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묵상입니다.
제목: [기독론(63)]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05)_아론 반차 아닌 멜기세덱의 반차(히7:1~28)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He_1VxX4Drk
1. 들어가며
우리가 성경을 깊이 연구하다 보면, 구약의 율법과 제사 제도가 얼마나 정교하게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고 있는지 깨닫고 거룩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 구약 성경 중에서도 레위기는 하나님께서 죄인인 인간을 어떻게 만나주시고 죄를 씻어주시는지를 보여주는 구원의 설계도와 같다. 그리고 신약의 히브리서는 그 레위기의 설계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어떻게 완벽하게 성취되었는지를 낱낱이 해설해 주는 영적인 설명서다. 이 두 권의 책을 짝을 지어 온전히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십자가 구속 사건의 우주적인 크기와 깊이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는 구약의 대제사장인 아론과 그의 자손들이 수행했던 직무와 그들이 입었던 거룩한 의복을 살펴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 되심을 살퍄보았다. 그러나 히브리서 기자는 우리를 더 깊고 놀라운 영적 세계로 안내한다. 그것은 바로 인류의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아론의 반차, 즉 아론의 계열을 따라오신 분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선언이다. 아론의 제사장 직분은 모형이자 그림자였을 뿐, 예수님은 창세기에 홀연히 등장했던 신비의 인물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영원하고도 완전한 대제사장으로 이 땅에 오셨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아론 계열이 지닌 율법적 한계를 뛰어넘어 맹세로 세워지신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역을 해부하며, 장차 우리가 천국에서 누리게 될 영광스러운 제사장이자 왕의 직분에 대해 깊이 살펴 보도록 하자.
2. 히브리서가 아론이 아닌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실 때, 제사장의 직분은 오직 레위 지파 중에서도 아론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손들만이 독점적으로 수행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하셨다. 만약 아론의 자손이 아닌 다른 지파의 사람이 제사장의 고유 권한인 분향을 하거나 제사를 집례하려고 하면, 고라 자손의 반역 사건이나 웃시야 왕의 문둥병 사건에서 보듯 하나님의 맹렬한 진노와 심판을 받아야만 했다. 율법의 철저한 규례에 따르면 제사장은 반드시 레위 지파 아론의 후손이어야만 했다.
그런데 신약의 족보를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레위 지파가 아닌 유다 지파, 즉 다윗의 혈통을 타고 이 땅에 오셨다. 유다 지파는 왕이 나오는 지파이지 제사장이 나오는 지파가 아니다. 그렇다면 율법의 엄격한 규정에 어긋나 보이는 예수님께서 어떻게 온 인류의 죄를 속량하는 대제사장의 직무를 합법적으로 수행하실 수 있었단 말인가? 히브리서 기자는 바로 이 거대한 영적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예수님이 육신에 속한 율법의 계명을 따르지 아니하고 오직 무궁한 생명의 능력을 따라 아론보다 훨씬 앞선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대제사장이 되셨음을 강력하게 논증하는 것이다(히 7:15-17).
히 7:15-17 멜기세덱과 같은 별다른 한 제사장이 일어난 것을 보니 더욱 분명하도다 그는 육신에 속한 한 계명의 법을 따르지 아니하고 오직 불멸의 생명의 능력을 따라 되었으니 증언하기를 네가 영원히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이라 하였도다
하나님은 창세 전부터 인류를 구원하실 완벽한 계획을 세우셨다. 아론의 제사장 직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에 도착한 즈음에 비로소 율법으로 제정된 임시적인 제도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보다 오백 년이나 앞선 아브라함 시대에 이미 멜기세덱이라는 신비로운 제사장을 등장시키셨고, 다윗을 통해 그 영원한 제사장의 도래를 예언하셨다. 예수님은 타락하고 변질되기 쉬운 인간의 혈통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의 영원한 맹세와 불멸의 생명 능력을 통해 세워지신 가장 완전하고 거룩한 대제사장이심을 선포하기 위해 히브리서는 멜기세덱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3. 아론 계열의 대제사장 직분이 지닌 근본적인 영적 한계와 약점은 무엇이었는가?
하나님께서 아론의 반차를 따르는 제사장 제도를 영원히 유지하지 않으시고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새로운 대제사장을 세우셔야만 했던 이유는, 아론 계열의 제사장들이 가진 치명적이고도 근본적인 영적 한계 때문이었다. 히브리서는 율법이 아무것도 온전하게 하지 못하며, 아론 계열의 제사장 직분은 연약하고 무익하여 결국 폐하여질 수밖에 없는 모형이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히 7:18-19).
히 7:18-19 전에 있던 계명은 연약하고 무익하므로 폐하고 (율법은 아무 것도 온전하게 못할지라) 이에 더 좋은 소망이 생기니 이것으로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가느니라
아론 계열 대제사장들의 첫 번째 치명적인 약점은 그들 자신이 흠이 많고 타락한 죄인이었다는 점이다. 아론은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간 사이 백성들의 요구에 굴복하여 금송아지 우상을 만든 장본인이었다. 그의 첫째와 둘째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다른 불로 분향하다가 즉사했다. 시간이 흘러 엘리 대제사장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성소에서 악행을 일삼았으며, 신약 시대의 가야바와 같은 대제사장들은 완전히 정치 집단으로 타락하여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데 앞장섰다. 이처럼 대제사장 본인이 죄인이었기에, 그들은 백성의 죄를 속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위한 속죄제를 끊임없이 드려야만 했다.
두 번째 약점은 그들이 육체의 죽음이라는 사망 권세의 지배를 받는 유한한 인간이었다는 점이다(히 7:23-24). 인간 대제사장은 아무리 훌륭해도 늙고 병들어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죽음으로 인해 그 직분을 영원히 이어갈 수 없었으므로, 아론에서 셋째 아들 엘르아살로, 엘르아살에서 장자 비느하스로 계속해서 직분을 세습하고 사람을 갈아치워야만 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사망 권세를 짓밟고 부활하사 영원히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주님은 죽지 않으시기에 그 제사장 직분도 영원히 갈리지 아니하며, 항상 살아서 우리를 위해 중보하시고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큰 대제사장이 되시는 것이다.
히 7:23-24 제사장 된 그들의 수효가 많은 것은 죽음으로 말미암아 항상 있지 못함이로되 예수는 영원히 계시므로 그 제사장 직분도 갈리지 아니하느니라
4. 창세기에 등장하는 멜기세덱은 누구이며, 그가 아브라함을 축복한 사건의 영적 의미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예수님의 영원한 대제사장 직분을 예표하는 멜기세덱은 과연 누구인가? 그는 성경 전체를 통틀어 창세기 14장에 홀연히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지극히 신비로운 인물이다. 아브라함이 조카 롯을 구출하기 위해 그돌라오멜의 4개국 연합군과 목숨을 건 전쟁을 치르고 승리하여 돌아올 때,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아브라함을 영접하고 그를 축복한 이가 바로 멜기세덱이다(창 14:18-19).
창 14:18-19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으니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그가 아브람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
히브리서 7장은 멜기세덱에 대해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으며,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아서 항상 제사장으로 있는 자라고 묘사한다(히 7:3). 고대 근동의 족보 중심 사회에서 부모와 혈통의 기록이 전혀 없다는 것은 그가 인간의 물리적 계보를 초월한 영적이고 신적인 기원을 가진 존재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인 아브라함조차 전쟁의 전리품 중 십일조를 멜기세덱에게 바쳤고,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
히 7:3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아서 항상 제사장으로 있느니라
성경은 축복을 비는 자가 축복을 받는 자보다 높은 자임을 명확히 규정한다(히 7:7).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에게 축복을 받았다는 것은 멜기세덱이 아브라함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한 존재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아브라함의 허리에 있던 레위 지파 역시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친 격이 되므로, 멜기세덱의 제사장 직분이 훗날 등장할 아론의 제사장 직분보다 무한히 높고 완전한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아브라함을 축복하고 떡과 포도주를 공급한 멜기세덱은, 장차 마귀와의 치열한 싸움에서 이긴 자들에게 천국의 생명과 안식을 주실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완벽하고 웅장한 모형이다.
참고로, 구약시대에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 등장하는 두 인물 곧 가나안 정복 시대의 '여호수아'와 통일왕국 시대의 '다윗'을 언급하고 있는 여호수아서와 사무엘하에 동시에 등장하는 하나의 책이 있는데, 그 책 이름은 '야살의 책'이었다(수 10:13, 삼하 1:18). 그런데 이러한 야살의 책에 따르면, 샬렘 왕 멜기세덱은 노아의 첫째 아들 '셈'이라고 나온다.
5. 멜기세덱이 샬렘 왕이자 의의 왕이라는 칭호는 예수님의 어떤 통치 사역을 예표하는가?
히브리서 기자는 멜기세덱의 이름과 그가 다스리던 지역의 명칭을 헬라어로 번역하여 그 속에 담긴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역을 정밀하게 해부한다. 멜기세덱이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왕'을 뜻하는 '멜레크'과 '의'를 뜻하는 '체데크'의 합성어다. 직역하면 '의의 왕'이라는 뜻이다. 또한 그는 '샬렘 왕'이었는데, 샬렘은 평화, 평강을 뜻하는 샬롬에서 파생된 고대 예루살렘의 지명이다(시 76:2). 따라서 멜기세덱은 의의 왕인 동시에 평강의 왕이라는 놀라운 칭호를 갖게 된다(히 7:2).
시76:1-2 하나님은 유다에 알려지셨으며 그의 이름이 이스라엘에 알려지셨도다. 그의 장막은 살렘에 있음이여 그의 처소는 시온에 있도다
히 7:2 아브라함이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나누어 주니라 그 이름을 해석하면 먼저는 의의 왕이요 그 다음은 살렘 왕이니 곧 평강의 왕이요
이 두 가지 칭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장차 완성하실 우주적인 통치의 본질을 정확하게 예언하고 있다. 이 세상의 타락한 통치자들은 불의와 무력으로 나라를 다스리며, 거짓된 평화를 강요한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의 피로 인류의 죄를 완벽하게 속량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무서운 공의를 철저히 만족시키셨고, 하나님과 원수 되었던 우리를 화목하게 하사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주셨다. 주님은 불의가 조금도 섞이지 않은 완전한 의의 왕이시며, 영혼의 모든 질병과 저주를 치유하시는 진정한 평강의 왕이시다.
또한 가나안 정복 시기에 여호수아의 군대를 맞아 강력하게 정항했던 가나안 중부지역 연합군들의 대표가 바로 예루살렘 왕 '아도니세덱'이었는데, 이는 원래 예루살렘의 왕이 '멜기세덱(멜레크+체데크=의의 왕)'임과 동시에 '아도니세덱(아돈+체데크=의의 주)'였음을 말해준다. 비록 시간이 흘러 샬렘왕 멜기세덱의 후예였던 아도니세덱이 가나안 족속의 하나인 여부스족속과 이미 하나되어, 이스라엘군대에 맞서는 가나안 맹주의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그 이름에서 우리는 놀라운 발견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 예수께서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라고 불리는가?(계 17:14, 19:16, 딤전 6:15) 그것은 바로 샬렘 왕 멜기세덱이 동시에 아도니세덱이었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샬렘 왕 멜기세덱이 다스리던 도시 '샬렘'이 훗날 여부스 족속에게 점령당했다가 다윗 왕에 의해 마침내 정복되어 다윗 성, 곧 시온 산성이 있는 '예루살렘'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 다윗이 세운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은 하늘에 있는 참된 본향의 모형이 된다. 멜기세덱이 샬렘을 통치하던 왕이었듯,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영원한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장차 우리가 들어가게 될 새 하늘과 새 땅, 곧 새 예루살렘 성에서 만왕의 왕이시자 만주의 주로 세세토록 통치하실 것임을 이 역사적 지명이 찬란하게 예표하고 있는 것이다.
6. 다윗이 시편 110편을 통해 예언한 영원한 제사장의 맹세는 어떻게 성취되었는가?
멜기세덱의 등장이 모세의 율법보다 500년이나 앞선 창세기 14장의 사건이었다면, 이 신비로운 대제사장이 장차 메시아로 오실 분임을 완벽하게 연결한 사람은 바로 '다윗'이다. 모세의 율법 시대가 열린 지 약 500년이 흐른 기원전 천년경, 이스라엘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던 다윗 왕은 성령의 강력한 감동을 받아 장차 오실 메시아, 즉 자신의 자손으로 오시나 영적으로는 자신의 주가 되시는 분의 위대한 대관식을 환상으로 목도했다. 그것이 바로 시편 110편의 장엄한 예언이다(시 110:4).
시 110:4 여호와는 맹세하고 변하지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다윗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장차 오실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 맹세로 언약하시는 장면을 환상으로 보고서 그것을 기록했다. "너는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이 구절이 왜 그토록 중요한가? 아론과 그의 자손들이 제사장이 될 때는 하나님의 맹세가 없었다. 그저 율법의 한 조항에 따라 육신의 혈통으로 임명되었을 뿐이다(히 7:20-21). 그러나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제사장으로 세우실 때 자신의 이름과 영광을 걸고 절대 변하지 않을 맹세를 하셨다. 하나님께서 맹세하셨다는 것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이 언약은 결코 변개되거나 취소되지 않는다는 영원하고도 완벽한 보증이다.
히 7:20-21 또 예수께서 제사장이 되신 것은 맹세 없이 된 것이 아니니 (그들은 맹세 없이 제사장이 되었으되 오직 예수는 자기에게 말씀하신 이로 말미암아 맹세로 되신 것이라 주께서 맹세하시고 뉘우치지 아니하시리니 네가 영원히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다윗의 이 놀라운 예언은 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요 19:30)" 하시고 부활 승천하사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심으로 완벽하게 성취되었다. 타락하여 정치적 집단으로 전락한 부패한 제사장들이 지배하던 이 땅의 성전을 버리시고, 예수님은 당신의 거룩한 피를 친히 들고 하늘 지성소로 들어가 원수 마귀를 발등상으로 짓밟으셨다. 그리고 하나님의 우편 보좌에 앉으사, 맹세로 세워진 영원하고도 완전한 멜기세덱 반차의 대제사장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를 위해 간구하시는 중보의 사역을 완성하신 것이다.
7.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로 아브라함을 영접한 것은 장차 천국에서 어떤 보상으로 완성되는가?
구약의 율법적인 제사장들은 백성이 가져온 짐승의 목을 치고 피를 뿌려 희생 제사를 드리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그러나 멜기세덱이 영적 전투를 마치고 돌아온 아브라함을 맞이할 때 가져온 것은 죽은 짐승이나 피가 아니었다. 그는 살렘 왕이자 제사장으로서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치열한 전쟁에 지친 아브라함을 먹이고 영접했다. 이 독특하고도 놀라운 행동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푸실 '새 언약'의 정수와 장차 천국에서 이루어질 거룩한 보상의 비밀이 깊이 감춰져 있다(요 6:55).
요 6: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예수님은 공생애 마지막 밤,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나누시며 짐승의 고기가 아닌 떡과 포도주를 떼어 주셨다. "이것은 내 몸이요, 이것은 나의 피라" 하시며 십자가에서 찢기실 당신의 살과 흘리실 피를 영원한 생명의 양식으로 주신 것이다(마 26:26-28). 예수님 친히 자신이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영원한 대제사장이심을 이 성만찬을 통해 입증하셨다.
마 26:26-27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 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더 나아가 이 떡과 포도주의 영접은 우리가 장차 천국에서 받게 될 궁극적인 위로와 보상을 예표한다. 아브라함이 목숨을 걸고 연합군과 싸워 이기고 돌아왔을 때 멜기세덱이 그를 축복했듯, 오늘날 이 땅에서 내 몸에 견고하게 뿌리내린 더러운 귀신들과 싸워 이기고 자아를 파쇄하는 영적 전쟁을 치른 전사들을 향한 위대한 보상이 예비되어 있다. 이 땅에서 악한 영을 쫓아내며 승리한 이기는 자들이 천국 새 예루살렘 성에 입성할 때, 만왕의 왕이시자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의 생명 양식과 기쁨의 잔으로 우리를 친히 영접하시며 모든 눈물을 닦아주실 것이다. 이것이 영적 전투를 멈추지 않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천국의 가장 찬란한 위로다.
8.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이 장차 천국에서 누리게 될 최고봉의 직분은 무엇인가?
아론과 같은 구약의 제사장들은 성소에서 향을 피우고 제사를 드리는 종교적 임무만 수행했을 뿐,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권세는 결코 갖지 못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왕권과 제사장권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고, 이를 교만하게 어긴 사울 왕이나 웃시야 왕은 하나님께 버림받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러나 멜기세덱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인 동시에 샬렘을 통치하는 왕이었다. 왕권과 제사장권을 한 몸에 지닌 이 위대한 멜기세덱의 모형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벽하게 성취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차 천국에 입성할 성도들이 누리게 될 최고봉의 직분이 무엇인지를 소름 끼치도록 정확하게 계시한다(계 5:10).
계 5:10 그들로 우리 하나님 앞에서 나라와 제사장들을 삼으셨으니 그들이 땅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 하더라
요한계시록을 보면, 하늘 보좌 곁에 앉아 있는 이십사 장로들과 그들보다 조금 떨어져 보좌에 앉아 있는 십사만 사천 명의 거룩한 무리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24장로들은 금 대접 곧 성도들의 기도와 거문고를 들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제사장의 직무를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신분은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수종 드는 제사장의 직무 봉사자로만 끝나지 않는다. 성경은 그들이 나라와 제사장이 되어 세세토록 왕 노릇 할 것이라고 선포하기 때문이다(계 5:10, 22:5). 즉 천국에서 가장 영광스러운 이기는 자의 반열에 선 자들은, 멜기세덱처럼 하나님을 향해서는 찬양과 기도를 올려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이자, 온 우주를 향해서는 만국을 철장으로 다스리는 영광스러운 왕의 권세를 동시에 행사하는 왕이 되는 것이다.
우리도 만약 이 땅에서 단지 지옥을 면하는 턱걸이 구원에 만족한다면 성 밖의 부끄러운 백성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매일 회개 기도문으로 주님을 보혈을 내게 끌어와, 자기 속에 뼛속 깊이 자리 잡은 악한 영들을 몰아내는 피나는 영적 전쟁을 치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를 정결케 하고 이웃의 영혼을 돕는 영적 전사로 살아갈 때, 주님은 우리를 멜기세덱의 반차를 잇는 거룩한 제사장이자 천국 새 예루살렘 성의 통치자로 높여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창세 전부터 우리를 향해 예비하신 하나님의 가장 위대하고도 찬란한 부르심의 상급이다.
9. 나오며
우리는 히브리서의 깊은 영적 우물을 퍼 올리며, 아론 계열의 불완전한 제사장 제도를 폐하시고 맹세로 세워진 영원한 큰 대제사장,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의 위대한 실체를 살펴보았다. 주님은 연약하고 흠 많은 인간의 혈통에 얽매이지 않으셨다. 십자가에서 당신의 살과 피를 찢어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완성하셨고, 부활 승천하사 하늘 보좌 우편에 앉으심으로 마귀를 멸하시고 만왕의 왕이요 만주의 주로 우뚝 서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예수님은 의와 평강의 왕으로서 우리를 다스리시며, 영원히 살아계셔서 우리를 위해 불꽃 같은 눈동자로 중보하고 계신다.
이제는 껍데기뿐인 종교 생활의 옷을 벗어 던져야 한다. 이 땅에서 잘 먹고 잘살기 위해 교회 마당만 밟고 돌아가는 영적 나태함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하는 것이다. 내 대에서 가문의 저주를 끝장내겠다는 독한 결단으로, 매일 십자가의 피를 바르며 뼛속 깊이 숨은 귀신들을 몰아내는 거룩한 회개의 전사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세상의 악한 영들과 피 흘리기까지 싸워 승리함으로, 장차 주님 다시 오실 때 새 예루살렘 성의 눈부신 보좌 곁에서 제사장의 직분을 다하며 세세토록 만국을 다스리는 찬란한 이기는 자로 우뚝 서게 되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란다.
2026년 04월 10일(금)
정보배 목사
[설교핵심]
이 설교은 히브리서를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이 지닌 독보적인 위상을 구약의 인물인 아론과 멜기세덱의 대조를 통해 설명합니다. 저자 정보배 목사는 예수님이 인간적 한계와 죄성을 지닌 아론의 반차가 아니라, 족보와 시작과 끝이 없는 영원한 존재인 멜기세덱의 반차를 따르는 완전한 대제사장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시편과 창세기를 연결하며 예수님을 영혼을 소생시키는 떡과 포도주를 공급하는 자이자, 승리한 성도에게 복을 비는 왕 겸 제사장으로 묘사합니다. 결론적으로 성도들이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중보를 신뢰하며,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여 천국에서 왕 노릇 하는 이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권면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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