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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유의 민속신앙 

칠성신 [ 七星神 ]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민속신앙 중에는 북두칠성에 근원을 두고 있는 칠성신앙이 있습니다. 이 칠성신앙은 무병장수, 소원성취, 자녀성장, 안과태평 등을 관장하는 일곱 명의 신(神)인 칠성신에게 소원을 비는 일찍부터 우리 민족에게 전해내려오던 신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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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신


흔히 칠성신(七星神)을 불교의 칠성여래불(七星如來佛)과 도교의 칠성신이 습합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더욱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신이었다고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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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님 무신도 

옛 여인들이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 놓고 칠성님께 기원을 하거나, 무속신앙의 굿거리 중에서도 가장 크고 웅장하다는 칠성거리로도 알 수 있듯이  도교나 불교가 들어오기 오래전부터 우리의 신앙이었음은 여러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2세기에 이미 칠성이 무신(巫神)으로 등장하고 있던 사실을 이규보(李奎報, 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노무편(老巫篇)의 시문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신라 김유신(金庾信, 595∼673)의 탄생에 대하여 일연(一然)의 『삼국유사(三國遺事)』 권 1 기이(紀異) 1 김유신조(金庾信條)에 “칠요(七曜)의 정기를 타고 났으므로 등에 칠성의 무늬가 있고, 또 신이한 일이 많았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볼 때 본래 우리의 신앙 가운데 칠성신이 있었으며, 이와 흡사한 외래신앙이 들어오면서 이들과 혼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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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거리.jpg


 
칠성거리

중국의 종교인 유교나 도교, 또는 인도에서 전파된 불교, 또는 기독교 등이 정식 종교이며 한국의 민속신앙은 미신 또는 무속신앙으로 국한하여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국의 칠성신앙은  고인돌판에서도  흔적을 찾을 만큼 한국인들의 뿌리에는 칠성신앙이 존재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장독 위에 정화수를 떠놓고 소원을 비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는데요. 지금은 교회나 절에서 소망을 빌지만 한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칠성신에게 공을 들였습니다. 북두칠성에 있는 삼신(三神)할머니로부터 명줄을 받아 어머니 태에 인연을 얻어 태어나고, 죽으면 관 바닥에 북두칠성을 그려 넣은 ‘칠성판’을 지고 북망산천엘 가야만 염라대왕이 받아준다는 게 한국인들의 생사관이었습니다. 

 

삼신할머니탱화.jpg

삼신할머니 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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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판 -  사람이 죽으면 본디 있던 북두칠성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주검을 올려놓는 북두칠성이 그려지거나 구멍이 뚤려있는 판.

그러나 우리 고유의 신인 칠성신도 불교가 들어오며 불교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데요. 불교의 각 사찰마다 칠성각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합니다.

 

칠성각

칠성신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처음에는 사찰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았다가 점차 본래의 기능을 되찾아 별도의 전각인 칠성각에 모셔지게 되었다. 내부에는 칠성삼존불과 칠여래 등을 한데 그려넣은 칠성탱화를 모시며 , 삼존불 좌우에 칠여래와 칠원성군이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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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신이 불교에 흡수되면서 처음에는 사찰의 수호신으로 자리잡았다가 점차 본래의 기능을 되찾아 별도의 전각인 칠성각에 모셔지게 되었다. 정면 1∼2칸, 측면 1칸으로 대부분 규모가 작지만, 삼성각이라고 해서 칠성신을 산신·독성과 함께 모실 때는 칠성만을 모시는 전각보다 크게 짓기도 한다.

내부에는 칠성삼존불과 칠여래 등을 한데 그려넣은 칠성탱화를 모신다. 치성광여래·일광여래·월광여래가 삼존불이 되어 중심을 이루고, 삼존불 좌우에 칠여래와 칠원성군이 배치된다. 또 남극노인성 등 하늘의 천체와 관련있는 신들이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전각의 명칭 칠성(七星)은 구체적으로는 탐랑·거문·녹존·문곡·염정·무곡·파군의 일곱 별로, 각각 부처로 바뀌어 칠여래가 되는데, 예를 들면 제칠파군성군약사유리광여래는 칠성 중 파군이 여래로 바뀐 것이다. 

 

칠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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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한국의 토착신앙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칠성도’에서는 북극성을 상징하는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와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칠성여래(七星如來) 등을 그린것으로 불교와 별자리 신앙의 결합을 보여주는데요. 아래의 칠성도는 같은 별자리를 상징하는 불교와 도교의 존격이 서로 상응하는 구도로 그려져 눈길을 끄는데, 상단에서는 치성광여래가 칠성여래를 거느리고 하단에서는 자미대제(紫微大帝)가 칠원성군(七元星君)을 거느려, 불교와 도교의 세계를 한 화면에 담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에도 여전히 불교에 녹아있어 지금도 사찰에 가면 칠성을 비롯해 산신등을 모시는 전각이 있고 그 앞에서 저마다 소망을 담아 간절히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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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사 칠성도


대부분 칠성님이라 하면 북두칠성을 말합니다. 또 장소마다 칠성을 붙여 칠성신의 종류는 많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여러 칠성신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신인 칠성님은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칠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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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칠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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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신은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각 별마다 하는 역할도 각각 다릅니다. 

제1성은 천추성(天樞星) 또는 생기탐랑성(生氣貪狼)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도리를 펼치는 별로, 천제의 임무를 수행하는 별입니다. 
북극성과 함께 하늘의 중심을 잡아준다고 하는데 이 별에서 황제를 탄생시킨다고 하며, 쥐띠에 태어 난 인간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제2성은 천선성(天璇星) 또는 천을거문성(天乙巨門)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창고요, 복 주머니의 원천이 되는 별입니다. 
임금의 족보를 관장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왕족의 족보를 선원보(璇源譜)라고 하는데 그 이름을 천선성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천선성은 인간의 식록을 주관하므로 칠성님 전에 복을 비는 이유가 바로 이 별 때문이며 우리가 설날 복주머니를 차고 다니는 이유와 
섣달그믐에 팔았던 복조리 등은 바로 이 별의 감응을 받아 복을 받기 위함입니다.  소띠와 돼지띠에 태어난 인간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제3성은 천기성(天璣星) 또는 화해녹존성(禍害祿存)이라고 하는데, 인간이 복을 받은 만큼 화도 함께 받게 하는 별로서, 인간이 평생을 노력하여 살 만큼 되었다고 안심할 때 일시에 재물이며 생명을 앗아가는 역할을 담당한 별입니다. 흔히 주변에서 “살 만하니 죽었다”는 말은 녹존성에서 장난을 친 것이라고 하는데요. 인간이 살 만큼 될 때까지는 수많은 고생도 하였지만 남에게 못할 짓도 많이 하였을 것인데, 이 때 남에게 덕을 베풀지 않으면 이 별에서 그 사람을 데리고 가게 된다고 합니다. 즉 칠성판을 상징하는 별로서, 인간의 죽음을 관장합니다. 호랑이띠와 개띠에 태어 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제4성은 천권성(天權星) 또는 육살문곡성(六煞文曲)이라고 하는데 육살이란 경양(擎羊), 타라(陀羅), 화성(火星), 영성(鈴星)의 네 살성과 천공(天空), 지겁(地劫)이라는 두 흉성을 합친 것을 말합니다. 이 별은 하늘의 권력을 잡는 별로써, 이 별에 조응하면 권력은 잡으나 요절하는 수가 생긴다고 하며, 세조 때 남이장군과 중종 때 조광조가 여기에 해당되나 이 별의 정기를 타고나야만 크게 출세할 수가 있고합니다. 권세를 좌우하는 별이며,
토끼띠와 닭띠에 태어난 사람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제5성은 옥형성(玉衡星) 또는 오귀염정성(五鬼廉貞)이라고 하는데 북두칠성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늘의 형벌을 시행하는 별로서 중심을 잘 지키면 세종대왕과 같은 명군이 나와 태평성대를 이루지만 그렇지 못하면 연산군이나 스탈린 같은 사람이 나온다고 하며, 민가에서 이 별에 조응하면 효자와 망나니가 나온다고 합니다. 용띠와 원숭이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제6성은 개양성(開陽星) 또는 연년무곡성(延年武曲)이라고 하는데, 자미궁의 방어를 책임지는 별로서 북두칠성 중, 힘이 가장 강력하다고 합니다. 또 악살과 흉성을 물리치며 오른손에 천부인을 들고 있다 하며, 천둥 번개를 치도록 명하며 하늘의 모든 별을 부릴 수 있습니다.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로서, 이 별은 인간의 수명을 무쇠에 돌 끈 단 듯 길게 늘려 주는 별입니다. 특히 노인들이 이 별에다 빌면 수명이 연장된다고 하는데 칠성님께 명을 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뱀띠와 양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제7성은 요광성(搖光星) 또는 파군절명성(破軍絶命)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기운을 관장하는 별로서 특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별입니다. 옛날 임금들과 장군들은 요광성을 군사의 신(軍神)으로 모시고 초제(醮祭)를 지냈는데, 초제를 가장 먼저 지냈던 왕이 14대 한웅천왕인 자오지천왕 일명 치우천왕 이라고 합니다. 말띠에 태어난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관장합니다.

그리고 북두칠성은 일곱 개의 별이 아니라, 우리가 육안으로 잘 볼 수 없는 2개의 별이 더 존재하고 있는데요. 이 별은 칠성의 첫째별인 천추성의 좌우에 자리 잡고 있으며,  좌측에 있는 별을 보성(輔)이라 하고 우측별을 필성(弼)이라고 합니다. 이 두 별을 합쳐서 좌보우필성이라 합니다. 

우리민족은 칠성 즉 부두칠성과 오랜 세월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고조선 때에는 무덤인 고인돌 뚜껑 위에 북두칠성을 그려 넣었고 그 뒤를 이은 고구려 역시 무덤 속에 북두칠성을 크게 그려 넣었으며, 이어서 고려도 그러하였고 조선시대에는 북두칠성을 새겨 넣은 칠성판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는 칠성판 위에 누워야 편안히 염라대왕을 통과하고 칠성님 품으로 돌아 갈 수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칠성은 우리에게 수명을 관장하고 복을 주기도 하지만 우리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도 관장하고 있습니다. 칠성판은 현재에도 여전히 장례절차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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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민족이 옛부터 믿어왔고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있는 칠성신앙, 어느덧 우리는 과거의 풍습이나 미신으로 치부해버리곤 하는 우리만의 민속신앙은 서구화와 함께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비록 칠성신과 일곱개의 별은 잊혀졌지만, 사찰이나 장례절차 등 우리의 생활 속에 여전히 현재에 남아 있는 칠성신앙, 이러한 칠성신앙을 한국의 전통 신앙, 민속 문화로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보존할 수 있도록, 우리의 전통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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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주사의 칠성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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