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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5. 19. (화) · 「회개와 천국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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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주소 https://youtu.be/S5SJlQXJh00
날짜 2026-05-17
본문말씀 사무엘상 18:20~24
설교자 정보배목사

2026-05-17(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 [기독론(94)] 다윗의 평생을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준 힘은 바로 그의 출생의 비밀에 있었다(삼상 18:20~24)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S5SJlQXJh00

 

1. 들어가며

  한 사람의 일생을 한 마디 고백으로 압축할 수 있다면, 다윗에게 있어 그 한 마디는 무엇이겠는가? 골리앗을 쓰러뜨린 영광의 순간도, 시편 23편의 깊고 맑은 찬양도,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고 흘린 회개의 눈물도 모두 다윗의 일생을 채운 그 풍성한 색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모든 색채를 가능하게 한 어떤 깊은 토대가 있었으니, 그것은 다윗 자신의 입에서 직접 흘러나온 한 마디 고백이다(삼상 18:23).

삼상 18:23 사울의 신하들이 이 말을 다윗의 귀에 전하매 다윗이 말하기를 왕의 사위 되는 것을 너희가 작고 가벼운 일로 보느냐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 하니라

  "나는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는 이 한 마디가 다윗의 일생을 평생토록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 준 영적 토대였다. 사울왕의 사위가 되는 영광의 자리 앞에서 한 사람은 도리어 자신을 이렇게 낮추었다. 인사치레의 겸손이 아니었다. 단순한 수사도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출생과 신분에 대한 정확한 자기 인식이었으며, 그 자기 인식이 곧 그를 일평생 사울의 길이 아닌 다윗의 길로 걷게 한 비밀의 열쇠였다.

  사울은 자신이 왕이 된 것을 자기의 정체성으로 삼아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 일평생 발버둥쳤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이 왕이 된 것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은혜로만 받아들였고, 그래서 그 자리를 비우라 하시면 언제든 비울 줄 알았다. 두 왕의 운명을 가른 것은 능력의 차이도 아니었고 환경의 차이도 아니었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보았느냐는 그 한 가지 자기 인식의 차이였다.

  그런데 다윗은 무엇을 보았기에 자신을 그토록 낮은 자로 인식했는가? 단지 영적 미덕으로서의 겸손인가, 아니면 그의 출생 자체에 어떤 무거운 비밀이 자리잡고 있었는가? 성경은 그 비밀을 정면으로 드러내 보이지는 않지만, 곳곳에 흩어 놓은 미세한 단서들을 통해 그 비밀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다윗의 평생을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 준 힘이 과연 그의 출생의 비밀에 있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 다윗은 왜 스스로를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 고백했는가?

  다윗이 자신을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 고백한 그 본문의 맥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후 다윗은 사울의 군대 장관이 되어 가는 곳마다 지혜롭게 행하였고, 백성과 사울의 신하들로부터도 합당한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전쟁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스라엘 여인들이 부른 한 노래가 사울의 마음에 깊은 칼을 찔러 넣었다(삼상 18:7~8).

삼상 18:7~8 여인들이 뛰놀며 노래하여 이르되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로다 한지라 사울이 그 말에 불쾌하여 심히 노하여 이르되 다윗에게는 만만을 돌리고 내게는 천천만 돌리니 그가 더 얻을 것이 나라 밖에 무엇이냐 하고

  '천천'과 '만만'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곱절의 강조 표현이었다. 백성의 입에서 자기보다 훨씬 더 큰 영웅으로 다윗이 칭송받자 사울의 시기심은 활활 타올랐다. 그때부터 사울은 다윗을 죽이기로 결심했으나 직접 손을 댈 수는 없었다. 그래서 사울은 한 가지 교묘한 함정을 꾸몄다. 자신의 딸을 아내로 줄 테니 블레셋 사람과의 전쟁에 나가라는 제안이었다.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블레셋의 손을 빌려 다윗을 제거하려는 속셈이었다(삼상 18:17).

삼상 18:17 사울이 다윗에게 이르되 내 맏딸 메랍을 네게 아내로 주리니 오직 너는 나를 위하여 용기를 내어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라 하니 이는 그가 생각하기를 내 손을 그에게 대지 말고 블레셋 사람들의 손으로 그에게 대게 하리라 함이라

  그렇지만 사울의 맏딸 메랍은 끝내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졌다. 그러나 둘째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한다는 소식이 사울에게 들렸고, 사울은 그것을 더 좋은 기회로 여겼다. 이번에는 사위가 되는 조건으로 블레셋 사람의 포피 백 개를 요구했다. 블레셋 사람 백 명을 죽이지 않고는 가져올 수 없는 잔혹한 조건이었다. 그 함정의 중심에서 사울의 신하들이 다윗에게 이 제안을 전했을 때, 다윗이 응답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한 마디였다. 왕의 사위가 되는 일은 작은 일이 아닌데, 자신은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가난'은 단순히 경제적인 빈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다윗이 형들에게 음식을 가져갔던 장면을 보면 그 사실이 분명해진다(삼상 17:17~18).

삼상 17:17~18 이새가 그의 아들 다윗에게 이르되 너는 형들을 위하여 이 볶은 곡식 한 에바와 이 떡 열 덩이를 가지고 진영으로 속히 가서 네 형들에게 주고 또 이 치즈 열 덩이를 가져다가 그들의 천부장에게 주고 네 형들의 안부를 살피고 증표를 가져오라

  볶은 곡식 한 에바는 약 23리터에 해당하는 분량이며, 떡 열 덩이와 치즈 열 덩이는 각각 열 사람분의 식량이다. 치즈 열 덩이는 천부장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기 위한 일종의 보급용 선물이었다. 이만한 분량을 형들에게 보낼 수 있을 정도라면 이새의 집안은 결코 끼니를 걱정할 정도의 빈곤한 가정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다윗이 자신을 '가난하다'고 말한 것은 물질적 빈곤을 가리키는 표현이 아니라 보다 깊은 신분적 빈약함을 가리키는 표현이었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천한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히브리어 본문에서 이 단어('칼라')는 단순히 비천하다는 의미를 넘어 불명예스럽다, 모욕스럽다, 치욕스럽다, 멸시받는다는 의미까지 포괄한다. 신분이 천하다는 표현은 우리 옛 사회에서 양반과 상놈을 구별하던 그 천한과 같은 맥락에 가깝다. 그러므로 다윗이 자신을 천한 사람이라고 한 것은 단지 자기를 낮추는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실제 신분적 위치를 정직하게 드러낸 표현이었다.

  그렇다면 다윗은 정말로 천한 신분이었는가? 이새의 아들로서 베들레헴의 한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자가 어찌하여 자신을 그렇게 낮추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다윗의 출생과 형제 관계를 둘러싼 성경의 미세한 단서들을 차분히 살펴보아야 한다.

 

3. 다윗의 형제 족보에 어떤 모순과 비밀이 숨겨져 있는가?

  다윗의 출생지와 가문은 성경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는 베들레헴 출신이며 이새의 아들이었다. 베들레헴은 '떡집'이라는 뜻으로, '베들(집)'과 '레헴(떡)'이 합쳐진 이름이다. 신약 시대에 예수님의 육신의 아버지 요셉이 호적을 위해 다윗의 동네라 일컬어지는 베들레헴으로 올라간 것도 이 같은 가문의 계보 때문이었다(눅 2:4).

눅 2:4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이므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떠나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이새는 보아스와 룻의 손자 오벳의 아들로서 다윗을 낳은 자이다(룻 4:22).

룻 4:22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

  그리고 이사야 선지자는 메시아의 도래를 예언하며 다윗 가문을 '이새의 줄기'라 칭하였다(사 11:1~2).

사 11:1~2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요 그의 위에 여호와의 영 곧 지혜와 총명의 영이요 모략과 재능의 영이요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강림하시리니

  여기까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새가 몇 명의 아들을 두었는가 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사무엘상 16장에서 사무엘이 이새의 집을 방문하여 왕이 될 자를 찾는 장면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삼상 16:10~11).

삼상 16:10~11 이새가 그의 아들 일곱을 다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나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들을 택하지 아니하셨느니라 하고 또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네 아들들이 다 여기 있느냐 이새가 이르되 아직 막내가 남았는데 그는 양을 지키나이다 사무엘이 이새에게 이르되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라 그가 여기 오기까지는 우리가 식사 자리에 앉지 아니하겠노라

  이 본문에 따르면 이새의 일곱 아들이 먼저 사무엘 앞을 지나간 후 막내인 다윗이 따로 불려 왔다. 그러므로 다윗은 이새의 여덟째 아들이라는 것이 사무엘서의 분명한 진술이다. 그런데 역대상의 족보는 이와 다르게 기록한다(대상 2:13~15).

대상 2:13~15 이새는 맏아들 엘리압과 둘째로 아비나답과 셋째로 시므아와 넷째로 느다넬과 다섯째로 랏대와 여섯째로 오셈과 일곱째로 다윗을 낳았으며

  역대상은 다윗을 일곱째 아들로 기록한다. 사무엘서는 다윗을 여덟째로, 역대상은 일곱째로 기록하니 이는 명백한 차이이다. 어느 쪽이 옳은가? 이를 풀어내기 위해 학자들이 오래 연구해 온 끝에 도달한 합리적 해석이 있다. 이새에게는 본래 여덟 아들이 있었으나 그 중 하나가 어릴 때 일찍 세상을 떠났고, 후대의 역대상 기록자가 족보를 정리할 때는 그 일찍 죽은 아들을 빼고 일곱 아들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사무엘서는 그 사건이 일어난 당시의 현장 기록이므로 여덟 아들로 기록했고, 역대상은 수백 년 후 에스라가 정리한 족보이므로 일곱 아들로 기록했다는 해석이다. 두 본문이 모순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점에서 같은 사실을 바라본 것이라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해석만으로 끝내기에는 본문이 제기하는 더 깊은 물음이 남는다.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 막내 다윗이 형들로부터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를 보여 주는 한 장면이 있다. 다윗이 형들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려고 전쟁터에 갔을 때, 큰형 엘리압이 그에게 보인 반응이 그 단서이다(삼상 17:28).

삼상 17:28 큰형 엘리압이 다윗이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은지라 그가 다윗에게 노를 발하여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이리로 내려왔느냐 들에 있는 양들을 누구에게 맡겼느냐 나는 네 교만과 네 마음의 완악함을 아노니 네가 전쟁을 구경하러 왔도다

  동생이 음식을 가져온 일에 감사하기는커녕 도리어 노를 발하며 너의 교만과 완악함을 안다고 책망하는 형의 태도, 동생을 양치는 일이나 하는 천한 자로 여기는 듯한 그 말투에는 단순한 큰형의 권위 의식 이상의 무엇이 깃들어 있다. 또한 이새 자신도 사무엘이 왕이 될 자를 찾으러 왔을 때 일곱 아들만 데려오고 막내 다윗은 아예 부르지조차 않았다. 양치는 일을 시키며 잊혀진 자처럼 두었던 것이다. 한 가정 안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막내가 차별받았다는 것은 단지 막내라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 차별의 뿌리에는 가족 모두가 알고 있되 공식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던 어떤 비밀이 자리잡고 있었으리라는 추정이 자연스럽다.

 

4. 스루야와 아비가일은 왜 이새의 딸이 아니었는가?

  이새 집안의 비밀을 풀어 주는 결정적 열쇠는 다윗의 가까운 친족 가운데 한 무리, 곧 다윗의 군대 안에서 가장 용맹한 세 용사로 이름을 떨친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에게 있다. 이 세 사람은 다윗의 군대 장관 요압을 비롯하여 사울의 진영에 몰래 들어가 창과 물병을 가져온 아비새, 그리고 노루같이 발이 빠른 용사로 유명한 아사헬이다(삼하 2:18).

삼하 2:18 그 곳에는 스루야의 세 아들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이 있었는데 아사헬의 발은 들노루 같이 빠르더라

  그런데 이 세 용사 곧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의 어머니가 바로 '스루야'이다. 그리고 또 한 여인이 등장하는데, 그가 바로 스루야의 여동생이면서, 아마사의 어머니인 '아비가일'이다. 아마사는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을 때 그 군대 장관으로 세워졌다가 후일 요압의 손에 죽임을 당한 인물이다. 그러므로 스루야와 아비가일은 자매 관계이며, 다윗과는 흔히 누이로 일컬어진다. 다윗의 입장에서 보면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은 누이의 아들들, 곧 외조카들인 셈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본문이 던지는 중요한 단서가 있다. 역대상 2장이 이새의 족보를 정리하면서 사용한 표현이다(대상 2:16).

대상 2:16 그들의 자매는 스루야와 아비가일이라 스루야의 아들은 아비새와 요압과 아사헬 삼 형제요

  주의 깊게 보아야 할 표현은 '그들의 자매'라는 한 마디이다. 만약 스루야와 아비가일이 이새의 친딸이라면 본문은 '이새의 딸들'이라고 기록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본문은 결코 그렇게 기록하지 않는다. '이새의 아들들의 자매'라고만 기록할 뿐, 그들이 이새의 딸이라고는 어디에서도 말하지 않는다. 이는 우연한 표현이 아니라 의도적인 정확성이다. 곧 스루야와 아비가일은 이새의 아들들과 자매 관계에 있되, 이새의 친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미세한 단서를 결정적으로 확증해 주는 본문이 사무엘하에 등장한다(삼하 17:25).

삼하 17:25 압살롬이 아마사를 요압을 대신하여 군 지휘관으로 삼으니라 아마사는 이스라엘 사람 이드라라 하는 자의 아들이라 이드라가 나하스의 딸 아비갈 곧 요압의 어머니 스루야의 동생과 동침하여 그를 낳았으며

  여기에서 결정적인 한 마디가 등장한다. 아비가일이 '나하스의 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루야와 아비가일의 아버지는 이새가 아니라 '나하스'이다. 그러나 본문은 동시에 그 둘이 이새의 아들들과 자매 관계임을 분명히 한다. 어떻게 한 사람이 나하스의 딸이면서 동시에 이새의 아들들의 자매가 될 수 있는가? 답은 한 가지이다. 그들 사이에 어머니가 공통되는 것이다. 곧 다윗의 어머니가 곧 스루야와 아비가일의 어머니이며, 그 어머니는 본래 나하스와 사이에서 두 딸을 낳았고, 그 후 어떤 경로를 거쳐 이새에게로 와서 다윗을 낳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성경은 다윗의 어머니의 이름을 끝내 한 번도 밝히지 않는다. 이새의 아내가 누구였는지, 그 여인이 어떤 경로로 이새의 집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본문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그 침묵 자체가 어쩌면 한 가지 사실을 가장 크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큰 비밀은 흔히 가장 큰 침묵 안에 담기는 법이다.

 

5. 다윗의 출생에 관해 성경은 어떤 단서들을 남기고 있는가?

  스루야와 아비가일의 아버지가 나하스라는 사실, 그리고 그 둘이 이새의 아들들의 자매라는 사실이 모순 없이 성립하려면 두 가지 가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두 가설은 모두 다윗이 평범한 적자로서 출생하지 않았음을 가리키지만, 그 윤리적 무게는 사뭇 다르다.

  첫째 가설은 다윗의 모친의 '재혼설'이다. 다윗의 어머니가 본래 나하스의 아내였고 그 사이에서 스루야와 아비가일을 낳았는데, 나하스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두 딸을 데리고 이새에게로 시집을 와서 다윗을 낳았다는 가설이다. 이 경우 다윗의 어머니는 정숙한 과부였고, 다윗은 재혼 가정의 막내아들이 된다. 비교적 명예로운 해석이며 윤리적 흠결이 없다. 다만 이 가설로는 이새가 다윗을 노골적으로 차별한 정황이나 다윗 자신이 자기를 '천한 사람'이라 부른 깊은 자기 인식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 남는다.

  둘째 가설은 더 무거운 것으로서 다윗의 사생자라는 것이다. 다윗의 어머니가 본래 나하스의 아내였고 스루야와 아비가일을 그와의 사이에서 낳았는데, 어느 시점에 이새와의 사이에서 다윗을 잉태하였다는 것이다. 곧 다윗이 합법적 혼인의 자녀가 아닌 자로 태어났다는 해석이다. 이 가설은 윤리적으로 매우 무거우나, 그 무게만큼 본문이 남긴 여러 단서들을 가장 정확히 설명해 주는 측면이 있다.

  첫째 단서는 다윗 자신의 시편 고백이다(시 51:5).

시 51:5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이 시편은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일을 회개하면서 부른 노래이다. 그 회개의 자리에서 다윗이 자기 잉태의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는 원죄 일반의 신학적 진술로만 읽어도 큰 무리는 없으나, 더 직접적으로 자신의 잉태가 죄의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자기 인식의 토로로 읽을 때 본문의 무게가 가장 자연스러워진다.

  둘째 단서는 같은 다윗의 또 다른 시편 고백이다(시 27:10).

시 27:10 내 부모는 나를 버렸으나 여호와는 나를 영접하시리이다

  '내 부모가 나를 버렸다'는 이 한 마디는 비유적 강조 표현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새가 사무엘 앞에서 다윗을 떠올리지조차 않은 사실, 그를 일곱 형제와 분리하여 양치는 일로 멀리 둔 사실, 큰형 엘리압이 동생을 보자마자 노를 발한 사실 등을 종합해 보면, 다윗이 가족 안에서 실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자랐음을 시사하는 표현으로 읽기에 충분한 무게가 있다.

  셋째 단서는 후일 사울이 자기 아들 요나단을 책망할 때 사용한 표현이다(삼상 20:30).

삼상 20:30 사울이 요나단에게 노를 발하고 그에게 이르되 패역무도한 계집의 소생아 네가 이새의 아들을 택한 것이 네 수치와 네 어미의 벌거벗은 수치 됨을 내가 어찌 알지 못하랴

  이 표현은 사울이 자기 아들 요나단에게 던진 욕설이며, 다윗에게 직접 던진 말은 아니다. 그러나 사울이 요나단을 향해 '패역무도한 계집의 소생'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한 그 맥락이, 요나단이 다윗을 옹호한 데서 비롯되었음을 본문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사울이 다윗 가문 전체에 대해 가지고 있던 깊은 모욕감이 그 욕설의 강도에 반영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다.

  이러한 여러 단서를 종합해 볼 때, 다윗의 출생이 단순한 정상 출생이 아니었음은 충분히 추정할 만한 사실이다. 다만 우리는 어느 가설을 단정적으로 결론내리기보다 본문이 남긴 침묵의 무게를 그대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느 가설을 따르더라도 다윗 자신은 자기의 출생을 결코 자랑스러워할 수 없는 자리에서 자라났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그의 일생을 지탱한 영적 토대가 형성되었다.

 

6. 자신의 비천함을 아는 인식이 다윗을 어떻게 빚어 갔는가?

  다윗의 이러한 자기 인식은 그의 일생을 결정한 영적 토대였다. 그가 자기를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 고백한 것은 단지 한 순간의 입술 겸손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가슴 가장 깊은 곳에 새겨진 정체성이었으며, 그 정체성이 그를 일평생 사울의 길이 아닌 다윗의 길로 걷게 한 영적 안전판이었다.

  사울과 다윗의 결정적 대비가 바로 이 자리에서 드러난다. 사울은 자기가 왕이 된 것을 자기가 가진 본래 자격으로 여겼다. 백성이 자기를 왕으로 추대하였으니 그 왕직은 곧 자기의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그것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자기 인생의 가장 큰 사명인 것처럼 행동했다. 그래서 그는 다윗이 자기 왕좌를 위협하는 자라고 판단한 순간부터 일생을 다윗을 죽이는 데 쏟아부었다. 삼천 명의 군대를 끌고 엔게디 광야와 십 광야를 누비며 다윗을 추격한 것은 그가 왕직을 자기 정체성으로 삼은 결과였다.

  반면 다윗은 자기가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것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은혜로만 받아들였다. 그는 자기 손으로 사울을 죽일 기회를 두 번이나 얻었으나 끝내 손을 대지 않았다. 굴 속에서 사울의 겉옷 자락만 베어내며 그 자체로도 마음에 찔린 다윗, 사울이 깊이 잠든 진영 한가운데까지 들어가 창과 물병만 가져온 다윗의 모습이 그것이다. 그는 사울이 비록 폐위되었어도 하나님께서 일찍이 기름부으셨던 자라는 사실을 끝까지 존중했다. 자기 손으로 왕좌를 빼앗지 않은 그 자제력의 뿌리에는 '나는 본래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자기 인식이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다윗의 자기 인식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자리는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을 때이다(삼하 15:13~14).

삼하 15:13~14 전령이 다윗에게 와서 말하되 이스라엘의 인심이 다 압살롬에게로 돌아갔나이다 한지라 다윗이 예루살렘에 함께 있는 그의 모든 신복들에게 이르되 일어나 도망하자 그렇지 아니하면 우리 중 한 사람도 압살롬에게서 피하지 못하리라 빨리 가자 두렵건대 그가 우리를 급히 따라와 우리를 해하고 칼날로 성읍을 칠까 하노라

  자기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었다. 군대 장관 요압이 곁에 있었고 다윗을 따르던 충성스러운 신복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다윗은 싸우지 않고 도망쳤다. 자기 아들 압살롬에게 왕좌를 기꺼이 내어주듯이 예루살렘을 비웠다. 기드론 시내를 울며 건너는 그 도망의 길은 사실 자기 왕직을 비우는 길이었다. 왜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사울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울은 왕직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기 친아들 요나단까지 죽이려 했던 자가 아닌가! 그러나 다윗은 정반대였다.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가슴에 새겨진 한 가지 인식 때문이었다. '나는 원래 비천한 자였다. 본래 왕이 될 만한 자가 아니었다. 하나님이 나를 부르셔서 왕이 되게 하셨으니, 하나님이 거두시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이 인식이 바로 다윗을 일평생 사울의 길로 가지 않게 한 영적 안전판이었다. 한 시인은 일찍이 자기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가 다만 하나의 몸짓에 불과하였다고 노래했다. 다윗의 자기 인식이 정확히 그러했다. 주님이 자기 이름을 불러주시기 전 그는 다만 하나의 비천한 몸짓에 불과한 자였다. 그러므로 주님이 자기를 부르신 그 은혜를 그는 죽는 날까지 잊지 않았다. 사울이 망각했던 바로 그 자리를, 다윗은 평생토록 기억했다.

 

7. 다윗을 평생 넘어지지 않게 한 출생의 비밀은 무엇인가?

  다윗의 일생을 평생토록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 준 힘은 단지 그의 출생의 비밀 그 자체에만 있지 않았다. 출생의 비밀을 둘러싸고 함께 작동한 세 가지 영적 차원이 그를 끝까지 붙들었다. 이 세 가지를 함께 보아야 다윗의 비밀이 온전히 드러난다.

  첫째는 '비천한 자기 인식'이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그대로이다. 자기의 출생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는 사실, 자기는 본래 형들과 같은 자리에 설 자격이 없는 막내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러한 자기를 하나님께서 일방적인 은혜로 들어 쓰셨다는 사실에 대한 깊고 정직한 자기 인식이다. 이 자기 인식이 없는 자는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를 자기의 것으로 착각하게 되며, 그 순간부터 사울의 길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다윗을 일생토록 사울의 길에서 멀리 둔 첫 번째 비밀이 곧 이 자기 인식이다.

  둘째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전사의 기질'이다. 다윗이 어떻게 골리앗 앞에 두려움 없이 설 수 있었는지, 어떻게 블레셋 사람의 포피 이백 개를 가져올 수 있었는지, 어떻게 어린 시절 양 떼를 지키다가 사자와 곰의 입을 벌려 새끼를 꺼낼 수 있었는지를 단지 영적 용기만으로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삼상 17:34~35).

삼상 17:34~35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되 주의 종이 아버지의 양을 지킬 때에 사자나 곰이 와서 양 떼에서 새끼를 물어가면 내가 따라가서 그것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를 건져내었고 그것이 일어나 나를 해하고자 하면 내가 그 수염을 잡고 그것을 쳐죽였나이다

  같은 어머니의 자녀들이 어떠한지를 보면 그 단서가 한층 분명해진다. 다윗의 누이 스루야의 세 아들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은 모두 다윗 군대의 가장 용맹한 장수들이었다. 한 어머니에게서 난 자녀들이 모두 한결같은 전사의 기질을 보였다는 사실은, 그 어머니의 혈통이 본래 전사의 자질을 짙게 품고 있었음을 가리킨다. 다윗 역시 그 어머니의 아들이었으니 같은 기질을 함께 물려받았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이 왕직을 감당할 자임을 미리 아시고, 그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전쟁 수행의 기본적 자질을 그의 출생 자체를 통하여 이미 부여하셨다.

  셋째는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 은사들'이다. 다윗을 단순한 어린 소년으로 보는 것은 그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다. 영의 나이로 본다면 다윗은 결코 어린 소년이 아니었다. 천국에서 이 땅에 보냄받았을 때 그의 영의 나이는 약 열여섯 살이었으며, 이는 사무엘 선지자가 이 땅에 보냄받았을 때의 영의 나이와도 일치한다. 그러므로 다윗의 어린 외모 안에는 이미 한 사람의 왕이 될 만한 영적 무게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사야 선지자가 메시아의 도래를 예언하며 이새의 줄기에 임할 여호와의 영을 노래한 그 본문이 이를 명료하게 증언한다(사 11:2).

사 11:2 그의 위에 여호와의 영 곧 지혜와 총명의 영이요 모략과 재능의 영이요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이 강림하시리니

  지혜와 총명, 모략과 재능, 지식과 여호와를 경외함이라는 여섯 가지 영적 충만함이 다윗에게 임하였다. 그는 또한 '앎의 은사 계열'인 영분별의 은사, 지식의 말씀의 은사, 지혜의 말씀의 은사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사울이 악령에 시달릴 때 다윗이 수금을 타기만 하면 그 악령이 떠나갔다는 사실은 다윗이 단순한 음악가가 아니라 영을 분별하고 다룰 줄 아는 영적 무장이 된 자였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삼상 16:23).

삼상 16:23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사울에게 이를 때에 다윗이 수금을 들고 와서 손으로 탄즉 사울이 상쾌하여 낫고 악령이 그에게서 떠나더라

  여기에 더하여 그에게는 '사랑의 은사', '찬양의 은사', '열정의 은사', '겸손의 은사'가 함께 부여되어 있었다. 시편의 절반에 가까운 노래들이 그의 손에서 흘러나온 것은 단순한 음악적 재능 때문이 아니라 찬양의 은사가 그에게 부어졌기 때문이다. 양 떼를 사자에게서 입을 벌려 꺼내올 만큼의 헌신이 가능했던 것은 사랑과 열정의 은사가 그를 빚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를 일평생 비천한 자의 자리에서 떠나지 않게 한 그 겸손이 곧 겸손의 은사였다.

  이렇게 세 가지 차원, 곧 출생의 비밀에서 비롯된 비천한 자기 인식,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전사의 기질, 그리고 하나님께서 부어 주신 영적 은사들이 한 인격 안에서 결합하여 다윗을 평생 넘어지지 않는 자로 만들었다. 그 가운데 가장 뿌리 깊은 것이 첫째 차원, 곧 출생의 비밀에서 비롯된 자기 인식이었다. 다른 둘은 그 위에서 비로소 온전히 작동하였기 때문이다.

 

8. 다윗의 출생 비밀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은 무엇인가?

  다윗의 출생의 비밀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은 두 가지 자리에서 빛난다. 직분에 대한 자세와 물질에 대한 자세가 그것이다. 이 두 자리에서 다윗이 보여 준 모습이 곧 자신을 비천한 자로 아는 인식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일생을 빚어 가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먼저 직분에 대한 다윗의 자세이다. 그는 왕직을 자기의 것으로 여기지 않았기에 언제든 비울 수 있었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을 때 그는 자기 군대로 충분히 진압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도망의 길을 택했다. 자기 자식을 죽이는 자리에 서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마음이기도 했지만, 더 깊은 자리에는 자기가 본래 비천한 자였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왕직이 자기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며, 하나님이 거두시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었다. 후일 압살롬이 요압의 손에 죽임을 당했을 때 다윗이 부른 통곡, 곧 '내 아들 압살롬아 압살롬아 내 아들 내 아들 압살롬아' 하는 그 통곡은 자기 왕직을 지키기 위해 자식의 죽음마저 도구로 삼는 자의 통곡이 아니었다. 자기 직분보다 한 영혼을 더 무겁게 여기는 자의 통곡이었다.

  사울이 다윗과 정반대의 길을 걸은 것은 그가 직분을 자기의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자기 친아들 요나단조차 다윗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창을 던져 죽이려 했고, 삼천 명의 군대를 십 년 가까이 끌고 다니며 다윗 한 사람을 죽이려 했다. 그 모든 것이 자기 왕직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발버둥이었다. 직분을 자기의 것으로 여기는 자에게는 그 직분이 곧 우상이 되며, 그 우상을 지키는 데 자기 인생을 다 소진하게 된다.

  다음으로 물질에 대한 다윗의 자세이다. 다윗은 왕이 된 후 수많은 전쟁에서 풍성한 전리품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그 전리품을 자기를 위해 쌓아 두지 않았다. 자기를 왕으로 세워 주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그는 잊지 않았기에, 그 모든 전리품을 하나님의 성전을 짓기 위한 예물로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 두로 왕 히람이 보내 준 백향목으로 자기 왕궁을 짓고 들어가 살게 되었을 때, 다윗은 그 왕궁의 안락함이 도리어 자기 양심을 찔렀음을 나단 선지자 앞에 고백했다(삼하 7:5~7).

삼하 7:5~7 가서 내 종 다윗에게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네가 나를 위하여 내가 거할 집을 건축하겠느냐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부터 오늘까지 집에 있지 아니하고 장막과 성막 안에서 다녔나니 이스라엘 자손과 더불어 다니는 모든 곳에서 내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먹이라고 명령한 이스라엘 어느 지파들 중 하나에게 내가 말하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나를 위하여 백향목 집을 건축하지 아니하였느냐고 말하였느냐

  하나님께서는 다윗의 마음 자체를 받으셨다. 비록 다윗은 피를 많이 흘린 자였기에 직접 성전을 짓지는 못하게 하셨으나, 다윗은 그 결정을 듣고도 단념하지 않았다. 그는 일평생 모은 모든 전리품과 재산을 솔로몬에게 유산으로 남겼고, 솔로몬은 그 유산으로 위대한 성전을 짓되 다 쓰고도 남길 정도였다. 자기를 위해 모은 자와 하나님을 위해 모은 자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 분명한 교훈을 얻는다. 받은 직분도, 모은 물질도 본래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깊은 자만이 그것을 하나님의 뜻을 위해 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결국 자기 자신의 본래 자리에 대한 정직한 인식에서 온다. 자기가 본래 누구였는지를 잊지 않은 자는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것 위에서 결코 교만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다윗의 출생의 비밀이 오늘 우리에게 묻는 한 가지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내가 본래 누구였는지를 정직하게 기억하고 있는가?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본래 내 것이 아님을 정직하게 아는가?' 이 질문 앞에 정직한 자만이 다윗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사역자도, 직분자도, 평신도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가 본래 비천한 자였음을 잊는 순간, 그 자리는 사울의 자리가 된다. 자기가 본래 비천한 자였음을 끝까지 기억하는 자만이 그 자리에서 다윗처럼 일생을 마칠 수 있다.

 

9. 나오며

  지금까지 우리는 다윗의 평생을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 준 힘이 과연 그의 출생의 비밀에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다윗이 스스로를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 고백한 그 한 마디의 무게와, 그 형제 족보에 숨겨진 일곱째와 여덟째 사이의 미세한 모순과, 스루야와 아비가일이 이새의 딸로 호명되지 않는 본문적 단서와, 다윗의 출생을 둘러싼 두 가지 가설과, 그 비천한 자기 인식이 그를 어떻게 빚어 갔는지와, 그를 평생 넘어지지 않게 한 세 가지 영적 차원과, 그 비밀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에 대하여 차례로 살펴본 것이다.

  이 모든 가르침의 결론은 한 가지로 모인다. 우리는 자기 자신의 본래 자리를 정직하게 기억해야 한다. 자기가 본래 누구였는지, 어떤 자리에서 출발했는지,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의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를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기억이 흐려지는 순간 우리는 사울의 길로 들어서게 되며, 이 기억이 선명한 한 우리는 다윗의 길에서 결코 떠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자신을 비천한 자로 아는 정직한 자기 인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는 자기 비하가 아니라 자기에 대한 정직한 영적 시선이다. 다윗이 자기를 '가난하고 천한 사람'이라 고백한 것은 자기 자신을 함부로 깎아내리는 행위가 아니라, 자기를 부르신 하나님의 은혜의 광채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정직함이었다. 우리 또한 그러한 정직함 위에 서야 한다.

  우리는 직분에 대해 다윗과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직분이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정한 때 일정한 사명을 위해 맡기신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거두시면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는 자세, 자기 직분을 자기 정체성으로 삼지 않는 자세가 우리 안에 있어야 한다. 그 자세를 잃은 자는 결국 자기 직분을 우상으로 삼게 되며, 그 우상이 자기 영혼을 갉아먹는다.

  또한 우리는 물질에 대해서도 다윗과 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 맡겨진 물질이 본래 우리의 것이 아님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건강을 주시고 능력을 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모이게 하신 것임을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 물질이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자리에 부어져야 할 때가 오면 기꺼이 내어드릴 수 있어야 한다. 자기를 위해 모은 자에게는 그 모은 것이 결국 짐이 되지만, 하나님을 위해 모은 자에게는 그 모은 것이 영원한 영광이 된다.

  우리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기질과 하나님께서 부어 주신 은사를 함께 감사로 받아야 한다. 우리에게 어떤 기질이 있다면 그것이 본래 우리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땅에 보내실 때 함께 딸려 보내신 선물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 어떤 은사가 임하였다면 그 또한 우리의 노력의 대가가 아니라 일방적인 은혜의 부으심임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것 위에서 우리는 결코 우쭐해지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일생 동안 그 비천한 자기 인식의 자리에서 떠나지 말아야 한다. 다윗이 그러했듯이 첫날의 비천함을 마지막 날까지 기억해야 한다. 그 기억이 선명한 한 우리의 직분도, 우리의 물질도, 우리의 은사도 결국 다 하나님께로 돌려질 것이며,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천국의 상속자와 왕 노릇 하는 자의 반열에 합당하게 설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자기 자신의 본래 자리를 끝까지 정직하게 기억하며, 직분과 물질과 은사 위에서 결코 우쭐해지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만을 평생토록 자기 인생의 한 가지 자랑으로 삼아,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의 보좌 곁에 함께 앉는 복된 성도가 되기를 바란다.

 

2026년 05월 17일(주일)

정보배 목사

 

 

[설교핵심]

이 설교는 이스라엘의 성군 다윗이 평생 흔들리지 않고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을 그의 비천한 출생의 비밀과 겸손한 자기 인식에서 찾고 있습니다. 정보배 목사는 성경의 족보와 시편 구절들을 대조하며 다윗이 친부모에게조차 소외당했던 사생아이거나 재혼 가정의 자녀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러한 고통스러운 배경이 오히려 그를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만든 힘이 되었다고 분석합니다. 다윗은 자신이 원래 왕이 될 자격이 없는 낮은 자라는 철저한 인식을 가졌기에, 왕위에 오른 후에도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언제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되돌려 드릴 수 있는 영적 겸손과 비움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설교는 다윗의 위대함이 화려한 업적보다 자신의 미천함을 잊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그 마음의 합함을 유지한 데 있음을 강조하며, 현대인들에게도 이와 같은 신앙의 자세를 촉구합니다.

 

#다윗 #출생의비밀 #신앙 #겸손 #자기인식 #하나님은혜 #영적겸손 #마음의합함 #신앙의자세 #동탄명성교회 #정보배목사 #기독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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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01(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사람이 질병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을 잡아야 하는가?(01)(마9:9~13)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iPiylf8Zw9k 1. 들어가며: 영과 혼과 육의 하모니, 치유의 시작 인간의 삶에서 질병만큼 무거운 ...
    Date2026.02.03 By갈렙 Views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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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기독론(05)] 최초의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서 아담 기독론이란 무엇인가?(창2:7~25)_2025-01-18(주일)

    2025-01-18(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기독론(05)] 최초의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서 아담 기독론이란 무엇인가?(창2:7~25)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_m080fQGqCc 1. 들어가며: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그린 거대한 퍼즐이다 우리가 성...
    Date2026.01.20 By갈렙 Views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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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주일오후] 영성의 완성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6가지 기준은?(딤전4:1)_2026-01-11(주일)

    2026-01-11(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주일오후] 영성의 완성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6가지 기준은?(딤전4:1)_동탄명성교회 정보배목사 https://youtu.be/49lBQ1JDIW8 1. 들어가며: 영성의 길, 낭만이 아닌 목숨 건 실전 많은 성도가 영적인 세계를 동경...
    Date2026.01.12 By갈렙 Views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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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한자와 창세기(07)] 한자(漢字)에 나타난 악(惡)한 자와 제사(祭祀)의 비밀(03)(창4:1~15)_2025-01-04(주일)

    2025-01-04(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한자와 창세기(07)] 한자(漢字)에 나타난 악(惡)한 자와 제사(祭祀)의 비밀(03)(창4:1~15)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AqXy702RweQ 1. 들어가며: 한자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예배 우리는 지난 시간...
    Date2026.01.08 By갈렙 Views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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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대강절(08)] 예수님의 탄생에 있어서 유대인의 사명과 이방인의 사명은?(마2:1~12)_2025-12-21(주일)

    2025-12-21(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대강절(08)] 예수님의 탄생에 있어서 유대인의 사명과 이방인의 사명은?(마2:1~12)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icOADKxPQ2Y 1. 들어가며: 유대인과 이방인의 사명은 어떻게 다른가? 대강절 여덟 번...
    Date2025.12.23 By갈렙 Views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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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대강절(01)] 마리아의 약혼남이었던 요셉의 사명은 대체 무엇이었을까?(01)(마1:16~25)_2025-12-14(주일)

    2025-12-14(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대강절(01)] 마리아의 약혼남이었던 요셉의 사명은 대체 무엇이었을까?(01)(마1:16~25)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3qQNAxRYMzs 1. 들어가며: 모든 사람에게는 태어난 목적과 사명이 있다 이번 시간...
    Date2025.12.15 By갈렙 Views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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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질병치유시리즈(20)]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은사들은 무엇인가?(고전12:8~10)_2025-12-07(주일)

    2025-12-07(주일) 주일오후찬양예배 제목: [질병치유시리즈(20)]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은사들은 무엇인가?(고전12:8~10)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g3ylYQ_02zk 1. 들어가며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영...
    Date2025.12.08 By갈렙 Views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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