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쉔도르프와 시내산 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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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그리스도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며, 영감을 준다.
어렸을 때 교회 나가시는 분을 보면 항상 성경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그러한 모습은 아직 교회에 나가지 않았던 나에게는 매우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보였다. 회교의 창시자 마호메트도 기독교인들과 유대인들을 책의 백성이라고 칭했다.
 
이 귀한 성경을 후대에 정확히 전하려는 노력은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지속되었으며, 아울러 성경의 필사본 중 원본에 가까운 오래된 것을 찾아낸다는 것은 어떠한 보물을 발견해 내는 것 이상으로 감동적이며 그리스도인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없다고 하겠다. 그 중, 신약성서 전체와 구약성서의 대부분이 포함된 주후 4세기경에 기록된 시나이 사본의 발견도 어느 탐험소설 이상으로 드라마틱하다. 이제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눠보자.
   
책 모양을 갖춘 성경
    
성서는 처음에는 두루마리 형태로 보관하였으나, 길고 긴 두루마리를 펼쳐서 읽고자 하는 정확한 곳을 찾아내기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4 복음서를 계속 비교하면서 읽으려면, 두루마리를 말았다가 다시 펴고 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주후 2세기부터 요사이 책과 같은 형태의 성경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형태의 성경을 코덱스(Codex, 라틴어로서 책이란 뜻)라 하는데, 기독교인들은 주로 코덱스를 사용하게 되었고, 유대인들은 두루마리 형태의 성경을 오랜 세월 동안 고집하게된다.
  
 
이렇게 책 형태로 된 성서, 즉 코덱스 중에서 신약성경을 완전한 다 포함하고 있는 것 중 가장 오래 된 것이 바로 성聖 캐더린 수도원에서 발견된 시나이 사본이다. 보통 코덱스 형태의 성경은 그 중요도를 고려하여 사본의 종류를 로마 대문자 A, B, C, ..., Z 등으로 나타내는데, 예를 들어 코덱스 A라는 사본은 알렉산드리아 사본이라고 하는데, 주후 400~450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코덱스 B는 바티칸 사본이라고도 하는데, 주후 350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주후 300~350년에 기록된 시나이 사본은 이러한 이름체계가 사용된 이후에 발견된 더 중요한 사본이기 때문에 히브리어 첫 글자인 א(알렙이라 발음하며, 로마자 A에 해당)을 써서 나타낸다.
  
이제 이 시나이 사본 א알렙에 대해서 알아보자.
독일의 라이프찌히 대학교의 강사이고 기독교 문헌학자인 콘스탄틴 본 티쉔도르프는 성서사본을 찾기 위해 중동지역을 광범위하게 여행한 것은 그의 나이가 아직 30이 안된 1844년이었다. 가장 오래된 그리스 동방정교회로서 시내산 아래에 위치한 성 캐더린 수도원을 막 떠나려고 하던 날, 그는 대강당 중앙에서 낡은 양피지 한 바구니를 발견하게된다. 도서관 사사는 수도승들이 이 종이들을 화롯불의 불쏘시게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자세히 살펴본 티쉔도르프는 이 고문서는 아주 오래된 글씨체로 쓰여진 헬라어구약성서(칠십인역 성서. 히브리어로 쓰여진 구약성서를 70인이 헬라어로 번역했다는 전승에 따라 붙어진 이름)의 사본임을 발견하였다. 그는 그 바구니에서 필사본 중 129쪽을 꺼내었다. 티쉔도르프는 그 모든 것을 얻으려고 하였지만 오직 43개의 쪽만 가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거기에는 역대상, 예레미아서, 느헤미아서, 에스더서가 있었는데, 도서관 사사는 비슷한 종이 두 바구니를 이미 태워버렸다고 말했다! 같은 코덱스에서 이사야서 전부를 발견한 티쉔도르프는 이것들은 불쏘시게로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귀한 것이라고 수도승에게 경고를 해 주었다. 유럽으로 돌아온 그는 그 사본을 라이프찌히 대학교 도서관에 기증했는데, 지금도 그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시나이 사본 א알렙
  
1853년, 즉 처음 사본을 발견한지 9년 후 티쉔도르프는 다시 한번 성 케더린 사원을 방문하게 된다. 처음 사본을 발견했을 때 티쉔도르프가 매우 감격해 하는 것을 본 수도승들은 이번에는 그의 방문을 경계하였기 때문에 그는 아무런 소득이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 후 다시 6년이 지난 1859년, 티쉔도르프는 이번에는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더 2세의 후원을 등에 업고 시내산을 세번째로 방문하게 되는데, 알렉산더 2세는 그리스교회의 공식적인 보호자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공석으로 남아있는 시내산 수도원들의 최고 괸리자인 대수도원장을 임명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수도원을 떠나기로 한 날 하루 전에 티센도르프는 그가 최근에 발행한 라이프지니히 발행 헬라어구약성서(70인역)를 수도원 청지기에 선물해 주었다. 그러자 그 청지기는 그도 역시 같은 사본의 성서가 있다면서 그의 독방 안 벽장에서 붉은 천에 싸여 있는 사본 하나를 가지고 나왔다. 흥분을 감추고 티센도르프는 이것을 그날 밤 읽어볼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허락을 받고 자기 방에 돌아온 티센도르프는 오래된 성서 사본을 발견한 기쁨에 넘쳐 밤 세워 가며 그 사본을 연구하였는데, 그는 후에 일기장에서 "잠 자는 것은 정말 신성모독죄로 보였다"고 고백했다.
  
주후 4 세기경에 기록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 성경의 보관상태는 아주 양호했으며, 구약성서의 대부분과 신약성서 전체, 그리고 그때까지 오직 책 이름만으로 알려진 헤르마스목자서, 바나바의 편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티센도르프는 이 시나이 사본의 발견에 대해 "나는 내 손에 현존하는 것 중 가장 귀중한 성경보물, 지난 20년 동안 이 분야에 대해 연구한 모든 사본들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중요한 들고 있음을 알았다"고 증언하였다. 이 코덱스 א알렙은 코덱스 A와 코덱스 B와 더불어 가장 권위있는 사본으로 여겨진다.
   
후에 이 귀중한 사본은 러시아의 황제 알렉산더 2세에게 넘어 갔는데,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 후 성경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또 돈이 궁해진 소련 공산정부는 이 사본을 대영박물관에 10만 파운드(약 50만불에 해당)에 팔겠다고 했다. 이 금액은 1867년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판매한 가격 720만불의 1/14에 해당하는 막대한 액수였다. 이 제안에 영국 정부가 5만 파운드를 내었고, 나머지 5만 파운드는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교회와 개인이 헌금하여 필요한 돈을 마련하였다. 드디어 1933년 성탄절 바로 전날, 인류의 최고의 보물 중 하나인 이 시나이 사본은 삼엄한 경비 아래 영국의 대영박물관에 들어오게 된다. 이 사본은 지금까지 같은 박물관에 잘 전시되어 있는데, 찾아오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값진 선물인 성경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The Text of the New Testament, by Bruce M. Metzger)
시내산사본.jpg

 

   
시나이 사본 א알렙. 영국 대영박물관 소장. 두루마리가 아니라 책 형태의 사본으로서, 헬라어로 기록된 신약 전권이 있는 사본 중 가장 오래된 필사본이다. 이 사본은 단어간에 빈칸이 없이 기록하였기에, 이와같은 모습으로 기록되었다. 실물 크기는 약 38cm×35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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