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은 모세오경, 역사서, 선지서, 시가서로 분류되는데, 시가서에는 지혜서(욥기,잠언,전도서)가 들어있다. 그렇다면, 왜 시가서 5권(욥기,시편,잠언,전도서,아가) 가운데 욥기와 잠언과 전도서만을 '지혜서'라고 부르는가? 그리고 잠언을 읽다보면 고대근동과 이집트의 지혜문학과도 일치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왜 그런가? 세상의 지혜문학과 성경의 지혜서는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구약의 지혜서들이 들려주려고 애쓰는 음성은 무엇인가? 그래서 오늘은 구약성경 가운데 지혜서가 왜 쓰였는지를 살펴보고 그것의 유익한 점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자 한다.
1. 들어가며
구약성경 가운데 "지혜서"라는 책들이 있다. 여기에는 3권의 성경책 곧 "욥기, 잠언, 전도서"가 있다. 구약성경은 크게 "모세오경, 역사서, 선지서(예언서), 시가서"로 분류하는데, 그중에 지혜서는 네 번째 그룹인 '시가서' 안에 속한다. 네 번째 그룹인 시가서에는 5권의 책이 있으며, 그 책으로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가 있다. 이것들 중에서 욥기과 잠언과 전도서 3권을 따로 "지혜서"라고 부르는 것이다. 참고로, 로마카톨릭에서는 이 세 권의 성경책 외에도 두 권의 외경(지혜서와 집회서)를 더해서, 5권을 지혜서라고 포함시키고 있다. 오늘은 이것들 가운데 욥기, 잠언(마샬), 전도서(코헬렛)를 왜 지혜서라고 부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3권의 지혜서는 세상의 지혜서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데, 그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 지혜서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에게 지혜서는 어떤 유익이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2. 욥기, 잠언, 전도서를 왜 지혜서라고 부르는가?
'지혜서'라 함은 구약성경 가운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참된 지혜들을 모아놓은 지혜의 문학책들을 일컫는 말로서, 사람이 어떻게 행복을 경험하게 되는지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을 푸는 열쇠로서 지혜가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가르쳐준다. 특히 구약성경 가운데 '욥기'와 '잠언'과 '전도서'는 그러한 지혜에 대해 집중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며, 책 내용에도 "지혜(호크마)"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등장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시편의 일부도 지혜서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시111:10).
3. 세상의 지혜서적들과 성경의 지혜서는 어떻게 다른가?
세상의 지혜서적들과 성경의 지혜서는 그 내용이 많은 부분에서 사실 겹친다. 다시 말해, 바벨론의 지혜서적들이나 이집트의 지혜서적들을 가져다가 성경의 잠언서와 비교해보면 대동소이한 교훈들이 많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지혜서적들과 성경에 있는 지혜서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그것은 단 한 가지 차이에서다. 그 지혜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고백하며, 또한 지혜의 근본이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면 그것은 성경에 있는 지혜서인 것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첫째, 모든 지혜는 사실 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며, 둘째로, 지혜서가 처음 등장한 것이 잠언서인데, 잠언서가 고대 근동지방과 이집트의 지혜를 통달한 솔로몬에 의해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지혜서인 잠언과 전도서는 B.C.10세기경 솔로몬이 왕위로 있을 때에 쓰여진 책이다. 그때에 세상의 지혜의 서적들이 대거 유대교 안으로 들어왔다. 이는 솔로몬이 기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지혜를 받긴 받았으나 고대 근동과 이집트에 있는 지혜서를 참조한 것은 사실이다. 솔로몬에게 있어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거대한 나라는 사실 두려운 대상이었다. 그러자 솔로몬은 기브온에 있는 산당으로 올라갔고 거기에서 일천 번의 번제제사를 드린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 무엇을 줄 것인지 요청하라고 했을 때에 솔로몬은 "나는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 모르니, 백성을 잘 재판할 수 있도록 '듣는 마음'을 주옵소서"라고 요청한다. 그러자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에 맞은지라,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셨다. 뿐만 아니라 덤으로 그가 구하지 않은 부귀와 영광과 장수까지도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때 솔로몬에게 지혜가 임하였고 그의 지혜는 놀랍게 나타났다. 그러자 그가 가진 지혜에 대한 소문은 주변국들로 퍼저나갔고 그것을 들으려고 스바의 여왕도 찾아온다. 그때 솔로몬은 이 세상에 속한 지혜의 책들도 접하게 되었고, 결국 솔로몬의 지혜는 이 세상의 지혜와 함께 하나님의 말씀으로 쓰여진 것이다. 그때 솔로몬이 깨달은 지혜는 무려 3천가지 종류나 되었다고 한다. 즉 그가 쓴 잠언이 3천개였던 것이다(왕상4:32). 그중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잠언의 말씀이 "잠언서(마샬)"에 포함되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잠언서(마샬)"는 솔로몬의 제1잠언, 제2잠언, 제3잠언과 더불어, 현자들의 잠언 및 아굴과 르무엘의 잠언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쓰여있다. 그리고 그것 중에는 히스기야왕때에 신하들이 첨가한 것들이 있다고 쓰여있다(잠25:1).
그리고 구약성경 "전도서(코헬렛)"는 전도자인 솔로몬이 늘그막에 쓴 책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지혜를 받아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던 솔로몬의 유언집과도 같은 책인데, 그는 여기에서 자신이 이 세상의 부귀영화를 다 누려보았지만 다 헛되고 헛된 것들로서 바람잡는 것이었음을 고백하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지혜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알고 그분을 경외하는 것임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욥기"는 욥이 겪는 힘든 고통(이유 없는 재물의 상실, 이유없는 자식들의 사망, 이유없는 질병, 아내로부터 버림받음) 속에서 하나님은 그때 대체 무얼하고 계시며,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이 어디에서 발원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책이다. 여기서 욥은 하나님의 지혜에 비하면 너무나 작은 것밖에 안 되는 지혜를 소유한 자로서, 감히 하나님 안다고 무엇인가를 다 아는 것처럼 말했던 것을 회개한다.
4. 이 세상의 지혜든지 하나님이 주신 지혜든지 지혜를 소유한 자의 결과는 어떠한가?
이 세상의 지혜든지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든지, 사람이 지혜를 소유하게 되면 나타나는 결과는 딱 2가지다. 하나는 재물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이 세상의 지혜를 소유하게 되면, 재물이 뛰따라오게 되고 그것을 벌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통일왕국 때의 솔로몬왕의 경우이고(왕상10:14~29, 대하9:13~29), 이방인 중에는 에스겔선지자가 활동하던 시대의 두로왕의 경우이다(겔28:2~5). 또 하나는 사람이 지혜를 받으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숭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리고 서양의 철학자들이 그렇다. 이 세상의 지혜든지 아니면 하나님의 지혜든지, 지혜를 소유하게 된 자는 복을 받는다(잠3:13,18). 그러면 그는 물질에 있어서 풍성한 축복을 누리게 되며,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숭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귀도 하나님 다음으로 지혜로운 자이므로, 사람에게 지혜가 임할 때에는 사탄마귀가 치고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자기자신에게 마구 물질이 들어오고 있고,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흠숭이 나타나게 되면 혹시 자기에게 사탄마귀가 치고 들어오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5. 이 세상의 지혜만을 알고 터득한 자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무엇인가?
지혜는 사실 모두가 다 하나님께로 온 것이다(잠2:6, 욥12:13, 전2:26). 왜냐하면 하나님은 지혜의 원천이시며 왕이신 분이시다. 그분은 당신의 지혜로 천지만물을 지으셨으며(시136:5, 잠3:19, 렘10:12, 51:15~16), 또한 인간을 지혜로운 존재로 창조하셨다(창1:26~27). 그러므로 사람의 지혜 곧 사람이 갖고 있는 밖으로 니타난 지혜든지, 아직까지 발현되지 아니한 내면의 지혜든지. 그 모든 지혜는 다 하나님께서부터 온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속한 자들은 그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자기에게 온 것인지를 잘 모르고 있다. 그러므로 자기에게 지혜가 나타나서 재물이 풍성해지고 명예와 존숭을 받게 되면 사람은 교만해지게 되어있다. 그런데 교만의 본성은 마귀로부터 온 것이기에, 지혜와 교만이 들어온 자는 마귀에게 속해버리게 된다. 또한 마귀가 자기의 지혜가 풍성함을 알고 자기가 하나님 되려다가 타락하였기 때문에, 사람도 자기의 지혜가 풍성함을 알게 되면 그만 교만하게 되고 타락하게 되어, 자신을 신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 가운데 여러 지도들이 이러한 착각에 빠졌다. 성경에 보면,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왕(단4장)과 두로왕(겔28장)의 경우가 있고, 로마의 황제들에 의하면 네로황제와 도미시안황제가 여기에 속한다.
6. 지혜서가 오늘날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에게는 어떤 유익을 주는가?
그렇다면, 성경에 지혜서들은 예수믿는 우리에게는 어떤 유익을 주는 것인가? 그것은 첫째로, 지혜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분명하게 알게 해 주어, 자신에게 지혜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고 그분만을 높이도록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약성경을 읽었던 자들은 지혜가 자기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지혜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신약에서도 육신을 입고 오신 하나님이신 예수님이야말로 솔로몬보다 더 지혜로운 분이시며(마12:42), 그분이 지혜와 지식의 보화의 창고라는 것을 알게 된다(골2:3). 둘째로, 가장 높은 수준의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잠1:7,9:10,욥28:28,시111:10). 즉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겸손히 낮추는 것이야말로 가장 지혜로운 처사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셋째로, 인간은 자신이 가진 지혜로 도무지 깨달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지혜의 원천이신 하나님께 자신의 문제를 겸손히 아뢰어 하나님의 지혜를 간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욥의 경우다. 지혜서는 말한다. "지혜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잠1:5).
7. 나오며
모든 지혜는 하나님의 것이다. 모든 지혜는 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요 하나님에 의해 주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탄마귀가 그것을 거부하고 하나님께 받은 지혜를 가지고 하나님께 대항했다. 자신의 지혜로 하나님을 이길 것으로 잠시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되었다는 것을 사탄은 알게 되었다. 하늘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때 하늘에서 떨어진 마귀는 자기자신이 누군지를 너무나도 잘 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 세상에 떨어뜨려놓은 이유도 인간이 자기이 가진 자유의지로 하나님을 선택할 것인지 마귀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까지 말이다. ㄱ그러므로 구약성경에 나타난 지혜 중의 지혜는 지혜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다. 그분의 지혜 앞에 무릎꿇고 하나님께 지혜를 간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떠나서 자기의 지혜를 의지하는 자는 결국 마귀의 자식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언제나 모든 지혜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행하기를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가 죽는 그날까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아니하다 깝죽거렸다가는 우리도 마귀처럼 심판을 받고 마귀가 갇히 영원한 감옥(지옥)갇힐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편 인간이 가진 지혜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다음 시간에 살펴보고자 한다.
2019년 9월 20일(금)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