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선교여행 가운데 가장 큰 결실을 맺은 지역은 과연 어디였을까? 루가오니오 지방의 비시디아안디옥이나 루스드라였을까? 아니면 마게도냐지방의 빌립보나 데살로니가였을까? 아니면 아가야지방의 고린도였을까? 아니면 소아시아지방의 에베소였을까? 이 도시들 가운데에 답이 분명히 있다. 바울의 전도여행은 잘 알다시피 총 4차례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그 중에서 1차전도여행의 핵심지역은 비디시아 안디옥이었고, 2차전도여행의 핵심지역은 빌립보와 데살로니가와 고린도였다. 그리고 3차전도여행의 핵심지역은 에베소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도시들 가운데 하나만을 고르라고 한다면, 역시 에베소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에베소는 바울이 가장 오래동안 머문 지역이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전도의 열매를 맺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바울은 에베소에서 무려 3년간 머물렀으며, 그 중 2년동안은 두란노서원을 빌려서 거기서 머물렀다. 그때 바울은 거기를 찾아오는 모든 유대인과 헬라인들에게 성경말씀을 가르쳤다. 그리고 그때마다 성령이 함께 하는 표적이 같이 나타나곤 하였다. 마치 예수님 당시의 복음전파 때와 거의 똑같았다. 예수님께서도 모든 도시와 마을들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 들어가서 율법말씀을 가르치셨고, 천국복음 즉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전파했으며 그리고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고 귀신들을 내어쫓으셨기 때문이다(마9:35). 그런데 바울이 항상 이처럼 행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바울의 사역 가운데 예수님처럼 똑같이 실행했던 장소는 오직 에베소 뿐이다. 에베소에서 바울은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전파했으며(행19:8), 동시에 귀신들을 내어쫓고 병든 자를 치료했던 것이다(행19:11~12). 사람들은 심지어 바울이 일할 때 땀을 닦는데 사용하던 수건과 작업용 앞가리개였던 앞치마까지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병이 떠나가고 악귀도 떠나가는 일도 있었다(행19:12). 그러므로 당시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온 아시아 사람들이 다 주의 말씀을 들으러 그곳에 왔다고 했다(행19:10).
특히 에베소를 완전히 주 예수의 복음 안으로 가득 채우게 된 사건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그 도시에 유명한 유대인 마술사 집안 때문이었다. 그 집안은 자칭 대제사장가문이었는데, 그 집에는 7명의 아들들이 있었다. 그런데 바울의 복음전파로 인해 그 도시에 얼마나 예수의 이름이 많이 알려졌든지 대제사장이라 불리는 스게와의 일곱 아들들도 예수의 이름을 사용해서 귀신을 내어쫓으려 시도했던 것이다. 그런데 귀신들린 사람이 그 일곱 아들들에게 뛰어올라 그때에 뭐라고 했는지 아는가? "내가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알지만 너희들은 누구냐?(행19:15)" 그러면서 그들 위에 뛰어올라 눌러서 그들을 이겨버렸다. 그러자 그들이 상처를 입고는 벌거벗은 채 도망쳐야 했다. 그러니 이 소식을 들은 에베소의 수많은 마술사들이 스스로 마술책을 가져다가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살라 버렸는데, 그 값을 계산해보니 무려 은 오만 드라크마나 되었다고 한다. 만약 이것을 노동자의 품삯으로 계산해본다면(1일 노동자의 품삯을 5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무려 25억원어치나 되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에베소 시민들은 우상을 섬기고 마술을 행하던 어리석은 자신의 행동들을 뉘우치고 그것을 기꺼이 버렸던 것이다. 그리하여 에베소시를 중심으로 복음은 더 확산되었는데, 그리하여 생긴 교회들이 바로 에베소교회, 서머나교회, 버가모교회, 두아디라교회, 사데교회, 빌라델비아교회, 라오디게아교회, 골로새교회, 히에라폴리스교회 등이었다.
그런데 사도바울의 복음전파가 아시아의 각 지역에 교회를 탄생시키고 그 교회들의 성장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에베소시에 살고 있는 불신자들 특히 우상숭배와 관련된 직종에 참여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에베소는 아시아 최고의 여신인 아데미여신과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모신 거대한 신전이 하나 있었다. 120m에 60m, 높이는 무려 17m인 건물이었는데, 그 건물의 둥그런 기둥만 해도 무려 100여개나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 건물은 당시 세계 제7대 불가사이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에베소는 주변의 아시아 사람들이 와서 그 거대한 신전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아데미신전 모형과 아데미 신상이 그것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기념품은 에베소 은장색 조합원들에게 거대한 돈벌이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울이 신은 사람이 만든 어떤 물건이 아니라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자연스레 신전모형과 아데미신상은 가짜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물건들을 사지 않게 되었다. 결국 은장색 조합원들의 대표자였던 데메드리오가 들고 일어났다. 그는 이렇게 선동했다. "우리가 이제까지 신전모형과 아데미신상을 만들어 풍족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그놈의 바울이라는 녀석이 나타나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들이 아니라 가르치니, 이래서는 우리의 직업이 천하여질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여신 아데미의 신전도 무시당하게 생겼고, 온 아시아와 온 세상이 경배하는 아데미의 위엄도 떨어지게 생겼으니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소?" 그러자 그 이야기를 들은 에베소의 은장색 기술자들은 흥분하게 되었다. 그래서 분노로 충만해진 그들은 한데 모여 평소 때 아데미 여신에게 기도하던 주문을 외치기 시작했다. "위대하다. 에베소 사람들의 아데미여! 위대하다. 에베소 사람들의 아데미여!"하고 말이다. 나중에는 시민들까지 전부 동참하여 시내가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이어 그들은 두란노서원으로 몰려갔지만 바울이 거기에 없자, 바울의 동역자인 마게도냐 사람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를 붙잡아 연극장으로 돌진하였다. 그리고 무려 장장 2시간동안이나 "위대하다. 에베소 사람들의 아데미여! 위대하다. 에베소 사람들의 아데미여!"라고 외쳐대었다. 결국 소요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서기장이 그들을 진정시켰는데, 그는 그리스도인은 아니었지만 참으로 지혜롭고 지도력이 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는 먼저 에베소가 어떻게 아데미와 제우스신의 전각지기가 되었는지를 말하면서 그러한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라고 그들의 의견을 거들어주었다. 그리고 나서는 그런 만큼 경솔하게 행동하면 안 된다면서, 신전의 물건을 도둑질한 것도 아니며 아데미여신을 비방하지도 않은 두 사람,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를 붙잡아 와서는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누구를 고발할 내용이 있으면 재판 날도 따로 있고 총독들도 다 있으니 그들이 서로 고소하게 하라고 말하였다. 듣고보니 그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달은 시민들은 그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과거 이러한 일들이 발생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일하셨는가? 주로 기적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주의 제자들을 건져내셨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세상의 제도권에 있는 사람을 사용하고 세상의 법을 사용하여 주의 제자들을 건져내셨던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통치권력과 법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복음전파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실 수 있으시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놀라우신 역사를 찬양드리지 아니할 수가 없다. 결국 소요사태는 한 순간에 진정되었고,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는 아무런 해를 받지 않고 군중들로부터 빠져나오게 되었으며, 바울도 해를 전혀 입지 않고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복음전파는 성경말씀공부만으로 확장되지 않는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따르는 표적들이 함께 할 때 놀랍게 확장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제사장 스게와의 일곱아들처럼 믿지도 않는데 예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여 망신과 봉변을 당해서도 아니 될 것이다. 또한 데메드리오처럼 종교를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리고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필연적으로 영적인 싸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복음전파를 위해 세상의 법과 질서를 주관하는 권력자들까지도 사용하신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