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3차 감염으로 갈수록 바이러스 증상이 약해지나.
“독감 등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2차, 3차 감염자라고 해도 바이러스가 약해지지는 않는다. 메르스의 경우 전파 차수가 늘어날수록 증상이 조금 약해지는 경향이 일부 관찰되기도 했으나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다. 전파 순서보다는 감염 대상자의 체력이나 기존 지병이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
―확진 환자 중 남성이 유독 많은데….
“감염병이 아닌 질환의 경우 성 호르몬에 따라 남녀 발병률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감염병은 특성상 성별에 따라 감염 정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중국에서 남성 감염자가 더 많다고 하지만 경향이 그렇다는 정도이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기차나 비행기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위험한가.
“모두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탑승하는 대중 교통수단이어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감염자가 기침을 한 손으로 손잡이를 만지면 이를 다른 사람이 다시 붙잡는 과정에서 전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직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찜질방이나 사우나는 씻는 곳인데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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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에서 피해야 할 1순위는 사람이 많은 밀폐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고 건조한 환경에서 번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목욕탕과 사우나의 경우 바이러스 번식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감염병 우려가 큰 상황에서는 밀폐된 공간 자체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가지 않는 게 좋다.
―그렇다면 이번 주말은 집에만 있어야 하나.
“꼭 그런 건 아니다. 그 대신 주말 나들이를 하려면 되도록 넓은 광장이나 공원을 찾는 것이 낫다. 또 면역력이 약한 집단은 당분간 사람 많은 환경을 피해야 한다. 5세 미만 아동, 65세 이상 노인, 그리고 만성 질병을 가진 분들은 외출을 삼가는 것을 권한다.”
“일단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다. KF94, KF99 같은 고강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도 많지만, 사실 KF80 수준이면 충분하다. KF94 이상의 마스크는 상대적으로 호흡하기가 쉽지 않아 오래 착용하기가 힘들다. 마스크를 쓰고 활동할 때에는 이를 썼다 벗었다 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알코올솜으로 책상이나 자주 쓰는 물건을 닦으면 효과가 있을까.
“자기 손부터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휴대전화나 키보드를 만지기 전에 알코올솜으로 닦으면 도움은 된다. 그러나 살균 지속 시간이 오래가지 않는다. 알코올솜으로 닦더라도 다른 사람이 해당 물건을 만지면 금방 오염이 되기 때문이다.”
―김치가 바이러스 면역력을 높인다던데….
“김치를 먹으면 면역력이 좋아져 우한 폐렴에 걸리지 않는다거나, 중국산 김치를 먹으면 우한 폐렴에 걸린다는 등의 얘기는 모두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 이 밖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는 가짜뉴스는 경계해야 한다.”
―현 상황에서 최선의 예방 수단은….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면역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같은 환경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돼도 면역력의 차이가 감염 여부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물론 체력이나 면역력을 갑자기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분간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추위에 노출되는 등 ‘몸을 지치게 하는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 단체로 식사 약속이 있는데 괜찮을까.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깨끗한 식기로 음식을 각자 덜어 먹어야 한다. 국내 첫 2차 감염자인 6번 환자도 3번 환자와 밥을 먹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감기 기운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만약 열이 나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외출을 비롯한 타인과의 접촉을 금하고 보건 당국에 문의해야 한다. 감염이 의심된다면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99)에 전화해 안내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선별진료소가 있는 병원에 가서 안내에 따라야 한다. 선별진료소는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우리 동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데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나.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확진자 동선 내에 거주하고 있다면 감염병 예방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단, 확진 환자가 다녀간 뒤에 소독이 이뤄진 기관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지나치게 경계할 필요는 없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확진자 동선이 확인되는 대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
송혜미 1am@donga.com·사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