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이야기(13)
2007년 11월 28일(수)
제목 : “총력전도주일을 지키며”
우리 교회는 지난 주일(2007.11.25)을 총력전도주일로 정해 지켰다. 2007년도 비젼트리 터닦기 행사의 하나로 개최한 이번 총력전도주일은 ‘한 생명을 주님께’라는 주제를 정한 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이 일을 위해 기도하고 힘써 왔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기대하고 기다리던 등록자는 나오지 않았다. 등록하겠다고 미리 약속까지 받아놓은 사람까지 있었으나 가족이 아파서 오지 못했던 것이다. 곧 등록을 하실 분이 나오겠지만 개척교회에 등록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결정이 아닌 듯 싶다. 개척교회라고 다 힘들고 어려운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먼저 겁부터 먹고 있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개척교회에 나온다고 봉사를 더 많이 시키는 것도 아니며, 헌금을 더 내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개척교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는 모양이다.
총력전도주일을 지키기 위해 적지만 우리 모든 성도는 약 한 달여동안 예배 때마다 구호를 외쳤었다. “예수사랑 영혼사랑 한생명을 주예수께” 그리고 전도대상자를 써서 제출하며 하나님께 기도해왔다. 그래서인지 불신자가 상당수 왔다. 새가족이 18명이 오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노력하고 애쓴 것보다더 더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역사로, 동탄명성교회가 세워진 이래 가장 많은, 총 66명이라는 초유의 인원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친 뒤 성도들은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 때를 따라 이렇게 사람을 보내주시네요. 역시 하나님은 짱입니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 지난주 총력전도주일은 그렇게 기쁘지 않았다. 지난 한 달 동안 아무도 등록하지 않고 다녀만 갔기 때문이다. 총력전도주일에는 등록자가 나올 줄 알았는데...
1. 개척교회, 등록하기가 그리 나쁘지 않을텐데...
혹 누군가가 내게 개척교회를 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느냐고 묻기라도 한다면, 참 답변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행복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선뜻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의 개척교회 상황을 들어보면, 그래도 우리 교회는 예배인원이 어느 정도 있고 등록자도 있을 뿐만 아니라, 예배봉사를 위한 교인들이 몇 명이라도 있으니, 행복한 교회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정말로 행복합니다.’라고 선뜻 말이 나오지는 않는다. 개척교회를 한다는 것이 그만큼 부담이 되고 영적 고통이 따르는 것은 아닌지...
사실 나는 매주일 한 번씩 홍역을 치른다. 특히 설교는 나에게 많은 곤욕이 아닐 수 없다. 요사이 우리 교회는 매주일에 새로운 장년 성도가 약 8명 정도 찾아와 예배를 드리고 간다. 우리 교회가 새로 입주한 아파트를 끼고 있는 지정학적 위치도 있고, 교회 심방전도사님과 저의 집사람이 날마다 전도하고 있어, 새신자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일에 새로 나온 분들이라도 대개는 두 번 다시 저희 교회를 찾아오지 않는다. 통계가 그렇다. 몇 번 더 나오신 분이라도 등록으로까지 이어지기도 쉽지 않다. 다만 감사한 것은 어디에서 오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매주일 예배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들은 왜 다시 교회를 찾지 않는 것일까? 물론 동탄에 있는 교회가 하도 여럿이어서 교회순례를 하려면 몇 주일은 걸릴 것이다. 하지만 매주일 주일낮설교 한 가지로 그들과 대면하는 나로서는 그들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주일낮예배 한 번으로 그들에게 우리 교회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그들에게 주일낮예배는 하나의 시험대요 면접대임에 분명하다. 그중에서 주일낮예배에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큰 것이 아닐 수 없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하여, 설교 하나만 듣고 결정하는 성도도 많지 않다. 말씀은 좋지만 교회가 개척교회라도 가신 성도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교회건물의 규모와 성도의 출석인원과 교회학교의 환경까지 고려하고 그들은 교회를 결정한다. 이와같은 정황속에서 개척교회 생활이 행복하느나고 물었을 때 대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설교이므로 나는 설교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토요일 한 밤 중에 다시 설교를 작성하는 때도 있었다. 찾아온 새신자들의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설교를 다시 쓴 것이다. 설교를 할 때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대부분 성도가 두 번 다시 안 온다는 것 때문에 나의 설교가 형편없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물론 그러한 생각이 떠오를 때면 그 생각 자체를 물리쳐 버리지만, 또 다시 파도처럼 밀려드는 그 생각은 끊임없이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교회는 지난 7월 18일 입당예배 후 4달이 지나고 10여일이 지났다. 처음에는 주일낮예배인원이 25명을 채우기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매주일 적어도 50~55명 정도는 나오고 있으니 어느 정도 예배인원이 찼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약 한 달 정도 우리 교회에 등록자가 안 생기고 있다는 것은 정말 내게 있어서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주여, 저는 과연 언제나 이 개척교회생활이 행복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2. 그러나 희망은 있다.
지난 번 탁월한 열매형 전도법 세미나 이후 우리 교회에서는 전문전도인을 길러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 후 우선 두 개의 전도팀을 만들었다. 심방전도사님과 저의 집사람이 한 팀 그리고 나와 한명주 권사님이 한 팀, 이렇게 두 팀이 되어 우리 교회 가까운 입주지역 아파트부터 초인종을 누르기 시작하였다. 개척교회는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만이 살 길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사실 큰 교회는 뿌리는 전도를 통해서도 열매를 거둘 수 있지만, 개척교회는 뿌리는 전도가지고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동원할 수 있는 전도대원이 적을 뿐만 아니라 그 비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돈 안들고 효과있는 전도방법은 오직 익은 곡식을 찾아내어 거두어들이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서는 가가호호(家家戶戶)를 방문하여 익은 곡식을 찾아내기는 이 방법을 쓰기로 하였다.
저와 권사님으로 구성된 제2전도팀은 우선 교회 가까운 경남아파트부터 시작하였다. “주여, 우리에게도 익은 곡식을 붙여주시옵소서.” 담대히 나아갔다. 그런데 정작 400가정의 벨을 눌러 보았지만, 우리를 기다리고 반가이 맞이해주는 가정은 없었다. 대부분은 냉담하였고 무관심했으며 짜증을 내는 가정도 많았다. 먼저 초인종을 누른다. 그때 저쪽에서 “누구세요.”라고 물으면, “요기 앞에있는 동탄명성교회에서 나왔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교회에서 나왔습니다’ 라고 말하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묵묵부답(黙黙不答)이라는 사실이다. 아무 소리가 없다. “그런데요. 무슨 일인데요?”라고 묻기라도 하는 가정이 있었을면 좋을텐데 말이다. 그들은 대부분 그냥 우리가 싫은 모양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가정이 있으려니 하고 또 초인종을 누리고 또 눌렀다.
심방전도사님과 저의 집사님으로 구성된 제1전도팀도 매양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수백 가정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그들을 반가이 맞이하는 가정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200가정 정도 누르면 뭔가 열매가 있을려나 하고 방문해 보았지만, 실제 400명 가정을 눌러 보아도 바로 딸 수 있는 열매는 없었던 것이다. 함께 모여 보고를 받으면서, 우리는 그래도 익은 곡식이 있을 줄을 고대했었는데, 한 가정을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실망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개척교회가 살 수 있는 대안은 한 가지라는 것이다. 익은 곡식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익은 곡식이라면 교회의 규모와 사이즈와 상관없이, 그들은 교회를 나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개척교회로서는 이것이 현재까지 가장 최상의 전도대안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또 열심히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다.
마귀가 쓰는 전략이 4가지가 있다. 의심전략, 여우전략, 우는 사자전략, 낙심전략이 그것이다. 우리가 새롭게 전도를 시작한다고 하니 마귀가 많이 힘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핍박도 해보고, 우리에게 결과가 없도록 미리 그들을 대비시켜 놓았는지도 모른다. 우리를 낙심시켜 더 이상 전도하지 못하게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물러날 사람이 아니다. 열매가 있든 없든 열매가 있을 때가지 우리가 계속 나갈 것이니 말이다.
전도하는데 아무리 마귀가 역사한다 하더라도 우리 하나님께서도 또한 일을 하고 계신다. 지난 주일이다. 하나님은 역시 우리의 모습을 지나치지 아니하셨다. 매번 경험하는 것이지만 하나님은 결코 우리의 수고를 헛되지 않게 해 주신다. 빈 자리를 주께서 채워주신 것이다. 지난 주일에 66명이 예배드렸다고 말씀드렸다. 그 중에서 한 가정의 예를 들어보겠다. 예배후 식사를 드시라고 해도 대부분의 새가족들은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마침 한 가정이 남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남자 아이들만 두 명을 데리고 나온 새로운 가정이었다. 어떻게 오셨는가 하고 여쭈어보았더니, 그들은 정말 익은 곡식이었다. 오산에서 이곳으로 이사온 가정인데, 동탄으로 이사를 가면 교회를 꼭 한 번 나가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침 이삿짐 정리도 마치고 해서 교회가 어디 있나 하고 교회를 찼던 중 1층에서 안내를 보고 있던 집사님의 인도로 저희 교회에 들어온 것이다. 그중 남편되신 분은 생전 처음으로 교회에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교회에 이렇게 좋은 곳인지 잘 몰랐다고 하시면서, 식사를 하시면서 즐겁게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닌가! 아직은 설교내용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목사님의 설교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많은 유익한 점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돌아가셨다. 할렐루야! 저의 집사람과 전도사님께서 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다 보니, 하나님께서는 한 영혼을 예비하사 그들의 발걸음이 헛되지 않게 하신 것이다. 그리고 또한 어떤 여집사님께서 오셨는데, 그분은 자신의 신분이나 이름을 밝히지는 않으셨다. 하지만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실 저는 동탄명성교회를 가보고 싶어서 4주동안이나 찾았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아서 오늘 어렵사리 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연속 4주동안이나 동탄명성교회를 찾고 있었다니... 또 엊그제 화요일에는 우리가 붙힌 전단지를 가지고 일부러 저희 교회를 찾아오신 분이 있었다. 또한 어제는 이곳에 이사를 오셨다면서 교회가 어디 있는가 살피러 오신 권사님도 계셨다. 아니나 다를까 그 권사님은 어제 저녁 수요기도회에 참석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전도를 막는 마귀보다도 확실히 크신 분이시다.
3. 전도에는 첩경이 없다.
엊그제의 일이다. 노회 목사님들의 모임이 있어서 그곳에 가게 되었다. 내가 그 모임에 나간 이유는 오직 하나, 다른 교회 목사님들은 어떤 방법으로 전도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이며, 그들에게 있어서 아파트 전도에 대한 탁월한 전도법은 무엇이 있는지 들어보기 위해서다. 마침 탁월한 열매형 전도법 세미나를 참석하시고 그 교회에서 실습을 계속 하고 있는 목사님을 만났다. 그분은 오산에서 목회하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오산에서 가까운 우리 동탄에 아주 좋은 사우나가 있다고 그분을 모시고 사우나로 들어갔다. 아파트 전도에 관한 무슨 특별한 것이 있나를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분의 말씀은 오직 한 가지였다. 전도에 관한 특별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꾸 나가서 전도하며 부딪히다 보면 거기에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며 그들을 어떻게 교회로 인도할 수 있는지 터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각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고,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무언가 먹혀들어가는 말과 전도법을 찾아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찾아내기까지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방법을 찾아내기까지 목회자는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도는 장기전인 전략이며, 전문적으로 해야한다 하셨다. “아 그렇구나. 전도엔 특별한 방법은 없구나. 가서 부딪혀보는 것이구나”
‘나가면 있고 안 나가면 없다’고 하는 고구마전도법이 생각이 났다. 우리 주님도 갈릴리에 두루 돌아다니시면서 제자들을 선택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무조건 나가야 한다. 문전박대를 해도 우리는 그들을 찾아가야 한다. 그들 중에는 갈급한 심령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정하기 위해 찾은 믿는 식구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가가호호방문 전도를 통해 얻게 된 참으로 유익한 결과는 좀 엉뚱한 곳에서 나타났다. 그것은 저의 집사람에게서 나타났다. 저의 집사람은 정말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고, 남에게 말을 거는 것까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곳 동탄에 교회를 개척하여 개척교회 사모가 되어버린 것이다. 개척교회를 할 때에는 이삿집을 공략하라는 동역자의 충고에 따라, 우리 부부는 처음엔 이삿집만을 찾아다녔었다. 하지만 저의 집사람은 새로 이사온 이삿집의 집문까지는 따라왔지만 집 안에까지는 들어가지 못했었다. 아직 사람들을 접촉할만한 마음의 준비 즉 담대함이 준비 되어 있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다. 매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만나볼까 궁리하고 있으며, 이제는 아파트 계단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이전에는 전단지를 가가호호 붙이다가도 인기척소리가 나면 조용히 기다리다가 인기척소리가 사라질 때 전단지를 붙였지만, 이제는 어디서 그러한 담대함이 생겼는지 계단에서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이제는 더 좋다고 한다. 말이라도 붙여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날마다 초인종을 누르는 일,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지만 한 달정도 실천해보니 확실히 뭔가가 있기는 있는 전도전략이다. 오늘도 아내와 전도사님은 아침부터 아파트로 출근하였다.
“다만 우리는 순종하겠나이다. 주여 당신이 행하시옵소서. 효과적인 방법도 속히 터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대한예수교장로회 동탄명성교회 정병진 목사
연락처 : 핸드폰 010-9953-9182, 교회 031-613-2001
이메일 : alletei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