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입니다.
제목: 동방박사들은 언제 베들레헴에 도착했으며그들이 보았던 그 별의 정체는 무엇이었는가?(마2:1~10)_2019-12-24(화)
1. 동방박사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동방박사들의 아기예수 방문은 지어낸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동방"(아나톨레)은 예루살렘의 동쪽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박사(마고스)"는 전문천문역학자를 가리키는 말이었기에, 당시 동방박사들은 파르티아제국(B.C.247~A.D.226)의 왕궁자문위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바벨론과 페르시아제국으로 이어지는 대제국의 천문연구학자들의 후예로서, "파르티아"에서 별을 연구하던 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어느날 놀라운 별 하나를 발견하고는 그 별이 알려주는 위대한 인물을 찾아서 예루살렘으로 순례의 길을 떠난 것입니다.
2. 동방박사들의 방문과 별에 관한 이야기는 진짜 있었던 사건인가요?
동방박사들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유대인의 왕의 탄생을 알려주었던 "그 별"입니다. 그런데 개역성경만 보면 동방박사들이 예루살렘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가려고 할 때에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었"던 그 별이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마2:9). 이는 별이 꼭 예루살렘에서 사라졌다가 베들레헴으로 향하자 다시 나타난 것 같은 인상을 주며, 이동하던 별이 갑자기 뚝 멈춰서서 아기예수께서 태어나신 그 집을 비추었던 것처럼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헬라어 원문에는 "문득"이라는 말도 없고, "머물러"라는 말도 없습니다. 고로 헬라어원문에 따르면, 박사들이 헤롯왕의 말을 들은 후에 그곳을 떠나갔을 때에, 그들이 동방에 있을 때에 보았던 바로 그 별이 그들을 앞서가고 있었으며, 그 별은 아이가 계속해서 있었던 장소 위에 설 때까지 앞서가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을 뿐입니다.
3. 동방박사들은 아기예수께서 탄생했던 베들레헴을 언제 방문했었나요?
보통 사람들은 아기예수께서 탄생하자마다 마굿간에 있을 때에 동방박사들이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사실은 그것이 아닙니다. 아기예수께서 태어나고 나서 적어도 6~8개월 정도, 많으면 2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였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첫째, 동방박사들이 방문한 장소가 '마굿간'이 아니라 어떤 '집'(오이키아)이었기 때문입니다(마2:11). 마굿간으로 집 안으로 옮긴 후였습니다. 둘째, 헤롯대왕이 말했던 아기는 헬라어로 "갓난아기"(브레포스)가 아니라 "아이"(파이디온)라고 언급되어 있기 때문이며(마2:8), 동방박사들이 경배했던 예수님도 "아기"(브레포스)가 아니라 "아이"(파이디온)였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마2:11). 다시 말해, 헤롯대왕은 아기가 태어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 동방박사들의 방문을 통해서 비로소 메시의 탄생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셋째, 나중에 헤롯이 동방박사들에게 속은 줄 알고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역들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다 죽이라고 하는데, 2살부터 그 아래를 기준으로 죽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마2:16). 만약 그 시기가 예수께서 태어난 직후(갓난아기)였다면, 헤롯대왕은 갓난아기를 죽이라고 명령했을텐데, 헤롯이 동방박사들로부터 메시야의 탄생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이미 아기가 좀 자란 상태인지라, 처음부터 "갓난아기"라고 말하지 않고, "사내아이"(파이디온: 7세 이상의 아이)를 죽이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4. 동방박사들은 얼마나 걸려서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에 도착한 것인가요?
동방박사들이 보았던 그 별은 자기들이 살던 지역 곧 파르티아제국의 수도였던 니사(Nisa)에 있을 때에 보았던 바로 그 별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특이한 별이라고 판단했던 그 별은 그들이 파르티아에서 본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별의 이동경로를 따라 그들은 서서남쪽으로 서서남쪽으로 이동했던 것입니다. 거리상 계산해보면, 니사에서 베들레헴까지는 약 3,200km나 됩니다. 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가 약 800km이니, 그 거리는 4배 정도 더 먼 거리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에스라 7:9에 따르면, 바벨론에서 제2차포로귀환들이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 걸린 기간이 딱 4개월이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걸어서였겠죠. 그런데 동방박사들이 걸어온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낙타를 타고 온 것으로 추정했을 때에, 그들은 적어도 6~8개월 정도가 지난 후에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에 도착한 것입니다(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까지는 약 10km정도). 혹시 그들이 걸어서 왔다면 약 16개월 정도는 걸렸을 것입니다.
5. 동방박사들이 보았던 그 별은 어떤 별이었나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오늘날에 동방박사들이 방문했을 때가 언제인지 역사적으로 어느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헤롯대왕에 관한 역사적인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과거에 있었던 별들의 움직임을 오늘날에도 모두 다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헤롯대왕은 B.C.37년에 유대인의 왕이 되었으며, A.D.4년에 죽었습니다. 그러니 그 전에 동방박사들은 니사에서 밝게 빛나는 큰 별의 이상한 움직임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때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는 빛나는 별은 목성과 토성입니다. 태양계의 행성 가운데 목성은 지구의 약11배 크며, 그 다음으로는 토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다 다릅니다. 목성은 자전주기가 약 10시간이며, 공전주기는 약 12년 정도입니다. 목성은 지구보다 훨씬 더 빨리 자전하고 있지만, 태양 한 바퀴를 도는 데는 우리보다 12배 느리게 돌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큰 행성은 토성입니다. 그리고 이 두 행성은 서로 만날 때에 더 밝은 빛을 내는데, 20년 주기로 밝은 빛을 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한 번씩 두 별이 앞서거니 뒷서거니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와같은 사실은 16세기의 독일의 수학자요 천문학자와 점성술가였던 요하네스 케플러(A.D.1571~1630)가 발견해 내었습니다. 그러니 동방박사들이 니사에서 보았던 밝게 빛난 별은 목성과 토성이 겹치는 때였을 것이고, 그래서 뭔가를 알아낸 동방박사들이 유대인들의 메시야 사상을 근거로 순례길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앞서가던 목성이 약간 뒤로 움직인 것입니다. 그러더니 다시 앞으로 간 것입니다. 이 때 바로 동방박사들이 예루살렘에서 베들레헴으로 이동하던 시기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별의 움직임은 한 두 해 만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무려 854년만에 한 번 오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 탄생 당시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 만약 그들이 천문학적인 고급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기절초풍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하늘의 별의 움직임을 느닷없이 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그 모든 움직임이 다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실 때에 이스라엘 나라에 개기일식이 있어 낮에 갑자기 어둠이 몰려온 것도 이미 창세 때에 정해놓은 일이었던 것입니다. 하늘의 왕이 이 땅에 오시는데, 온 우주만물이 당연히 그분의 오신 것을 축하하고 드러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를 위해 모든 일을 계획하시고 그대로 이루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 오직 영광을 돌립니다.
2019년 12월 24일(화)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