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4 22:24

레위기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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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Leviticus ) 
 
 
 
레위기는 모세오경의 세 번째 책이다. 영어 제목 Leviticus는 라틴어 벌게이트역에서 빌려온 것이며, 라틴어 성경의 제목은 ‘류에이티콘’(leueitikon)으로 모세오경의 초기 헬라어 번역본인 70인역에서 차용한 것이다. 미쉬나에서는 ‘제사장들의 율법’, ‘제사장의 책’, ‘제사의 율법’ 등 다양하게 불렸다. 이러한 이름들은 이 책의 내용을 잘 부각시켜주고 있다. 비록 레위 지파가 강조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이 제사장에 관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레위기’라는 이름은 적절하다.


그러나 레위기를 단순히 제사장용 편람(便覽)으로만 보는 것은 잘못이다. 레위기의 규례들 가운데 다수는 평신도가 어떤 제사를 드려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평신도가 성소에 언제 갈 것인지,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 성소에 도착해 제사장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할 것인지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율법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에 적용된다. 오로지 제사장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단락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레 21-22장).


이 책의 히브리어 제목은 오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의 단어가 제목이기 때문에 ‘바이크라’(wayyiqra; ‘그리고 그가 부르셨다’)이다.


기록 배경 및 목적 : 레위기는 모세가 저자라는 주장은 하고 있지 않지만 내적인 증거들은 모세를 통해 백성들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해주고 있다. 이 책은 “여호와께서 … 모세를 부르시고”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으며, 또한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때로는 ‘아론에게’)라는 문구가 전환적인 부분들에서 반복되어 사용되고 있다(레 4:1; 5:14; 6:1, 8, 19, 24; 11:1; 12:1; 13:1; 14:1, 33; 15:1; 16:1; 19:1; 20:1; 21:1; 27:1).
비평학자들이 주장하듯이 레위기가 포로기 이전 시대의 말엽 혹은 포로기 이후 시대의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다.


출애굽기가 이스라엘 민족의 구속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는 데 반하여 레위기는 그들의 성화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는 데에는 단 하룻밤밖에 걸리지 않았으나 그들에게서 애굽적인 요소를 끌어내는 데에는 40년이 소요되었다. “너희는 거룩하라.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레 19:2)는 말씀은 레위기의 주제이다. 따라서 레위기는 하나님이 이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어 계시며, 오직 죄의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들만이 그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시내 산 언약을 통해 이스라엘은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으로 부름을 받았다(출 19:6). 레위기 전반부인 1-16장은 거의 이스라엘의 제사적 책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율법을 통해 자체의 순결을 보존함으로써 이스라엘은 하나님과의 접촉을 계속할 수 있으며, 세상에 대해 하나님의 임재를 증언할 수 있었다. 레위기의 후반부인 17-27장은 민족적 성결에 대한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구속받았음을 강조하기 위해 ‘너희는 거룩하라’는 구절과 기타 유사한 관용 구절들이 18-26장 곳곳에서 거듭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레위기를 크게 두 부분, 즉 사람을 하나님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불결을 제거하는 부분(1-16장)과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상실된 교제를 회복시키는 내용으로(17-27장) 나누기도 한다.


레위기의 특징 : 레위기는 분명하고 단순한 구조와 직설적인 본문 형태를 취한다. 레위기는 제사장들과 일반 백성들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책이기에 잘 다듬어진 문학적 기교보다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레위기는 출애굽기와 민수기의 내용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출애굽기가 기술하고 있는 시내 산 언약의 체결과 성막의 건축은 레위기 신학의 근본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두 책을 레위기와 함께 읽을 때 레위기의 주제를 보다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은 레위기에서 두드러진 주제들이다.


하나님의 임재 :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그 백성들 곁에 임재해 계신다는 사실은 레위기에 무수히 표현되어 있다. 때로는 하나님의 이런 임재가 가시화되고 손으로 만지듯 생생하게 표현되기도 한다. 하나님은 특히 예배 가운데 분명하게 임재하신다. 제사에 관한 율법들을 보면 ‘여호와 앞에서’ 이 의식을 치른다거나 음식 제물이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레 1:9, 13, 17; 2:9; 3:5)가 된다는 말이 자주 되풀이된다. 하나님은 임재의 처소인 성막에서 모세에게 자주 말씀하셨다(레 1:1; 4:1 등). 그러나 특별한 경우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구름과 불로 출현했다. 시내 산에서 최초로 율법이 주어질 때, 성막의 건축이 완공되었을 때, 제사장 위임식을 거행할 때(출 19:9; 40:34; 레 9:23-24) 모두 이런 장관이 연출되었다. 아론의 아들들에게 심판이 임할 때도 그러했다(레 10:2). 하나님은 예배시에만 임재하시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임재하신다. 레위기 후반부에서 거듭 나오는 구절 “나는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라”는 말씀(레 18:2 이하; 19:3-4, 10; 20:7)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종교(레 11-14장), 성(레 18장; 20장), 이웃과의 관계(레 19장; 25장) 등 삶의 모든 측면이 그들의 언약적 구속자이신 하나님의 관심사임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또한 레위기는 자기 백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영구적인 임재, 즉 이스라엘의 모든 생활 양식을 통제하는 임재와 특별한 때에 나타나는 가시적 영광의 임재를 구분하고 있다. 또한 레위기는 이스라엘의 영내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보편적인 임재와 회막 내 법궤 위의 국부적 임재를 구분한다. 이 회막은 두 부분 즉 언약궤를 안치해 두는 내부의 지성소와 외부의 성소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님이 회막 안에 거하셨기 때문에 회막 앞 제단에서 지내는 제사는 ‘여호와 앞에서’ 치러지는 것으로 묘사되었다(레 1:5, 11 등). 지성소 안에는 하나님이 임재해 계셨기 때문에 대제사장만이 일 년에 한 차례 치밀한 의식을 수행하면서 들어갈 수 있었다(레 16장). 이처럼 하나님이 성막 안에 가시적이고도 생생한 모습으로 임재하는 것은 언약의 핵심이었다(출 29:43-46).
하나님의 거룩하심 :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4-45; 19:2: 20:26)라는 말씀은 레위기의 표어라고도 할 수 있다. 레위기에서 가장 흔하게 나오는 용어는 ‘거룩한’ ‘정결한’ ‘부정한’ 그리고 이와 유사한 단어들이다. 제사장에게 요구된 것은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하는” 것이었다(레 10:10). 레위기 11장에서는 정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을 구분하고 있으며, 이어지는 장들(레 12-15장)도 어느 질병이 사람을 부정하게 하고 무엇이 정결하게 하는지에 관해 상술하고 있다.


 
하나님의 성품을 묘사하고 있는 하나님의 이름은 거룩하다(레 20:3; 22:2, 32). 하나님의 이름은 우상숭배, 거짓 맹세 및 기타 죄악으로 인해 모독당한다(레 18:21; 19:12; 20:3; 21:6; 22:2). 하나님은 죄를 심판하심으로써 자신의 거룩함을 실례로 보여 주신다(레 10:3). 하나님께 바친 사람(제사장)이나 제물이나 물건(성막과 성막의 장비)이 거룩하며(레 19:24) 안식일과 기타 종교적 절기들(레 23장),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 헌신한 사람 역시 거룩하다(레 21:6 이하). 그런 의미에서 제사장들은 특별히 거룩하다(레 21:6 이하). 레위기의 율법들은 거룩하게 구별된 것들이 어떻게 거룩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한 것들이다(레 21-22장).

 

신약 속의 레위기 신학
하나님의 임재 - 신약 시대는 하나님의 임재가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가시화되었다. 요한복음 1:14의 기록은 성막에 대한 구약성경의 묘사를 연상시킨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장막을 치시매) 우리가 그 영광을 보니.” 바울의 글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은 모두 걸어 다니는 성소 즉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할 성령의 전이다(고전 6:19-20). 구약 시대의 성막처럼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영원한 임재를 향유한다.


그러나 또한 옛 성소가 하나님 영광의 현현을 맛보았듯이 그리스도인은 성령 충만해야 하며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참고, 행 6:15; 7:55-56; 고후 3장; 엡 5:8).


하나님의 거룩하심 - 신약성경은 거룩함의 개념을 풍부하게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어성경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거룩한 ‘성도들’(saints)로 나타나고 있다.


즉 그리스도인들은 옛 이스라엘이 그러했듯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골 1:2; 벧전 1:2; 2:9-10). 그러나 이 거룩한 상태는 거룩한 삶으로 표출되어야 한다(골 1:22; 벧전 1:15).


하나님에 대한 순종 - 레위기의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에 대한 순종을 통해 거룩하게 되었듯이 신약의 백성들은 가르침의 표준에 순종함으로써 성화를 드러낼 수 있다(롬 6:17-19). 베드로는 독자들에게 레위기의 표어를 그들 자신의 것으로 삼으라고 촉구한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벧전 1:16). 하나님에 대한 모방은 신약성경과 구약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한 가지 주제이다(참고; 마 5:48; 고전 11:1).

 

레위기와 히브리서와의 관계
레위기는 히브리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사실은 히브리서를 읽을 때 레위기적인 표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히브리서에서 한 번도 레위기를 직접적으로 인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만 인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아래의 도표는 레위기가 히브리서에서 어느 정도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레위기를 기준으로
레위기 히브리서
4:3 5:3
6:23 13:11
7:12 13:15
8:15, 19 9:21
9:7 5:3
11:2 9:10
11:44 12:10
14:4 9:19
15:18 9:10
16:2 6:19; 9:7
16:4 10:22
16:6 5:3; 7:27
16:11 7:27; 9:7
16:12 6:19
16:14f. 9:7
16:15 7:27
16:15f. 5:3
16:16 9:7
16:18 9:13; 10:4
16:27 13:11
16:34 10:3
17:11 9:13, 22
24:14 13:13

▶히브리서를 기준으로
히브리서 레위기 내용
5:3 4:3; 9:7; 16:6, 11; 15f 백성과 대제사장을 위한 제사
6:19 16:2, 12, 15 휘장 안으로 들어감
7:27 16:6, 11, 15 백성과 대제사장을 위한 속죄
9:2 24:5-8 진설병
9:4 16:12-13 향로를 지성소에 들임
9:5 16:2 성소 휘장 안 법궤 위의 속죄소
9:7 16:2, 11, 14f., 34 일 년 일 차 지성소 제사
9:10 11:2; 15:18; 19:13 먹는 것과 씻는 것
9:13 16:14-16 염소와 송아지의 피
17:11 피
9:19 14:4 홍실과 우슬초
14:7 뿌림
9:21 8:15, 19 피뿌림
9:22 17:11 피가 죄사함
10:3 16:34 일 년 일 차 지성소 제사
10:4 16:18 황소와 염소의 피
10:22 16:4 물로 씻음
12:10 11:44 거룩함에 참여
13:11 6:23 불사름
16:27 영문 밖
13:13 24:14 진 밖으로
13:15 7:12 제사 드리라

* 위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레위기 16장이 히브리서 9장에서 집중적으로 인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레위기 16장에서 기록된 대속죄일(욤 키푸르; Yom Kippur)의 제사법과 대제사장의 역할이 히브리서 9장에서 설명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됨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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