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자음은 소리를 내는 구강구조를 본떠 만들고 모음은 천지인(天地人) 사상에 입각하여 창제하였다. 그리고 글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결합하였다.
한자는 표의문자(表意文字)의 특성상 그 구성 원리가 전혀 딴판이다. 개괄적으로 본다면 한자는 뜻을 나타내는 의부(義部)와 소리를 나타내는 음부(音部)를 결합하여 하나의 한자를 구성하며 이와 같은 구성이 전체 한자에서 80%를 차지한다.
한자가 형성되는 과정을 따라가보자. 해(日), 달(月), 산(山) 등은 전부 그림 문자이다. 모든 한자는 그림에서 출발하였다. 해를 본뜬 글자가 날 일(日)이 되었듯, 옛날 사람들은 몸을 치장하기 위해 문신을 하였는데 문신의 모양을 본뜻 글자가 글월 문(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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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사물을 본떠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글자화한 것을 '문(文)'이라 불렀다. 이것은 우리말 ‘그리다’, ‘그림’, ‘글’이 모두 같은 어근 '그리다'인 점을 생각해 보면, 그림에서 글자가 탄생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특히 한자가 상형문자임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사물이나 동작, 생각 등을 전부 그림으로 그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몇 가지 글월 문(文)을 합쳐 제3의 글자를 만들게 되는데 이렇게 탄생한 글자를 '자(字)'라고 불렀다. 글월 문 (文) 이 자식을 낳았다고 하여 집 면(?) 자 아래 아들 자(子)를 덧붙여 글자 자(字)를 만들었다. 그리고 글월 문(文)과 글자 자(字)를 합쳐 글자 전체를 '문자(文字)'라 부르게 되었다.
문(文)이나 자(字)와 같이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조자(造字) 원리라고 한다. 문(文)의 조자(造字) 원리는 다시 상형(象形), 지사(指事)로 나누어진다. 자(字)의 조자(造字) 원리는 회의(會意), 형성(形聲)으로 나누어진다.
한편, 한자의 3요소인 모양, 소리, 뜻 중에서 한자의 모양을 유지한 체 소리나 뜻이 다르게 사용되는 용례도 부지기수인데 이와 같은 한자의 사용에 관한 원리를 운용(運用) 원리라고 한다. 전주(轉注), 가차(假借) 등의 원리가 이에 속한다. 하나하나 살펴 보기로 하자.
[한자의 구성 원리 : 육서(六書)]
구 분 |
특성 |
육서(六書) |
한자의 조자(造字) 원리 |
문(文) |
상형(象形), 지사(指事) |
자(字) |
회의(會意), 형성(形聲) |
|
한자의 운용(運用) 원리 |
전용(轉用) |
전주(轉注), 가차(假借) |
상형(象形) 한자는 日, 月, 山과 같이 사물의 모양(形)을 본떠(象) 만든 한자이다. 한자의 기본형(Stem)이기 때문에 많은 상형자가 부수로 사용된다. 그래서 상형 글자의 본래 모습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재미도 있고 기억하기도 편리하여 한자 공부의 가성비(價性比)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지사(指事) 한자는 一, 二, 上, 下와 같이 추상적인 개념(事)을 가리켜(指) 기호로 나타낸 글자이다. 일부 지사자가 부수로 사용된다. 부수는 상형자(象形字)와 지사자(指事字) 중에서 나온다는 점을 기억하자.
회의(會意) 한자는 이미 만들어진 둘 이상의 한자의 뜻(意)을 모아(會) 하나의 새로운 한자를 만든 경우이다. 집을 둘러싸고 있는 담의 모양을 본뜬 둘러쌀 위(口)와 사람 인(人)을 합친 죄수 수(囚), 그리고 나무 목(木)을 두 개 합친 수풀 림(林), 세 개 합친 수풀 삼(森) 등이 회의자의 사례이다.
형성(形聲) 한자는 뜻(形)을 나타내는 부분과 소리(聲)를 나타내는 부분을 결합하여 새로운 한자를 만든 경우이다. 나무 목(木)과 매양 매(每)를 합쳐 매화 매(梅), 말씀 언(言)과 이룰 성(成)을 합쳐 성실할 성(誠)을 만든 것 등이 형성자의 경우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한자의 80%가 형성자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형성(形聲)은 한자 구성 원리의 핵심이다.
한자를 새롭게 만들지는 않고 전용(轉用) 하는 경우도 있다. 전주(轉注)는 이미 만들어진 글자를 굴리고(轉) 물을 대듯이(注) 하여 본래의 뜻에서 유사한 새로운 용례를 만든 경우이다. 말씀 설(設)은 ‘기쁠 열’, ‘유세할 세’로 전용되고, 즐길락(樂)은 ‘음악 악’, ‘좋아할 요’로 전용된다. 뜻이 바뀔 때 음도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차(假借)는 소리가 같거나 모양이 비슷한 글자를 빌려(假借) 서 전용하는 경우이다. 외국어의 표기에 자주 쓰인다. 비구니(比丘尼), 불타(佛陀), 보리수(菩提樹)는 인도어 소리와 가까운 한자를 사용하여 표기한 예이다. 또한, 프랑스를 불란서(佛蘭西), 코카콜라를 코카콜라(可口可樂)이라고 하는 것도 가차의 원리를 따른 예이다. 可口可樂를 굳이 ‘입맛에 맞아 즐길만하다’라고 풀이하지 않고 단지 중국 발음으로 읽으면 코카콜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