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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교육개혁 이야기<3>만인 제사장, 만인을 위한 교육

[ 기독교교육이야기 ]

양금희 교수
2017년 03월 21일(화) 14:16
▲ 루터가 독일 기독교인 귀족에게 보내는 글(1520) 표지.

"사람들은 교황, 감독, 사제, 수도사들을 영적 직분(성직)이라 칭하고, 영주, 왕, 수공업자, 농부를 세속직이라 칭한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 허구이고 기만이니 그것 때문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기독교인들은 진실로 영적 직이기 때문인바, 그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없다."

이 말은 루터의 초기 종교개혁적 저술인 '독일 그리스도인 귀족에게 보내는 글(1520)'의 한 부분으로 그의 '만인제사장설'의 모태가 되는 어록이다.

루터는 종교개혁 초기에 로마교회와 교황이 난공불락의 '삼중 장벽'을 쌓고 들어앉아 누구도 공격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비판하였다. 그 첫번째 장벽은 '세속직에 대한 성직의 우월권'으로 세속직이 감히 성직을 비판하지 못하게 한 것이요, 두번째 장벽은 '교황의 성경 해석권'으로 교황 외에 누구도 성경말씀으로 그들을 비판하지 못하게 한 것이며, 세번째 장벽은 '교황의 공의회 소집권'으로 누구도 공의회를 열어 그들을 정죄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루터는 '세속직에 대한 성직의 우위'라고 하는 이 견고한 성벽은 여리고성처럼 무너져 내려야 할 성이라고 한 후, 위의 인용구와 같은 가히 혁명적인 말을 한 것이다. 즉 성직과 세속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성도라면 누구나 성직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남자나 여자나, 젊은이나 노인이나, 주인이나 종이나, 성도라면 누구나 제사장이고, 그들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루터의 이같은 생각은 당시 활발해진 인쇄술에 의해 순식간에 독일 전역에 퍼지면서, 견고한 여리고성과 같던 중세적 패러다임을 서서히 무너지게 하고, 사제와 평신도, 종교적 직업과 세속적 직업 간에 계급적 차이가 없는 새로운 사회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나팔소리가 되었다.

이 말은 동시에 당시 교회와 사회의 교육적 사고를 뒤엎은 나팔소리가 되기도 하였다. 모든 성도가 제사장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성도들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의 계시 말씀인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말과 삶으로 선포하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힘쓰는 제사장적 직분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주든, 농부든, 수공업자든 그 어떤 직업의 사람이든 성도라면 자신들의 직업과 삶의 한 복판에서 제사장적 직분을 감당해야 하고 이 직분을 위해 배워야 하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만인제사장설은 이처럼 성도를 언제까지나 교회의 보호와 간섭 아래 머물러 있는 '수동적 신앙인'으로서가 아니라, 제사장적 직분을 감당하는 '독자적이고 성숙한 신앙인'으로 보는 새로운 성도 이해를 제시하였고, 이를 위한 교육과 훈련이야말로, 성도됨의 필수조건임을 천명한 사건이 되었다.

양금희 교수
장신대 기독교 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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