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다윗의 삶은 거의가 다 신본주의적인 삶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어둠의 시기가 있었다. 육체의 정욕을 이기지 못한 채 남의 아내와 간음을 행하였고 이것을 은폐하고자 그 여자의 남편을 죽였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자기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참으로 수치스러운 때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다윗은 자신을 회개하도록 찾아오신 주님을 만나게 된다. 사실 주님이 그에게 찾아오기 전까지 그는 참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전에는 그렇게 하나님과 정말 친밀하게 지내고 있던 다윗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하나님과의 교통이 단절된 채 육체와 더불어 영혼이 쇠약해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하나님은 나단 선지자의 방문을 통해서 있게 된다. 그때 나단 선지자는 다윗에게 엄중한 하나님의 심판을 전달한다. 그래도 다윗은 그것이 기뻤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 이야기를 듣고 진심으로 회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윗의 회개에서 우리는 어떤 점을 발견할 수 있는가? 그가 회개하되 진정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회개를 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다윗의 회개가 들려주는 4가지 특징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2. 다윗이 범죄한 후에 그가 우려했던 것은 무엇인가?
다윗이 우리아장군의 아내 밧세바와 간음을 행하기 전까지 참으로 다윗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권력이 주어지고 여유로움이 주어지게 되었을 때 여느 사람처럼 역시 다윗도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하나님의 임재가 그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기도해도 아무 응답이 없고, 구원의 기쁨도 그에게서 사라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다윗은 선왕이 떠올랐다. 하나님의 성령이 그에게서 떠나고 하나님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에게 임하자 사울은 거의 미친 사람이 되었으며, 하나님께서 버리신 사람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임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심정이 어떠했는지를 다윗은 시편에 남겨 놓았으니 우리는 그가 범죄 후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상태에 놓여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가 있다. 첫째, 그는 자신의 삶이 즐겁지가 않았다. 구원의 즐거움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시51:12). 둘째, 그럴수록 그는 죽은 자같이 암흑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느낌이었다(시140:2). 셋째, 어느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성령을 거두어 가실 것만 같았다(시51:11). 넷째, 몸도 점점 망가져서 뼈와 몸이 말라가기 시작했으며 뼈가 자신의 온 몸에 달라붙는 것 같았다(시32:3, 38:3). 다섯째, 자신이 늙기도 전에 죽을 것만 같았다(시102:24). 그러므로 그에게 나타난 나단 선지자의 책망은 그에게는 어쩌면 한없는 기쁨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무엇 때문에 이러한 암흑같은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3. 다윗의 회개가 들려주는 4가지 특징은 무엇인가?
그러던 어느 날 나단 선지자가 그에게 나타났고 그가 무엇 때문에 암흑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지를 알려 주었다. 그는 즉시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자신이 죄인인 것을 고백한다. 사실 어떤 사람은 다윗이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었을 때에 즉시 "내가 여호와께 범죄하였습니다"라고 고백한 것은 형식적인 말 곧 입에 바른 말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가 이 말을 하기까지 그는 고뇌의 밤을 지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 곧바로 회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다윗의 회개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은 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약 4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첫째, 그의 회개는 즉각적인 회개였다는 것이다(삼하12:13). 이는 그가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은 즉시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시인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사울왕과는 달리 선지자의 대언의 말을 듣고 즉시 자신이 그런 자였음을 시인하였던 것이다. 아마도 그는 그것이 하나님의 책망이 되었든지 칭찬이 되었든지 하나님으로부터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던 것을 알 수가 있다. 그가 그 전의 상황을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시130:6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그랬다. 그는 하나님의 찾아오심을 기다리고 기다렸던 것이다. 그는 이미 자신이 무엇인가 하나님과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그의 회개는 변명이 없는, 짧고 간단한 회개였다는 점이다. 그는 단 한 마디만 말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내가 여호와께 범죄하였나이다"(삼하12:13) 그가 왜 자신이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하나님께 하소연하지도 않았으며, 변명하지도 않은 것이다. "예, 맞습니다. 내가 그런 자였습니다"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지은 죄가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한 것이며, 심판하실 때에 책망을 들을 것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시인한 것이다.
시51:3-4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4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주께서 심판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셋째, 그의 회개는 하나도 숨김없이 자신의 죄를 토설하는 회개였다는 점이다. 그가 자신의 죄를 토설하지 아니하고 있었을 때에 그는 하나님의 손이 자신을 눌러 자신의 진액이 다 빠져나가듯 하였다고 했다. 그래서 여름 가뭄에 마름같이 뼈가 마르고 몸이 말라비틀어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시32:3~4). 그러나 그가 하나님 앞에 자신의 죄악에 대해 하나도 남김없이 토설했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그에게서 그 고통을 걷어가셨다고 말했다(시32:5). 사실 그는 나단 선지자 앞에 자신의 죄악을 고백한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회개의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그의 회개는 밤낮으로 눈물이 강을 이루는 회개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눈물 섞인 물을 마실 정도였다고 말했으며(시102:9), 회개하다 보니 자기의 죄가 머리털보다도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시40:12).
시32:5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 (셀라)
넷째, 그의 회개는 마음을 찢는 진정한 회개였다는 점이다. 그는 회개할 때에 단지 입술로만 시인하는 정도의 회개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회개는 상하고 통회하고 자복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그가 회개하면서 깨닫게 된 놀라운 사실은 사람이 죄를 지었을 때에 하나님 앞에 제물을 죽여 제사드리는 것만으로 사람이 지은 죄가 용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시51:17). 그는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값비싼 소를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상한 심령으로서,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마음을 찢는 진실한 회개없이는 아무리 황소를 드린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다고 하였다(시51:16, 40:6). 그러니 그는 밤마다 눈물로 자신의 침상을 띄웠으며, 자신의 이불을 적셨다고 고백하였다(시6:6).
시51:17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시6:6 내가 탄식함으로 피곤하여 밤마다 눈물로 내 침상을 띄우며 내 요를 적시나이다
그랬다. 다윗의 회개는 즉각적인 회개였고, 변명하지 않는 회개였으며, 자신의 죄를 낱낱이 숨김없이 아뢰는 회개였고, 마음을 찢는 회개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도 그의 진실한 회개를 받으셨던 것이다.
4. 다윗의 회개가 진실한 회개였다는 증거는 무엇인가?
그렇다면, 다윗의 회개가 진실한 회개로서 하나님께서 받으셨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성경과 실제 천국에서의 다윗의 모습을 통하여 확인할 수가 있다.
첫째, 그가 하나님 앞에 "내가 여호와께 범죄하였나이다"고 말했을 때에 하나님께서도 그의 죄를 용서해 주시겠다고 즉각적으로 응답하셨기 때문이다(삼하12:13). 만약 그의 회개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의 회개였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도 그의 회개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회개의 고백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도 즉각적으로 응답하신 것을 보면, 그는 진정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회개였고 반성하는 회개였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그가 회개한 후에 정말 죽지도 않았고, 그의 왕위를 빼앗기지도 않았으며, 성령께서 그에게서 떠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다윗의 회개는 진실했기에 반드시 그러한 사람을 죽여야 한다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회개를 받으시고 그를 죽이시지는 않으셨다. 그리고 그의 왕위를 빼앗아 가지도 아니하셨다. 그리고 성령을 거두어 가시지도 않으셨다. 왜냐하면 그는 마음을 찢는 진실한 회개를 했기 때문이다.
셋째, 그가 회개하기 전의 상황과 그가 회개한 후의 상황들이 다 시편의 기록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즉 시편의 기록이 그의 진실한 고백인데 우리는 시편의 기록을 통하여 그가 회개하기 전에 얼마나 고뇌의 밤을 지새웠는지를 살펴볼 수 있으며, 그가 자신이 죄를 지었노라고 자백한 이후에도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회개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마지막으로 지금 하늘에 있는 다윗의 모습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하늘에 있는 그에 관한 생명책과 행위책의 기록에 그가 과거에 지었던 죄목들이 지워진 흔적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죄를 지었다가 사라진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가 천국에서 24장로들 중에 한 명이 되었으며, 천국에 있는 144,000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는 70번의 보좌줄 가운데 제일 앞에 있는 제1번 줄에 그가 앉아 있기 때문이다(이것은 하늘나라에 올라가서 확인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5. 나오며
다윗의 회개에서 우리가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그가 회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깨우친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회개가 제사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이었다. 그렇다. 다윗은 회개라는 것이 어떤 것이며,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그럼 다윗은 대체 자신의 회개가 진실한 회개였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것은 그가 회개하면서 다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어 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며, 그래서 회개할 때에 하늘에 있는 것들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환상으로 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회개할 때에 흘렸던 눈물이 하늘나라에 있는 눈물병 안에 다 담겨 있다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시56:8). 그리고 그는 자신의 모든 행위들이 전부 다 하늘에 있는 생명책과 행위책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죄를 진실로 회개했을 때에 그 죄들이 생명록과 행위책에서 지워지고 흔적만 남게 된다는 것도 보았던 것이다(시56:8, 40:7). 그러므로 그의 회개는 참된 회개였고 진실한 회개였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 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진정 지금 다윗처럼 진실한 회개를 하고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회개를 뒤로 미루거나 변명하는 회개를 하고 있지는 아니한가? 그리고 어떤 죄는 숨긴 채 드러내지 않고 회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보다 더 철저히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회개해야 한다. 그럴 때에 우리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고 하늘의 신령한 은사를 맛보게 될 것이며, 이 땅에 살면서도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눌 수가 있게 될 것이다.
2022년 01월 23일(주일)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