떼들의 풍성으로 잘 표현되었다 ([F] 29:31-30:24 // [F'] 30:25-43). 
이것은 창세기 전체를 통하여 그 씨의 풍성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가 편만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기초가 마련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셉cycle에서 형들이 요셉의 시험을 통과하는 것과 요셉이 자신이 가진 권세를 형들에게 알리는 장면이 소개되었다 ([G] 44:1-34 // [G'] 45:1-28). 
이것은 요셉cycle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서 모든 긴장이 모아지며 모든 긴장이 해소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이제 야곱의 후손이 애굽에 내려오는 근본적인 구조가 형성되며 그 씨가 그 땅을 떠나서 하나님의 허락하시는 기간까지 애굽에 있을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4. 창세기의 심층 차원의 구조 분석과 신학 

이 심층적 차원의 구조와 신학적 멧세지는 창세기 그 자체와 함께 그 다음의 책들인 출애굽기에서 신명기까지의 구조와 신학적 멧세지와 일관되게 관련된 것이다. 
창세기의 출발에서 신명기의 종합에 이르기까지의 구조와 멧세지는 서로 상관되고 있다. 
창세기는 그 구조에 있어서 명확한 출발을 보이고 이것은 신명기의 구조에 있어서의 총체적 종합과 서로 상합한다 (주 6). 
신명기는 그 외곽의 동심원적 구조(concentric, [A] 1-3:29 / [B] 4:1-4:43 // [X] 4:44-29:1 // [B'] 29:2-31장 / [A'] 32-34장)와 그 중심의 평행적 구조(parallel [X1] 4:44-11:25 / [X2] 11:26-11:32 // [X1'] 12:1-26:15 / [X2'] 26:16-28:68)를 통하여 특이한 종합적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모든 것이 모아지는 풍성한 저수지와 같은 모습을 신명기는 형성하는 것이다.
신학에 있어서 창세기는 하나님 나라의 근본이 시작되는 두가지 양상을 보인다. 하나는 제 1경륜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1-11장), 하나는 제 2경륜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12-50장). 

4.1. 창세기의 심층 차원의 구조분석 

우선 창세기 1-11장까지의 원시역사와 12-50장까지의 족장역사로 근본적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각 부분은 두 개와 네 개의 거대한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근본적인 시작으로서의 1:1-2:4a는 모든 것의 서론과 같은 것이다 : 

1:1-2:4a 근본적 서론

원시역사 
2:4b-6:8 : 첫 번 역사의 실패
6:9-11:32 : 두 번째 역사의 실패

족장역사
12-23장 : 아브라함의 역사의 성취
24-27장 : 이삭의 역사의 성취
28-36장 : 야곱의 역사의 성취
37-50장 : 요셉의 역사의 성취

여기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전반부 역사가 거의 대부분 실패로 이어졌다면 후반부 역사는 거의 성취와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곧 보겠지만, 설명할 수 있는 역사 내적인 요소는 없고 다만 역사 외적인 요소인 하나님의 역사를 진행시키시는 경륜과 상관되는 것이다. 
하나의 경륜에서는 우주의 역사가 실패와 패배로 이어지고 있고, 또 하나의 새로운 경륜에서는 정반대로 성공과 성취로 이어지고 있다.

또 여기서 세밀한 분석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즉 족장을 통한 씨의 행렬의 연속은 중요한 것인데, 세밀한 구조분석에서는 이삭의 역사는 단지 연결고리(linking material)로서만 역할을 하는 것이다 (23:1-25:28). 
이삭의 수동성이 중요한 모습이라고 할지라도 그의 족보상에서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4.2. 창세기의 심층 차원의 신학

(1) 경륜이라는 인간인식의 외적요소의 필요성
역사가 진행되는 것은 물론 인간의 책임이 중요한 요소인 것을 성경은 철저히 언급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 역사 내재적 혹은 역사초월적 요소가 운행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경륜이다. 
경륜은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의 세계 속에서 당신의 나라를 진행시키시는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경륜은 우주의 역사를 인간은 모두 이해하거나 장악할 수 없고 각 자 한 시대를 살아갈 뿐인데, 결국 우주 전체는 무의미한 인간들의 역사의 연속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실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확실한 장악 속에 진행되는 것을 창세기는 근본적인 선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륜이라고 하는 역사 초월적 요소는 추상적 개념으로는 적극적으로 본문에서 표현되지는 않았고 다만 창세기의 행간에서 읽혀질 뿐이다. 
이 개념은 창세기를 넘어서 오경 전체라는 정경(canon)속에서 읽혀질 수 있는 것이요, 더 나가서 구약과 신약 전체라는 정경(canon) 속에서 읽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창세기의 저자조차 그 경륜의 완전한 역사적 펼쳐짐(unfolding)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기 시대의 것만 알았는지도 모른다. 
이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게 보이는 이유는 신학과 주석이 역사를 모두 인간의 행동과 책임으로만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이고 실제로 하나님을 역사 밖으로 밀어내려는 전통이 그동안 너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2) 두가지의 경륜
여기서 나타나는 경륜은 두가지 이다.
하나는 원시역사에서 나타나는 경륜인데, 이 때 하나님은 당신의 나라를 소극적으로, 수동적으로, 심지어 부정적으로 진행시키시는 것이다. 
소극적인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근본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셨고 인간에게 주의를 환기시켰을 뿐이기 때문이다 (예 : 2:15-17). 
수동적인 것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 그것을 수습하셨을 뿐이다 (예 : 3:9-21). 
부정적인 것은 인간들이 발생시키는 심각한 문제들을 참으시다가 최종적으로 심판하시는데서 알 수 있다 (예 : 6-8장의 홍수사건). 

또 하나는 족장역사에서 나타나는 경륜인데, 이 때 하나님은 당신의 나라를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긍정적으로 진행시키시는 것이다. 
적극적인 것은 어떤 문제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해결할 계시를 주셨기 때문이다 (예 : 12장). 
능동적인 것은 역사의 주체로 하나님의 개입을 우리는 보기 때문이다 (예 :15장). 
긍정적인 것은 족장들의 실수를 심판이 아닌 교육과 인내로 다스려 나가시기 때문이다 (예 : 34장).

이렇게 원시시대의 제 1경륜과 족장시대에서 시작되는 제 2경륜의 구체적인 차이가 창세기 속에 이미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주 7). 

(3) 제 2경륜에서의 하나님의 나라라는 현실적 관점 

이제 창세기의 기술(록)의 관점은 과거, 창조시 / 가나안이 아니라 현재, 출애굽 이후 / 광야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이제 이들 여호와와 첫 번으로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의 시작이 애굽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아브라함에서 이루어진 것을 아는 것이다. 
단순히 그의 후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에게서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경륜이 지금, 출애굽이후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스라엘은 단순한 혈통을 이어받은 민족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위대한 경륜을 따라서 이루어지는 백성이며 그 거대한 계획 속에서 한 걸음씩 완전을 향해서 나가는 존재인 것이다. 
그들이 이루어야 할 것은 씨, 땅, 뜻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나라인 것이다. 
이 세가지 박자가 완전하게 구비되어야 하나님의 나라는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하나 하나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창세기에서 우리는 본다. 

예를 들어서 세밀한 분석에서도 표현되지 않는 것이 창 22장과 23장의 상관관계이다. 
22장은 일반적인 의미의 아브라함의 시험이 아니라 그 씨를 향한 시험이었다. 
그렇다면 23장은 단순히 부속적인 장이 아니라 그 땅을 향한 시험으로서 22장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22장에서 씨를 죽임을 통해서 씨를 다시 얻는 하나님 나라의 대담성과 적극성이 포함되었다면, 23장에서 약속의 땅을 자신의 돈으로 주고 사야 하는 역설을 통해서 동일한 대담성과 적극성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그 경륜에 의한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족장에게서 시작되었고 그 중간을 이제 광야에 선 이스라엘이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때가 되면 씨와 땅과 뜻이 일치되는 완전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 우주 위에 성취되는 것을 경험할 기대를 가지고 이스라엘은 역사를 이어나갈 것이다. 

(4) 경륜과 하나님의 나라와 언약의 도입

이러한 제 2경륜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하나님께서 역사를 적극적으로 운용하시는 방식을 도입하셨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는 언약이다. 
언약은 하나님의 적극적인 역사개입의 의사표현이다. 
능동적인 방법을 취하시는 열심을 내시는 하나님을 우리는 언약에서 본다. 
이것은 원시시대, 제 1경륜에서는 없던 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 광야에 선 이스라엘이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맺는 언약이 최초의 언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광야에 선 이스라엘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자신들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맺은 최초의 언약에 그들은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은 완전한 형태가 아닌 예비적인 것이고 장차 완전한 형태의 언약이 나타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제 아브라함이 기대하던 그 완전한 언약을 이스라엘이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맺은 것이다. 

(5) 하나님과 아브라함이 맺은 언약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은 아브라함cycle에서 가장 중심에 잘 표현되었다 ([F] 15장 하나님의 서약식 / [F'] 17장 아브라함의 서약식). 
15장에서는 하나님편에서 언약에 생명을 걸고 동참하는 것을 표현하였다. 
쪼개어진 고기 사이로 타는 횃불이 지나갔는데 그것은 횃불로 상징되는 하나님이 생명이 쪼개어진 사이로 지나간 것은 하나님이 씨와 땅에 대하여 아브라함의 후손과 맺을 언약에 동참함을 미리 서약하는 행동인 것이다. 
그리고 17장에서의 아브라함 편에서의 할례는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이 생명을 걸고 언약에 동참하는 예식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족장언약에서 이 두 장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6) 족장언약의 본질

그러면 족장언약의 본질은 무엇인가 ? 
그것은 족장들, 특히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현재의 뜻을 순종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씨와 땅의 준비를 완료하였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족장들의 모든 여정을 통해서 이것이 나타났지만 가장 현저하게 이것은 아브라함의 역사를 통해서 나타났다. 
22장을 통해서 하나님은 약속으로 주신 씨를 죽일 것을 명하였고 아브라함은 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였다. 
이럼으로 하나님 나라의 씨가 이어간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셨다. 
또 22장을 통해서 죽은 사라를 묻을 땅을 아브라함은 자신의 돈으로 주고 사야 하는 하나님의 뜻에 적극적으로 순종했다. 
이럼으로 역설적으로 그 땅을 장차 가나안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악으로 그 땅을 소유할 수 없었을 때 이 작은 땅의 임자인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 전체의 임자가 되는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의 나라의 씨가 완전수인 70명으로 준비되어 애굽 땅에 비밀히 숨기워졌다 (46:27). 
이렇게 해서 하나님 나라의 땅이 비밀리에 예비되어졌고 가나안 사람들의 죄악이 관영하기를 기다리게 된 것이다 (15:16). 
이제 광야에 선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자신들의 출발한 숫자가 70명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고 그 본래가 어디서 온 것인가를 알았을 것이다. 
이제 그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법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는 그 땅으로 이제 떳떳하게 가야할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7) 네 족장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역사의 역동성 

이제 제 2경륜의 시작을 장식한 네 족장은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네가지 역동성을 대표하고 있는 것을 광야에 선 이스라엘은 알게 되었을 것이다.

먼저 아브라함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시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알았을 것이다. 
그 나라는 씨와 땅과 뜻으로 이루어지므로 어떻게 그 특이하고 열심있는 하나님의 뜻을 현재적으로 순종해야 하나님 나라가 완성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아브라함과 사라가 육체적으로 죽었을 때에 비로소 아들의 탄생이 예고되고 그렇게 해서 낳은 아들을 죽여야 하나님 나라의 씨가 이어간다는 섬뜩한 진리를 배웠을 것이다.

이어서 이삭을 통해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가 수동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가를 보인다. 
수동성은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지나칠 때에 어떤 부정적인 역사가 나타날 수 있는가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수동성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하나님의 역사주관으로 이루어지는 지를 보인다. 
이삭의 역사는 확실히 교훈적이다. 
그러나 그 교훈성은 아브라함의 경우와도 동일하다.

그리고 야곱을 통해서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능동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가를 보인다.
능동성은 정말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적인 야심을 병행한 것이 되었을 때에 어떠한 고난을 거쳐야 할 것인가를 명백하게 보인다. 
광야에 선 이스라엘의 변덕과 야심은 이것으로 충분히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요셉을 통해서는 하나님 나라의 고난을 통해서 완전에 이르는 것을 보인다. 
요셉의 형제들, 즉 공동체 내부로부터 오는 고난을 말없이 받아야 했다. 
그리고 공동체 외부, 보디발의 아내로부터 오는 고난도 말없이 받아야 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의로으므로 이 감옥에서 나가야 한다는 자기 의에 대한 주장도 자기 속으로 삼키어야 하는 자기 의로부터 오는 고난을 통과하여야 했다. 
그래서 작은 진리 즉 형님들이 자신을 팔았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진리는 큰 진리 즉 애굽에 야곱의 가족을 피난시키는 일을 위해서 희생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품을 수 있어야 70명이라는 완전수의 하나님의 씨를 다음 세대를 위해서 비밀히 준비시킬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

주1). 송제근, 오경과 구약의 언약신학 (I), 근간.
주 2). B.K. Waltke with C.J. Fredricks (Genesis, A Commentary, Zondervan, 2001, 19)은 이것은 ad hoc creation(임시변통의 창작물)이라고 표현한다.
주 3). G.A Rensburg, The Redaction of Genesis,(Eisenbrauns, 1986), B.K. Waltke, op.cit., 19ff.
주 4). D.A. Dorsey, The Literary Structure of the Old Testament: A Commentary on Genesis-Malachi, Baker, 1999, 55,60.
주 5). 이 구조에 있어서 15장과 17장에서의 하나님편에서의 언약적 서약식과 이스라엘 편에서의 언약적 서약식은 필자의 신학적 견해이다.
주 6). 신명기의 구조와 신학에 대해서는 필자의 오경과 구약의 언약신학 (근간)을 참조하라.
주 7). 경륜과 하나님 나라와 언약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필자의 오경과 구약의 언약신학을 참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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