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오늘날 천주교(로마카톨릭)과 개신교(개혁교회)는 많은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예를 들어, 천주교와 개신교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신관이 같고, 사도신경도 신앙고백으로 같이 고백한다. 그런데 판이하게 다른 것도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리아숭배사상"과 "연옥사상"이라고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연옥교리"는 종교개혁의 단초를 제공한 아주 중요한 주제였다. 왜냐하면 연옥교리 때문에 행위구원론이 나오게 되고, 연옥교리 때문에 죽은 자를 위한 예배 곧 추도예배와 장례예배가 교회 안에까지 들어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연옥교리를 쉽게 생각해서는 아니 된다. 그래서 오늘은 연옥이란 무엇을 가리키며 이것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가 그리고 천주교에서는 어떤 성경적인 근거로 이 교리를 주장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래서 죽은 자의 사후 세계에 대한 바른 성경적 견해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2. "연옥"이란 어떤 장소인가?
"연옥(煉獄,purgatory)"이란 어떤 곳인가? 연옥이란 사람이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는 영의 일시적인 감옥과 같은 곳인데, 로마천주교에서 만들어낸 것으로서 지옥과 천국도 아닌 제3의 장소를 가리킨다. 연옥이란 로마 가톨릭에서 죽은 영혼이 천국에 가기 전, 생전에 지은 가벼운 죄(小罪, Venial Sin)들을 씻기 위해 일시적으로 머무는 장소를 가리킨다. 이곳은 지옥에 들어갈 자가 가지는 않는다. 결국 천국에 들어갈 사람이기는 하지만 거기에 들어가기에는 좀 부족한 자가 잠시 들어가서 불로 연단을 받아 정결케되는 중간 단계의 처소인 것이다. 그렇다. 한 영혼이 예수님을 믿고는 있으나, 천국으로 가기에는 자격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해서 지옥에 갈 정도로 큰 죄를 짓지 않은 자가 가는 곳이 바로 연옥인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030-1032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 49항). 이곳에 머무는 자들은 세상에 사는 동안 회개하지 못한 가벼운 죄들을 지었던 자들이다. 이들은 그곳에 들어가 자신의 죄를 씻고 불로 정화를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곳은 심판의 장소로 보지 않고, 일종의 정화의 장소로 본다. 그러므로 여기 머무는 영혼은 결코 지옥으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상은 카톨릭교리에 나오는 주장들을 종합해서 정리해 본 것이다.
3. 연옥교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연옥사상은 사실 신구약의 중간시대(B.C.400~4년)에서부터 기인한 것이다. 왜냐하면 연옥이란 죽은 자들을 위하여 속죄제사를 드렸던 마카비 시대의 일들에서부터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예수그리스도께서 골고다에서 속죄제사를 완성한 이후에는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연옥"이라는 교리는 사실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죽은 자를 위한 기도"는 사실 기독교 초기 교부 때에도 있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이레네우스, 예루살렘의 키릴, 어거스틴, 크리소스톰, 암브로시우스 등은 죽은 자를 위한 기도에 대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옥"이라는 용어는 로마의 제63대 로마감독이자 제1대 교황이라고 자처했던 그레고리 1세가 처음으로 주장한 것이다. 그는 오른편(?) 강도가 들어간 장소가 성경에 "낙원"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그가 천국에 들어갈 공로를 갖지는 못했기 때문에, 그가 들어간 곳은 "연옥"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사람이 지은 죄를 대죄와 소죄로 나누었는데, 소죄는 심판전에 연옥의 불로써 정결케 되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다른 사람의 중보기도에 의해서 연옥으로부터 구원받아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래서 생겨난 교리가 "연옥교리"인 것이다.
4. 연옥교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사실 연옥교의 핵심은 구원론에 있는 것이다. 연옥교리가 사실은 인간이 자신의 공로로 구원받는 것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과연 어떻게 구원받는가? 천주교(로마카톨릭)에서는 믿음만으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사람이 구원받으려면 믿음만으로는 안 되고, 구원받을 공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 필요한 사람의 공로에는 선행, 기도(금식기도, 중보기도), 울음(통곡), 헌금, 경건행위 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로 저들에게 연옥은 이미 고해성사와 세례를 통해서 죄용서는 받았으나 이 땅에 죄에 대해 속죄를 다 하지 못한 자가 들어가는 곳이다. 믿음을 가졌던 자라도 천국에 들어가기에는 부족한 자가 일시적으로 들어가서 형벌을 받으면서 불로서 연단을 받는 곳이 곧 연옥인 것이다.
그런데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사람이 죽으면 이미 모든 것이 끝난 상태이기에 더이상 무엇인가를 바꿀 수 없는데도, 천주교에서는 천국에 들어가기에는 부족하더라도 연옥에 들어가서 연단을 받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옥에 있는 사람이 하루라도 빨리 연옥에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도록, 누군가가 그를 위해 미사를 드려준다거나, 중보기도를 해주거고, 헌금을 해주게 되면, 그가 연옥에서 보내는 생활이 감축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이미 죽은 자신의 부모가 연옥에 있다면, 자식들은 그 부모가 연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빨리 탈출하여 천국에 들어가기를 바라지 않는 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므로 자식들은 부모를 위해 기꺼이 거금의 헌금을 내는 것이다. 또한 본인이 죽을 때에 자신도 천국에 바로 못 들어갈 것 같으면, 죽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천주교에 헌납하는 것이다. 죽어서 바로 천국에 들어가려고 말이다. 연옥은 사실 가기 싫은 곳이기 때문이다. 연옥에는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세 로마교황청에서 발행하는 면죄부는 이 모든 것을 면죄해준다고 하니, 그것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것이다. 즉 누군가가 면죄부를 구입하게 되면, 연옥에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다 면죄부를 다 구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주교가 돈이 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어쩌면 천주교에서의 연옥이란 성경의 음부와 똑같은 개념과 같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곳에서의 연단의 기간이 차면 그곳에 있던 사람이 천국으로 이동한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그러니까 그가 천국에 들어갈 사람인데, 그에게 공로가 부족하고, 여전히 지은 죄가 있어서 그러한 죄값을 다 치르기 위한 장소로서 연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는 다 구원을 믿음만이 아니라 공로로 얻는다는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사람이 어떻게 구원얻는다라고 말하는가? 그것은 오직 믿음과 회개라고 가르치고 있다(막1:15). 믿음만으로도 아니 되며, 공로로도 아니 된다. 오직 믿음과 회개로 천국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십자가에 못박혔던 오른편(?) 강도를 보라. 그는 공로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죄인됨에 대한 시인으로 그날 그는 하늘에 있는 의인들의 처소인 낙원(곧 천국으로 바뀜)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므로 공고로 천국에 들어간다는 것도 잘못된 주장이며, 동시에 믿음만으로 천국에 들어간다는 것도 온전한 것이 결코 아니다.
5. 연옥교리를 과연 성경이 지지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성경은 연옥교리를 지지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연옥교리는 66권의 성경(정경)이 아니라 외경(마카비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마카비하 12장을 보면, 유다 마카비가 전장에서 전사한 사람들의 사죄를 위하여 기도와 제물을 바친 일이 나온다. 로마카톨릭 신부들은 이 구절을 이용하여 죽은 자가 머무는 연옥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외경은 성령으로 영감된 성경책이라는 교회가 인정하지 않았던 책에 불과하다. 둘째, 연옥교리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성경구절들은 천국이 들어가기 전에 연단하는 장소로서 연옥을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있다고 주장하는 성경구절을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로, 베드로사도가 기록하기를, 부활하신 예수께서 영으로 가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선포하셨다고 증거하고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옥"이라는 장소가 곧 "연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용상 그곳은 천주교가 말하는 연옥이 아니다. 천주교에서 말하는 연옥은 이미 죄사함을 받아 천국에는 들어갈 사람이지만 천국에 들어갈 공로가 부족하거나 소죄의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한 자가 들어간다고 주장하는데, 벧전3장에 언급된 옥에 있는 영들은 벧전3:20에 보면, 그들은 천주교가 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은 노아의 날 방주를 예비할 동안에 하나님이 오래참고 기다리실 때에 복종하지 않던 자들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들은 노아의 음성을 듣지도 않은 자들이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지도 않았던 자들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들어간 곳은 중간단계이 연옥이 아니라, 구약에서는 "음부"요 신약의 용어를 빌리자면 그곳은 "지옥"이다.
둘째로,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께서 형제에게 죄를 짓고도 화해하지 않는 자는 옥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옥에서 하나라도 남김없이 다 갚기 전에는 못 나온다고 했으니(마5:25~26), 이곳이 바로 연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 해석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죄를 지어서 가는 장소는 "지옥"이지 결코 "연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죄를 지은 자가 자신의 죄값을 다 치르기 전까지는 결코 지옥에서 나올 수 없다는 뜻으로서, 죄를 지은 자는 영원한 불못의 형벌을 받게 될 것임을 알고 빨리 살아있을 때에 회개하라는 말씀이다. 여기에서의 감옥은 지옥의 감옥을 가리키는 것이지 중간상태인 연옥의 감옥은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셋째로, 고전3:10~15의 말씀인데, 여기서는 마지막 때 심판의 날에 사람은 자신이 세운 공력을 따라 심판을 받게 되는데, 만약 그날에 공력이 불타 없어지는 자라면 그는 해를 받게 될 것이지만, 자신은 구원은 받되 불 가운데서 받은 것 같으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사람이 천국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가정했을 경우, 우리가 이 지상에서 쌓아놓은 공력을 하나님께서 시험할 것인데 그때의 시험을 과연 이길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씀하는 대목이다. 그만큼 천국에 들어가서 상급을 받을 자가 적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것은 비유적인 표현이다. 그런데 마치 진짜 공력에 따라 구원받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공력에 대한 상급을 받게 될 것인지 받지 못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변인 것이다. 이 구절들은 사실 연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낼 수 없는 것들이다.
6. 나오며
연옥은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때에도 오로지 천국과 지옥을 비교해가면서 언급하셨던 것이지 중간상태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천국와 지옥은 구약시대로 치자면, 그곳은 "낙원과 음부"였다. 그리고 낙원은 셋째하늘에 있었고, 음부는 지옥의 땅 속에 있었다. 눅16장에 나오는 부자는 하늘을 우러러서 쳐다본 것이지 옆에 있는 거지 나사로를 쳐다 본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순절성령강림이후 모든 사람은 죽으면 참된 성도는 생명의 부활을 입고 즉시 세마포로 갈아입은 채 심판을 받고 천국에 들어간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와는정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오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오순절성령강림 이후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는 이제 갓 예수님을 믿고 회개를 통하여 이동하게 될 천국과 지옥인 것이지, 연옥에 들어간 자를 어떻게 구출해낼 것인가 혹은 자신이 연옥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어떤 공로를 쌓아야하는가에 대해서 초점이 없다.
그렇다. 오순절성령감이후에 죽은 사람의 영혼은 곧바로 심판받아 천국과 지옥으로 가는 것이지 제3의 장소로 이동하여 거기서 심문을 받는다거나 연단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천국가기 위해서는 날마다 우리의 믿음을 점검하고 지은 죄가 있다면 생각나는 즉시 다 회개해야 한다. 회개하지 않은 죄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2019년 10월 13일(주일)
정병진목사
[참고] 사람이 죽은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살전4:13~18)
(음부와 낙원, 천국과 지옥, 연옥, 부활체, 천년왕국)
[날짜] 2019-10-13(주일)
[영상] https://youtu.be/V1Nvag4us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