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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베투스가 삼위일체론을 케르베로스(Cerberus)에 비유한 것을 말씀하시는군요. 케르베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머리 셋 달린 개로, 저승(하데스)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세르베투스는 근세 종교개혁 시대의 신학자로, 스페인에서 태어났으며 스페인식의 본명은 미겔 세르베토(Miguel Serveto)입니다. 가톨릭 사제였던 그는 종교개혁이 처음에는 루터에 동조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으나 나중에는 가톨릭측과 루터-칼뱅의 개신교측 중 어느 곳에도 확실하게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신학을 정립했습니다. 특히 325년 니카이아 공의회에서 정립된 이래 동방측 교회와 가톨릭, 개신교의 공통된 교리로 받아들여졌던 삼위일체론에 대하여 반대하였고, 이를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이단(heresy)로 정죄되어 결국 처형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삼위일체론은 “하느님은 하나의 본질(ousia, essentia)을 가지고 계시되 성부, 성자, 성령 등 세 개의 위격(persona)으로 나타나신다”라는 것을 골자로 하였다는 점을 아실 것입니다. 세르베투스는 루터와 칼뱅 등 종교개혁가들도 받아들였던 이러한 삼위일체 교리를 ‘그리스 철학의 영향으로 도출된 괴상한 주장’으로 간주하여 거부하였고, 이를‘사실상의 삼신론’으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견해를 자신의 저서 『De trinitatis erroribus(삼위일체의 오류들에 대하여)』에서 처음으로 밝혔고, 후에 자신의 신학을 집대성한 『Christianismi Restitutio(기독교의 복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를 전개했습니다.

 

세르베투스는 니카이아 공의회 이전의 교부들 중 유스티누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이레나이우스, 그리고 테르툴리아누스를 자신과 같이 ‘올바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로 간주하였고, 반면에 삼위일체 교리를 받아들이고 발전시켰던 아타나시우스, 힐라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 등을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세르베투스는 “삼위일체론자들에게는 하나의 절대적인 하느님은 없고, 삼분되고 집합되고 합성된 하느님이 있을 뿐이다. 이런 것이 하느님일 수 없다. 삼위일체론자들은 악마의 세 우상을 예배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케르베로스처럼 머리가 셋 달린 괴물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삼위일체론의 신봉자였던 칼뱅의 입장에서는 극악무도한 이단적 이론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세르베투스의 이론은 세 위격의 구분을 부정하고 신의 절대적 통일성과 불가분리성을 주장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자론(養子論: Adoptionism), 사벨리우스의 양태론적 일위설(樣態論的一位說: modalistic monarchianism), 니카이아 공의회 때의 주된 이슈였던 아리우스주의 등과도 비교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세르베투스 본인은 이러한 사상들과의 연계를 거부했습니다. 양자론은 예수의 신성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사벨리우스주의는 성부와 성자를 혼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리우스주의는 성부와 성자의 동일 본질(homoousios)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잘못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세르베투스는 예수가 하느님의 제1위격으로부터 나신 것이 아니라, 분리되지 않았고 분리될 수도 없는 한 하느님의 본질에서 나신 것이라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칼케돈 공의회의 결정과는 달리 두 개의 본성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제2위격으로 선재한 적이 없었고, 그의 위격은 잉태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요한 복음서 1장의 ‘로고스(Logos)’는 성자 예수 자체가 아니며, 다만 마리아의 자궁에 하나님의 영이 깃들었을 때 이 로고스가 성자 예수의 육신을 입음으로써 성육신이 성취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예수의 위격은 잉태와 출생 때에 비로소 시작된 것이라 보았습니다. 세르베투스는 예수를 ‘영원하신 하느님’의 아들로 받아들였지만, ‘하느님의 영원하신 아들’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신학사상에도 삼위일체의 요소가 나타납니다. 그는 계시나 현현의 삼위일체는 받아들이되, 정통 삼위일체론에서 말하는 본질, 본체의 삼위일체는 거부했던 것이죠. 그는 위격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persona를 본래의 의미와 같이 무대에서 배우들이 그때그때 바꿔 쓰는 가면과 같은 것으로만 한정하고, 인간 예수 안에 현신된 하느님의 본체(hypostasis)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사벨리우스주의와도 유사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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