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 성령강림 이후에 태어나 예수님을 영접한 그리스도인들은 참으로 복된 자들이다. 왜냐하면 구약시대 살던 사람들은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일대일 돌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우리를 지키시되 대부분 천사를 보내 지키셨다. 그러나 오순절 이후에는 모든 믿는 이들 속에 보혜사 성령님을 보내시어 직접 지키고 계신다. 그리하여 성령님은 보혜사(돕는 자, 위로하는 자, 상담자, 변호사)가 되시어 중보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 그것 뿐인가? 하늘에서는 이미 승천하사 하나님의 우편에 계시는 예수님으로부터 중보사역을 동시에 받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이다(롬8:34). 사실 하나님은 어디에나 동시에 계시므로, 하늘에 있는 그리스도를 통해 중보사역을 받든지, 아니면 이 땅에 계신 보혜사 성령님의 중보사역을 받든지 다 한 분 하나님의 캐어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경륜적으로 표현하자면, 믿는 이들은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캐어를 받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성령의 사역이 경륜적으로 볼 때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들어가며
성경에 보면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표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중에서 중보사역에 관한 것도 있다. 롬8:26에 의하면, 우리를 위해 중보하시는 분은 성령이라고 분명히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좀 아래로 내려가서 롬8:34에 보면, 우리를 위해 중보하시는 분은 승천하신 그리스도 예수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 성도들의 중보자라는 말인가? 우리 믿는 이들은 누가 우리를 위해 중보해주신다고 믿어야 하는가?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성자와 성령의 중보사역에 관한 말씀을 통하여, 누가 우리의 중보자가 되시는지를 정확히 알아보고, 성자와 성령에 관한 하나님의 위격의 차이와 한 분이신 하나님에 대해 살펴보기를 원한다.
2. 믿는 이들 안에 내주하시는 분은 과연 누구신가?
우리는 성도들을 위한 예수님과 성령님의 중보사역과 관련하여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것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과연 믿는 이들 가운데 누가 우리 속에 내주하시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도요한은 믿는 이들 속에 "하나님"이 내주하신다고 언급하였다(요일4:15). 그리고 사도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믿는 이들 속에 내주하신다고 하였다(롬8:10,갈2:20,빌1:21). 또한 사도요한과 사도바울은 성령께서 믿는 이들 속에 내주하신다고 말씀하고 있다(요14:16,고전3:16).
요일4:14-15 아버지가 아들을 세상의 구주로 보내신 것을 우리가 보았고 또 증언하노니 15 누구든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시인하면 하나님이 그의 안에 거하시고 그도 하나님 안에 거하느니라
롬8:10 또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나 영은 의로 말미암아 살아 있는 것이니라
갈2: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빌1:21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고전3:16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요14:16-17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17 그는 진리의 영이라 세상은 능히 그를 받지 못하나니 이는 그를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함이라 그러나 너희는 그를 아나니 그는 너희와 함께 거하심이요 또 너희 속에 계시겠음이라
그렇다. 신약성경의 저자였던 사도요한과 사도바울은 믿는 이들 속에 하나님께서 거하시고, 그리스도께서도 거하시며, 성령께서도 거하신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믿는 이들 안에는 세 분 하나님이 함께 거하시는 것인가? 아니면 한 분 하나님이 내주하시는 것인가? 만약 우리가 우리의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 생긴다면,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가? 성부 하나님께 해야 하는가, 성자 예수님께 감사해야 하는가, 아니면 성령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한 분이시나 세 분으로 나타나신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아야 필요가 있다. 특히 성령께서 어떻게 신자들과 함께 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3. 성령께서는 언제 어디로부터 나오셨는가?(1)
그렇다면, 성령께서는 언제 어디로부터 나오신 것인가? 아니, 누구로부터 나오신 것인가? 아버지로부터 나오신 것인가 아니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오신 것인가? 사실 이 문제 때문에 동방교회(그리스정교회)와 서방교회(로마카톨릭)가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그리하여 하나로 합치지 못하고 결국 A.D.1054년 기독교회는 2개의 분파로 갈라지기도 하였다. 왜냐하면 동방교회에서는 성령께서 예수님의 성육신 때에 아버지로부터 나오셨다고 주장했지만, 서방교회에서는 성령님은 만세전에(시간전에)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오셨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 다 입장은 곤란했다. 왜냐하면 동방교회는 성령께서 구약시대에도 활동하셨다는 것을 설명하기가 곤란했으며, 서방교회는 성령께서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아버지로부터 보내주신다고 하신 말씀에 대답하기가 곤란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성경적인 답변은 신구약시대의 성령의 활동과 사역을 살펴본 후에 정리해보도록 하자.
4. 성령께서는 어떻게 역사하고 계시는가?
구약성경을 읽어보면, 성령께서 창조사역에 동참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창1:2, 시104:30, 33:6, 욥33:4).
창1: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루아흐)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알고 품고 계시니라)
시104:30 주의 영(루아흐)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시33:6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을 그의 입 기운(루아흐)으로 이루었도다
욥33:4 하나님의 영(루아흐)이 나를 지으셨고 전능자의 기운이 나를 살리시느니라
그렇지만 구약시대에 성령은 제한적으로 일하셨다. 다시 말해, 구약시대 성령께서는 몇몇의 구별되거나 선택받은 사람 위에, 일시적으로 내려오셔서 특별한 능력을 부어주거나(삿14:6), 예언하게 하거나(삼상10:10), 지혜도 주시고(출31:2~3), 지도력을 발휘하게 하였다(삿6:34). 그러다가도 사람이 범죄하게 되었을 때에는 성령께서는 그냥 떠나가셨다(삼상16:14,시51:11).
그런데 오순절 성령강림이후의 성령은 달라졌다. 특별한 몇몇 사람 위에 오시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믿는 이들 속에 내주하시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 믿는 이들 속에 들어오신 성령은 그가 죽는 날까지 그를 떠나지도 아니하셨다. 즉 성령께서 역사하는 방식에 있어서 구약시대에 오순절이후에 많은 차이가 생겨난 것이다. 특히 오순절 이후의 성령께서는 성도들 안에도 내주하시면서 하시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하셨다. 즉 성도들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께서는 사람을 거듭나게 하시고(요3:5), 죄를 책망하기도 하시며(요16:8),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나게도 하시고(요14:26), 중보기도를 통하여 기도를 도와주시기도 하신다(롬8:26). 뿐만 아니라 성령께서는 구약시대의 경우처럼 성도들 위에 활동하실 때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초자연적인 은사들을 주시기도 하시는데, 최소한 9가지 성령의 은사들을 주시기도 하신다(고전12:8~10).
5. 성령은 언제 어디로부터 나오셨는가?(2)
예수께서 죽으시기 하루 전날,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이 떠나가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씀하셨다(요16:7). 왜냐하면 당신이 떠나간 후에 보혜사 성령을 보내줄 것인데, 보혜사 성령은 모든 성도들 속에 다 계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요16:7,14:16~17). 그러면 하나님께서 영원토록(실은 이 시대의 끝까지) 성도들과 임마누엘하실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늘에 가셔서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께서는 조금 있다가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곧 보혜사 성령의 오심이 예수님의 오심이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예수께서는 보혜사 성령을 지칭할 때에, 인칭대명사를 사용하심으로 성령님은 또 하나의 위격을 가진 하나님이심을 분명하게 말씀하시기도 하셨다.
그렇다면, 오순절이후 보혜사 성령님은 누가 보내주신 것인가?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보혜사 성령님은 아버지께서 보내신다고도 말씀하고 있고(요14:26), 예수께서 보내신다고도 말씀하고 있기도 하다(요15:26). 그렇지만 예수께서는 보혜사 성령님은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영이라고 분명하게 언급하셨다(요요15:26). 결국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하여, 보혜사 성령님은 아버지와 아들에 의해 보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분은 아버지로부터 나오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14:26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
요15:26 내가 아버지께로부터 너희에게 보낼 보혜사 곧 아버지께로부터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 오실 때에 그가 나를 증언하실 것이요
6. 구약시대에 활동하신 성령님은 신약시대에 어떻게 달라지셨는가?
그렇다면, 구약시대에 창조사역에 동참하셨던 성령님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것은 간단하다. 왜냐하면 구약시대에는 홀로 한 분이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을 보내어 창조사역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약시대에 성령님은 "하나님의 영(창1:2)" 혹은 "여호와의 영(삿3:10)"이라고 표현되고 있다. 한 분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을 보내서 일을 하신 것이기 때문에, 그분은 하나님의 영이요 여호와의 영이셨던 것이다. 그래서 구약시대에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성령께서 하셨던 일에는 창조사역도 있으며, 몇몇 특정한 사람들 위에 내려오셔서는 특별한 은사를 부어주신 것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구약시대에 성령님은 단 한 번도 사람 속에 들어가신 일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직 사람 속에 들어가서 위격적으로 활동하시는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약시대에 성령님은 보혜사 성령으로서 일을 하지 않으셨던 것이다.
그러나 오순절이후 예수께서 승천하셔서 보내주시마고 약속하셨던 보혜사 성령은 완전히 달라지셨다. 그분은 경륜적으로 예수님을 대신하여 이 땅에 보내심을 받아, 모든 성도들 속에 내주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격적으로도 확실히 구별되어 일하셨으니, 성령께서 직접 성도에게 어떤 명령을 내리기도 하셨으며(행13:2), 성도들이 하고자 하는 결정을 거절하기도 하셨던 것이다(행16:7). 오순절이후 성령께서는 모름지기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활동하신 것이다. 그렇지만 성령님도 한 분 하나님이시니, 성령님이 성도들 속에 내주하시는 것을 두고서, 사도바울은 다름 아닌 그리스도께서 믿는 자들 속에 사시고 있다고도 말씀했다. 왜냐하면 성령님은 예수님의 또 다른 자기자신이시기 때문이다(요16:16). 보혜사 성령님은 한 분 하나님으로서 위격적인 구별을 가지고 계시지만,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오신 것과 같은 것이다.
7. 예수님의 중보사역과 성령님의 중보사역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그렇다면, 예수께서 승천후에 행하시고 있는 중보사역과 보혜사 성령님의 중보사역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좀전에도 우리가 살펴보았지만, 보혜사 성령님은 경륜적으로 하나님과 예수님의 보내심을 받아, 하나님으로부터 나오시어 이 땅에 있는 믿는 자들 속에 내주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예수님은 지상의 모든 사역을 마치시고 하늘에 오르신 분으로서, 재림하실 그날까지 하나님의 우편에서 중보하시고 계시는 하나님이시다(롬8:34). 그러므로 예수님의 중보사역은 하늘에서 행하시는 사역을 가리키고, 성령님의 중보사역은 이 세상에 있는 믿는 자들 속에서의 중보사역을 가리킨다(롬8:26). 두 분 다 동일한 한 분 하나님이시지만 사역하는 장소가 한 분은 하늘이며 한 분은 믿는 자들 마음 속인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중보사역이나 성령님의 중보사역은 한 분 하나님의 중보사역인 것이라는 측면에서는 같다고 하겠지만, 사역하시는 장소가 각각 다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이 땅과 하늘에서 중보기도해주시는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8. 나오며
한 분 하나님이시나 삼위일체로 일하시는 하나님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늘 헷갈릴 수 있다. 그러나 경륜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알게 되면, 우리는 우리를 위해서 지금도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세전에 우리 인간을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하시어 하나님의 상속자가 되게 하시고 천국에서 살게 하실 뜻을 품으셨던 하나님께서 지금으로부터 2천년전에 드디어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심으로(직접 아들이 되어 오심으로) 그 일을 실행에 옮기셨다(요3:16, 딤전3:16). 그리고 지상의 속죄사역을 마치신 후 예수께서는 하늘로 오르셨고 하나님의 보좌에 앉으셨다(계3:21,7:17,21:5~6,22:13). 하지만 재림 때까지는 아들로서의 사역을 계속 감당하실 것이니, 그분은 지금도 하나님의 오른편에서 중보사역을 감당하고 계신다(롬8:34, 히12:2). 하지만 하늘로 가신 예수께서는 아버지로부터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어, 믿는 자들 속에 함께 하시게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 믿는 자들은 하늘에서 하나님의 우편에서 중보하시는 예수님의 중보사역과 이 땅에 내려오시어 믿는 자들 속에 내주하시는 성령의 중보사역을 동시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하늘과 땅, 이쪽 저쪽에서 하나님의 돌보심을 받을 수 있는 자가 된 것이다. 고로,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우리 믿는 이들 안에 계시니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겠으며, 겁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죽으면 천국이요 살아있으면 기도하고 복음전하면 될 것이다. 건투를 빈다.
2019년 2월 24일(주일)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