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성도’ 100만명 시대… 새로운 신앙공동체 나올 때
“기존교회에 대한 반성 필요… 주중교회·신우회 등이 도움” 출간 기념 북토크에서 주장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한국교회탐구센터가 9일 개최한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IVP) 출간 기념 북토크 행사에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3년 316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2010∼2012년 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 내용을 정리했다. 가나안 성도 100만명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13년 실시한 오프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산한 것이다.
이날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은혜와선물교회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저자 정 교수와 김기석 청파감리교회 목사,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대담자로 나와 100여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2시간이 넘는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참석자들 중엔 신학교 교수를 비롯해 청년 대학생 등도 많아 이미 ‘현상’이 된 가나안 성도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정 교수는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했던 이들이 교회를 떠났다는 건 한국교회에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주장했다.
설문조사에서 가나안 성도들은 ‘자유로운 신앙생활(30.3%)’ ‘목회자에 대한 불만(24.3%)’ 등의 이유로 교회를 떠났지만 대다수(82.1%)가 ‘구원의 확신이 있었다’고 답했으며 3명 중 2명은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67.1%)’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 중 91.8%는 어떠한 신앙모임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기석 목사는 “새 신자 한 명이 ‘우리는 난민’이라고 하더라. 의식 있는 성도를 밀어내는 한국교회 현실이 마음이 아팠다”고 운을 뗐다. 김선일 교수는 “‘가나안 성도 현상’은 기존 교회의 반성과 갱신에 도움을 주는 한편 새로운 선교 공동체가 출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중교회나 신우회 등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신앙공동체가 가나안 성도의 신앙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토크에서는 “가나안 성도가 되고 싶다”는 탄식 섞인 질문이 많았다. 대담자들은 “일상의 거룩함을 추구하는 주체적 신앙인이 되라”고 권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