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굳이 공통점을 찾아낸다면 그것은 그들이 대부분 기도하는 사람이었거나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낮추었던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니 온통 제사에만 몰두해 있던 구약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에는 회개없는 희생제물만으로는 죄를 용서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어떠한 의로운 행위라도 그것으로서는 하나님 앞에 의롭다 칭함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에 하나님께 겸손히 긍휼을 구했던 것이다.

 

2. 회개의 중요성을 알았던 신구약의 성도들

그러므로 구약의 성도나 신약의 성도나 하나같이 하나님 앞에 진실로 회개했던 자들의 모습을 살펴보면 그들의 기도 속에서 그들의 진실함과 겸비함을 발견하게 된다. 어제 살펴본 것처럼, 구약시대 은 나중에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되고 자신의 죄성(罪性)을 알게 되자, 티끌을 날리며 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회개하기에 이른다(욥42:8). 또한 다윗은 자신의 죄가 드러나자 희생제물로서 황소를 드리기에 앞서 하나님 앞에 엎드려 침상과 요를 적실만큼 눈물로 간절히 용서를 빌었음을 알 수 있다(시6:6).

한편 신약에서도 회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자들이 나온다. 이들도 겸손히 회개하는 것만이 자신의 죄를 씻음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을 알았고, 오직 주님의 속죄가 아니고서는 죄용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한 예로서는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세리(稅吏)가 있고(눅18:9~14), 누가복음 23장에 나오는 한편 강도가 있다(눅23:40~43). 그렇다면, 세리는 과연 어떤 자세로 어떻게 기도했을까?

눅18:13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그는 자신을 불쌍히 여겨주실 것을 기도했다. 이 단어(헬, 힐라스코마이)는 신약에서 몇 번 안 나오는데, 보통은 3가지 의미로 쓰였다. 첫째로는 우리말 개역성경처럼, 불쌍히 여겨 주소서혹은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는 뜻이다. 둘째는, 히브리서 2장 17절의 경우처럼 속죄(贖罪)를 베풀어 주소서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특히 속죄를 베풀어달라는 말은 주님이 아니고서는 다른 어디에서도 용서받을 수가 없으니, 제발 자신의 죄를 씻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셋째는, 하나님께 자신의 잘못에 대해 화를 풀어주소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이는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하나님을 분노하게 했는지를 알기 때문에, 제발 주님께서 화를 푸시고 자신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부탁이다. 그러므로 이 세리는 성전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으며, 다만 성전 문 앞에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 쳐다보지도 못한 채, 자기의 가슴을 멍이 들도록 치면서 자신을 용서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3. 하나님의 양대 속성

그렇다면,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시편에서 다윗은 이렇게 말한다.

시7:11-12 하나님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심이여 매일 분노하시는 하나님이시로다 12 사람이 회개하지 아니하면 그가 그의 칼을 가심이여 그의 활을 이미 당기어 예비하셨도다

그렇다. 주님은 사실 한없이 자비로우신 분이지만(34:6), 그분은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까지 자비로우신 분은 아니다. 그분은 사람이 회개하지 않으면 칼을 갈다가 그분의 활을 당기어 죽이신다고 말씀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자비롭다는 말은 회개하지도 않는 자에게까지 자비롭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그분은 회개하는 자에게는 누구나 속죄의 은혜를 차별없이 베풀어주신다는 뜻이다. 그렇다. 예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봐주고, 백성의 대표라고 더 기다려주고, 종교지도자들이라고 용서해주는 그러한 하나님이 결코 아니시다. 예를 들어, 구약시대 엘리 대제사장과 그의 아들들의 경우를 보라. 그의 아들이었던 홉니와 비스하스는 제사장이 되었음에 불구하고 하나님의 제사를 멸시하였고 밝은 대낮에 성전에서 음행을 저지르는 불량자들로 살았다(삼상2:12~17,22). 또한 엘리도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들의 잘못을 보고도 엄히 꾸짖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나님은 그들이 대제사장의 가문이라고 봐주었을까? 아니다. 어느 날 두 아들은 전쟁에 나가 즉사하였고, 본인은 아들의 비명횡사의 소식을 듣다가 의자에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고 말았다. 이어 그의 집안이 쇠락하더니, 솔로몬 때에 가서는 아예 멸문가문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원하시지만,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까지 계속해서 자비를 베풀어주시지는 아니하신다.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칼을 갈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빈주의자들은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고 있다. 내일로 미루고 있다. 대체 어쩌려고 그렇게 하고 있는가? 죄를 지었음에도 회개하기를 끝내 거부한다면 그분의 분노하심이 한날한시에 들이닥치고 말 것이다.

 

4.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 임할 하나님의 진노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는 자들이여! 죄를 짓고도 그것을 감추며, 죄를 안 지은 것처럼 행동하는 자들이여! 하나님의 진노를 어떻게 피하려고 하는가? 하나님께서 그렇게 사랑하사 출애굽시킨 이스라엘 민족을 어떻게 했는지 아는가? 하나님은 순전히 당신의 놀라운 기사들을 통하여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업어오듯 구출해주셨다. 그리고 쫓아오는 세계 최고의 애굽 군대들을 수장시켜버리고 그들에게 자유를 주셨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에게 베푼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총에 감사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물이 없다느니, 먹을 것이 없다느니, 애굽의 음식이 더 맛있다느니 하는 등의 불평불만을 쏟아내었다. 더욱이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값없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을 선물로 주시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자신을 가나안땅에 들여보내느니 차라리 광야에서 죽여 달라고 호소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하나님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무슨 잘못을 범했다면 그것이 얼마나 하나님의 분노를 가져오는지를 알아차린 후 빨리 돌이켜야 하지 않겠는가? 빨리 잘못을 고하고 용서를 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애굽 1세대들은 40년 광야생활 가운데 단 한 번도 잘못했다고 고백한 일이 없었다. 그들의 회개치 아니하는 악독은 하늘을 찔렀던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롬2:4-5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함을 멸시하느냐 5 다만 네 고집과 회개하지 아니한 마음을 따라 진노의 날 곧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나타나는 그 날에 임할 진노를 네게 쌓는도다

그렇다. 회개할 기회를 주실 때에 하루라도 빨리 회개해야 한다. 그래야만 하나님의 진노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진노가 임할 때면 때는 이미 늦어버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가복음 16장에 나오는 부자의 경우를 보라!(눅16:19~31). 이 부자는 사실 할례(割禮)받은 언약자손이었다. 자신을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눅16:24). 그러나 그는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만이 복이라고 생각했다. 가난한 거지가 그 집 대문 앞에 있었지만 동정하지 않았고 본체만체 했다. 그랬다. 그는 하나님의 율법말씀에 주의하지 않았으며 실천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호화로이 날마다 연락하며 살았다. 그것이 얼마나 큰 죄인 줄도 몰랐고 회개할 줄도 몰랐던 것이다. 더욱이 그는 죽은 다음에 천국과 지옥이 있다는 것도 주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때는 늦어버렸다. 그가 죽자, 비로소 불타는 지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곳에서는 물 한 모금 얻을 수 있는 자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았다. 그는 오직 부요를 자기 자신과 육체만을 위해 사용하다가 회개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지옥에 떨어지고 만 것이다.

성경에는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는 자들이 어떤 운명을 맞이하는지 적나라하게 가르쳐준다. 첫째, 하나님의 진노가 갑자기 홍수처럼 임한다고 되어있다(시34:16, 렘15:1, 신32:41, 엡5:5~6). 둘째, 사탄이 그를 집어 삼켜버릴 것이라고 했다(벧전5:8, 딤전2:26, 엡6:12, 롬6:16). 그리고 셋째, 율법에 기록된 온갖 저주들이 자기와 주변과 가족과 민족에게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갈3:13, 신28:15~68). 더욱이 넷째, 죽어서는 불과 유황이 맹렬히 타고 있는 불못에 던져져, 죄값을 영원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전6:9~10, 계21:8).

그러므로 성도들이여, 할 수만 있으면 빨리 회개해야 한다. 즉시 회개해야 한다. 회개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퍼부을 진노를 어떻게 피하려고 하는가? 회개하지 않음으로 자신과 후손과 민족이 받을 재앙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아니, 자신의 영혼이 영원한 불못에 빠져서 어떻게 그 고통을 감당하려고 하는가? 죽어버리면 늦어버린다. 죽은 다음에는 회개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때 가서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살아 있을 때에, 아니 지금 회개해야 한다. 회개를 내일로 미루지 말라. 세상이 좋다고 언제까지 그곳을 기웃거릴 것인가! 오늘이 바로 심판의 날이 되어버리면 어찌하려고 그러는가? 회개하자. 회개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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