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 들어와서 목회자와 성도들이 하는 일을 보라! 옛날과는 달리 많은 부분에서 함께 사역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목회자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기도 하다. 그것은 성례전을 집행하는 일이며, 성도들을 축복하는 일이다. 이것은 성도들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누가 이것을 정한 것인지를 아는가? 그런데 구약성경을 읽어보면, 이러한 일들이 대제사장이라는 직분맡은 자가 하는 일이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한편,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께서 아론의 계열이 아니라 멜기세덱의 계열을 따르는 영원한 대제사장이라고 소개한다. 왜 예수께서는 멜기세덱 계열의 제사장이 되신 것인가? 그리고 예수님으로부터 사역을 이어받은 목회자는 제사장으로서 어떤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인가?
1. 들어가며
기름부음을 받은 자로서 우리 주 예수께서는 이 땅에서 3중직을 수행하셨다. 그것은 그분이 왕으로서, 선지자로서, 제사장으로서 직책을 수행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먼저 왕으로서 그 직책을 수행하셨다. 그분은 다윗왕의 후손으로서 유대인의 왕으로 이 세상에 오셨으며(마2:2,1:1,7), 귀신을 정복하여 모든 영계의 왕이심을 선포했으며, 죽고 부활하신 후에는 온 우주의 왕이심을 드러내셨다(요18:37, 계17:14). 그분은 또한 선지자로서 그 직무를 수행하셨다(눅13:33,마21:11,행2:30,3:22~23). 예수께서는 모세가 약속했던 바로 "그 선지자"였기 때문이다(신18:15). 그분은 하늘의 비밀을 알고 외쳤으며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죄를 회개하라고 외치셨다. 그래서 모세는 그가 오게 되면 모든 사람이 다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신18:15). 뿐만 아니라 예수님은 제사장의 직무도 수행하셨다(히2:17). 아니 그분은 영원한 대제사장으로서 사역하셨다(히6:20). 특별히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께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라고 그분을 소개하고 있다(히5:10). 그렇다면 예수께서는 어떤 분이시길래 대제사장이라 불리게 되었으며, 그분은 어떻게 되어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대제사장이라 불리게 되셨던 것일까? 오늘은 예수께서 어떻게 인류의 대제사장이 되셨으며, 어떤 직무를 수행하셨는지와 오늘날 왕같은 제사장으로서의 성도들 및 대제사장으로서의 목회자의 직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자.
2. 오늘날 목회자는 어떤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그 직책의 원류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오늘날 목회자는 대체 어떤 존재인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헌법에 의하면, 목회자는 4중직을 수행하는 자이다. 첫째, 설교하는 자이며, 둘째는 성례전(세례, 성만찬)을 거행하는 자이며, 셋째는 축복하는 자이며, 넷째는 치리하는 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목회자의 직책은 누가 정한 것이며,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그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목회자의 직무는 다 구약시대의 메시야(그리스도)의 직무에서 가져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목회자는 오늘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그리스도의 직무를 이어받은 것이다. 사실 구약시대에 그리스도는 왕직과 선지자직과 제사장직을 수행했었다. 오늘날 목회자의 직무를 보면, 설교는 선지자직에서 따온 것이며, 성례전과 축복은 대제사장직에서 따온 것이고, 치리는 왕직에서 따온 것이다.
3. 예수님의 삼중직 가운데 제사장으로서의 직무수행
그렇다면, 예수께서 수행하신 3가지 직무 중에서 제사장의 직무는 어떻게 수행하셨을까?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3가지 직책이 있었다. 먼저는 제사장이 있었고 그리고 선지자가 있었으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왕이라는 직책이 있었다. 이것들 중에서도 절대 없으면 안 되는 직책이 있다면, 그것은 단연코 제사장이라는 직책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볼 때, 이스라엘나라에서 선지자가 없거나 혹 왕이 없던 시기가 있었더라도, 제사장직만큼은 항상 있어왔다. 그렇다면 제사장이란 대체 어떤 직무를 감당하는 자를 가리키는가?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제사장'은 어떤 직무를 수행하며, 제사장이 속해있던 레위지파의 사람들 즉 레위인은 또 어떤 직무를 수행하던 자들이었을까?
가. 레위인으로서의 직무
먼저, 레위인들의 직무부터 살펴보자. 레위는 야곱의 12아들중에서 셋째아들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레위의 후손들은 제사장의 가문이 되는 축복을 받았다. 하지만 레위인이라고 해서 다 제사장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르심을 받았던 아론과 그의 후손들만이 제사장으로서 부르심을 받고 일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제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레위인들은 그냥 '레위인들'이라고 불리웠고, 레위인들은 레위의 아들들이었던 게르손과 고핫, 므라리 가문으로 나뉘어서 봉사했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원래 고핫의 후손이었으나 따로 부르심을 받아 제사장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제사장들 중에서 한 명을 대제사장으로 임명하여 그 직무를 수행하게 했다.
그렇다면 레위인은 어떤 직무를 수행한 것일까? 그것은 아론과 그의 후손들을 뒷받침하는 직무였다(민8:6~26, 민3:9). 그것은 회막에서 아론과 그의 후손 제사장을 시중드는 일이었다. 그들이 성물을 다 싸놓으면 그것을 어깨에 메고 운반하는 자들이었던 것이다. 고핫자손은 제사장들이 싸놓은 성물을 어깨에 메고 운반하였으며, 게르손과 므라리는 텐트와 나무들을 어깨에 메고 운반하였다. 그러다가 다윗시대에 이르러, 레위자손들 중에 몇몇이 성가대지휘자 내지는 인도자와 차출되었고, 레위인들은 성가대원으로 봉사하였다. 그러므로 레위인들은 회막에서 성막을 운반하는 일과 찬양하는 일을 담당하던 자라고 보면 될 것이다. 한편, 아론과 그의 후손들을 포함한 레위인들은 만25세에 직무를 맡아 인턴십과정으로 5년을 봉사한 후에, 만30세부터 50세까지 정식으로 제사장과 레위인으로서 직무를 수행하였다(민8:24~25, 4:23).
나. 제사장으로서의 직무
이제는 제사장의 직무를 살펴보자. 이스라엘 자손들 중에서 제사장이 될 수 있었던 자들은 레위인들 중에서 오직 고핫자손에 속했던 아론과 그의 후손들뿐이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정하셨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제사장직은 종신직이었고 세습직이었다.
그렇다면 제사장은 어떤 직무를 감당했던 것일까? 가장 기본적인 직무는 제사드리는 일이었다. 제물을 잡고 피를 뿌리고 고기를 불태우는 일을 기본적으로 수행하였다. 그리고 다른 직무들이 있었는데, 그것으로는 첫째, 나팔을 부는 일을 했다. 행진할 때 그리고 전쟁에 나갈 때 그리고 절기가 될 때에 제사장들은 나팔을 불었던 것이다(민10:8, 수6:6~9, 시81:3). 그리고 둘째, 성막의 성소에서 해야할 일을 감당했다. 그것은 금촛대에 감람유를 채워넣는 일이었고, 분향단에 향을 사르는 일이었으며, 떡상에 떡을 진설하는 일이었다(삼상2:28, 대상6:49, 대하13:11). 시편기자는 성소에서 분향하는 일이 곧 성도들의 기도라 하였고(시141:2), 요한계시록에서도 분향이 곧 기도인 것을 언급하고 있다(계5:8, 8:3). 그리고 셋째, 나병을 진찰하고 질병이 나았음을 선포하는 일(레13장)을 행하였고, 유출병환자의 정결예식을 수행하던 자였다(레14장).
다. 대제사장으로서의 직무
하지만 대제사장이 하는 일은 좀 달랐다. 대제사장은 제사장 중에서 선출을 받아 그 직분을 수행했는데, 대제사장은 딱 2가지 일을 하였다. 첫째는 백성을 축복하는 일이었다(민6:24~29). 백성에게 복을 빌어주는 일을 한 것이다. 그리고 둘째는 1년에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서 제사드리는 속죄일제사를 드리는 일을 수행하였다. 대제사장은 홀로 일년에 한차례 성막의 둘째휘장을 열고 하나님의 법궤가 안치된 지성소에 들어가서, 일차로는 분향을 행하고 이어서 제물의 피를 뿌리는 일을 하였다. 이때 드리는 제사가 바로 속죄일제사라는 것이다. 대제사장은 그 제사를 통해서 먼저는 성막과 기구들을 속죄할 수 있었고, 또한 온 백성의 죄를 한꺼번에 속죄할 수가 있었다. 나중에는 대제사장이 산헤드린공회의 수장이 되기도 했지만, 처음 대제사장이 세워질 당시에는 백성을 축복하는 일과 속죄일제사를 일이 그들의 고유한 업무였다. 그러므로 오늘날 목회자가 하는 일 중에는 대제사장만 행하던 일이 있으니, 그것은 곧 백성을 축복하는 일이요, 성만찬과 세례를 집례하는 일이라 하겠다.
4. 왕같은 제사장들인 성도들
사실 예수님의 속죄제사 이후에 더 이상의 속죄제사가 필요없게 되었다. 그러자 사도베드로는 성도라면 누구든지 이제는 제사장의 직무을 감당하게 되었다고 선포했다(벧전2:9). 그래서 오늘날 성도들은 구약의 제사장들처럼 분향하는 일(기도하는 일)과 찬양하는 일을 행할 수 있다. 그리고 나팔을 부는 일(영적 전쟁의 선두주자가 되는 일)과 질병을 진찰하고 깨끗함을 진찰하는 일(질병의 원인을 영적으로 진단하여 깨끗하게 해결받도록 도와주는 일)을 동시에 행할 수가 있다.
5. 대제사장직을 이어받은 오늘날의 목회자의 고유한 직무들
하지만 아무리 왕같은 제사장인 성도들이라 할지라도 할 수 없는 것이 2가지가 있다. 그것은 오직 대제사장직을 이어받은 목회자만이 할 수 있는 일로서, 성례전을 거행하고 성도를 축복하는 일이다. 성례전 중에서 세례는 사실 처음에는 평신도도 할 수 있는 일이었으나 점차 없어지고, 나중에는 세례와 성만찬예전은 오직 목회자가 하는 일로 굳어졌다.
그렇다면, 목회자가 대제사장의 전통을 이어받아 시행하는 성례전과 축복하는 일은 언제부터 있었던 일이었나? 그것은 바로 창세기 14장에서 나온다. 창세기14장에 보면, '멜기세덱'이라는 하나님의 제사장이 했던 2가지 직무가 나온다. 하나는 떡과 포도주를 공급하는 일이었고 또하나는 축복하는 일이었다. 그렇다. 당시 살렘왕이었던 멜기세덱은 롯을 구출하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에게 떡과 포도주를 제공해주었으며, 아브라함을 축복해주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그것에 대한 답례로서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쳤다.
그러므로 제사장의 최초 모형은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제사장의 최초의 모형은 바로 멜기세덱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멜기세덱은 B.C.2000년경의 인물이다. 그는 아브라함의 때에 아브라함 앞에서 그를 축복해준 대제사장이었다. 그뒤 모세 때가 이르자, 곧 B.C.1500년경이 되자, 하나님께서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제사장으로 삼아 그 직무를 감당하게 하였다. 하지만 제사장의 직무의 원형은 역시 멜기세덱이었다. 그러니 아브라함 때로부터 약 500년이 후 B.C.1000년경에, 다윗이 또한 번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에 대한 예언을 하였다. 그는 환상중에 장차 오실 메시야는 반드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라고 예언하였다(시110:4). 그래서 결국 예수께서는 아론계열의 후손이 아니라, 원래 처음으로 있었던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6. 예수님은 왜 아론의 반차가 아니라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 되신 것일까?
그렇다면, 왜 예수께서는 아론 계열의 제사장이 되지 아니하고, 멜기세덱 계열의 제사장이 되었을까? 그것은 첫째, 제사장의 첫 원형이 아론이 아니라 멜기세덱이었기 때문이다. 둘째, 아론의 계열은 흠있는 자가 제사장이 되었기에 늘 새로운 사람으로 대체되어야 했지만, 멜기세덱은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는 사람이어서 영원히 제사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 되신 것이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죽지 아니하는 영생을 가지셨기에, 영원히 살아서 제사장직을 수행하실 것이다. 그렇다. 당시 아브라함 앞에 나타났던 멜기세덱은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자였다. 자, 이제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었던 예수님의 대제사장되심에 관해 히브리서 기자의 명쾌한 설명을 들어보자.
히7:24-28 예수는 영원히 계시므로 그 제사장 직분도 갈리지 아니하느니라 25 그러므로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으니 이는 그가 항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심이라 26 이러한 대제사장은 우리에게 합당하니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죄인에게서 떠나 계시고 하늘보다 높이 되신 이라 27 그는 저 대제사장들이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 드리는 것과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 이는 그가 단번에 자기를 드려 이루셨음이라 28 율법은 약점을 가진 사람들을 제사장으로 세웠거니와 율법 후에 하신 맹세의 말씀은 영원히 온전하게 되신 아들을 세우셨느니라
7. 나오며
오늘날 목회자는 '왕'직을 맡은 자로서 치리자다. 그리고 선지자직을 맡은 자로서 메시야가 누군지를 알려주는 자이고, 메시야가 인류를 위해 무슨 일을 하셨는지를 전하는 자다. 그리고 회개를 촉구하는 선지자자다. 이어서 목회자는 '대제사장'직을 이어받은 자로서 성도들을 축복하고, 성도들에게 떡과 포도주를 공급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목회자의 축복기도를 사모해야 하겠으며, 개인적으로 목회자를 초청하여 축복을 받는 일에도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성도들은 매주 떡으로 예표된 생명의 말씀을 전하는 목회자를 잘 만나야 한다. 그래서 성도들은 목회자로부터 생명의 말씀을 듣고, 포도주로 예표된 속죄의 은총을 받아누려야 한다. 그럴려면 회개를 해야 한다. 그래서 건강한 성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성도들은 넋놓고 있어서는 아니 된다. 성도들도 목회자처럼 왕같은 제사장이기에, 분향하는 일 곧 중보기도하는 일(마18:18)을 쉬지 말아야하며, 죄인들로 하여금 주께 돌아올 수 있도록 전도하고, 예수님의 피로 그들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도록 힘써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성도들은 제사장으로서 나팔을 불면서 영적 전투에서 선봉장으로서 출격하되, 이제 갓신자들 앞서서 먼저 앞으로 나가야 할 것이며, 질병과 귀신을 물리치면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거룩한 삶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편, 목회자는 축복하는 자이므로, 성도들을 축복하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하며, 매주 떡과 포도주와 같은 생명의 말씀을 잘 공급하는 목회자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