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이야기(19)
2008년 1월 24일(목)
제목 : “상가교회의 비애(悲哀)와 비젼”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대한(大寒)이 지나가면서 올 겨울이 쉽게 지나가리라 생각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가 꼭 인간의 변덕스러움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제 정오 무렵,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낯설은 사람이 교회를 찾아 들어왔다. 얼핏 보기에는 교회를 구경하러 온 인테리어 업자가 아닌가 싶었다. 남자 두 분은 작업복 차림이었고 한 분은 여성이었다. 그런데 여성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을 때에는 그들이 업자가 아니라 어떤 직원일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다. 그 옷차림 또한 어디서 본 듯한 옷차림이었기 때문이다. “아, 화성시 주차공익위원과 같은 비슷한 옷차림새이구나!” 그러는 순간 그 여성이 말문을 열었다. “화성시에서 나왔습니다. 민원이 제기되어서요. 교회의 종탑이 있잖습니까? 교회종탑에 교회이름을 붙여놓으셨는데, 그러면 광고간판이 되어 불법이 됩니다.” “아, 그렇습니까? 민원이 제기되었나요?” “예, 민원이 몇 차례 제기되어, 현장 조사를 나왔습니다. 다른 교회에서는 종탑에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는데, 동탄명성교회만큼은 종탑에 이름이 붙어 있네요. 교회이름을 좀 제거해 주셨으면 합니다.”
“교회종탑을 세운 지 3달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누군가 민원을 제기하다니...”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옥상에 위치한 교회종탑에 교회이름을 붙혀놓은 것이 뭐 그리 불편스러운 것이라고, 민원을 제기한다는 말인가? 화성시 관계자들을 돌려 보낸 다음에, 밀려오는 서러움에 어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성시로부터 교회종탑에 붙혀놓은 교회이름을 제거하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지난 포스코더샵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금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나은 것 같기도 하다.
1. 교회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
이 세상에는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 우리 교회 바로 옆에 위치한 상가에는 뉴스터디 학원이라고 수학전문학원이 들어서 있다. 거기에 계시는 원장님과 부원장님은 아직은 믿지 않는 분이지만 얼마나 교회에 대해 우호적인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는 우리 아이들이 그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까지 해 주셨다. 세상에는 이렇게 좋으신 분들도 많지만, 또 어떤 분들은 죽기 살기로 교회가 하는 일을 싫어하고 방해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구원받아야 할 하나님의 예비자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새 들어 그들이 표출하고 있는 적대감은 도를 넘을 때가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작년 7월 하순경인가보다.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에 의료선교활동을 하러간 우리의 동료 23명이 납치된 사건이 있었다. 그때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올라가있는 악성댓글을 본 사람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에 대해서, 그리고 기독교인들에 대해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비난과 조롱의 글들이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물론 이런 일들만을 일삼는 몇몇 악성 댓글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대강 짐작을 했지만 그때 당시 실제로 댓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찌나 화가 나든지... 기독교에 대해 그들이 알면 얼마나 알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의료봉사활동팀이 이슬람국가에 의료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에는, 그만큼의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았어야 했으며, 이동할 도로에 대한 사전정보에 민감했어야 했다. 그들의 서투른 행보가 문제이긴 문제다. 하지만 그것을 떠나서 한국 의료선교봉사활동팀이 이슬람국가에 가서 선교를 하면 또 얼마나 하겠는가? 순전히 자원봉사활동으로 이슬람인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그곳에 갔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 중의 일부는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 의료봉사활동을 공격적인 선교정책이라 비하하면서, 그런 일들은 결코 아프카니스탄을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의료봉사활동팀을 마치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취급하기도 하였다. 주 예수님께서 그 글을 읽으시기라도 하신다면 어떻게 반응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떠한 댓글도 달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 꼭 그 글들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마음먹고,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았다.
또한 나는 그 글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한국교회가 어떻게 불신자들에게 비쳐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독백도 잊지 않았다. “그래, 교회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해!” 하면서도 그들의 지나친 표현들에 대해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또다시 교회가 하는 일에 대해 좋지 않는 눈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이 동탄에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작년 3월 4일 첫예배를 시작으로 동탄신도시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당시에 예배당 건물을 구할 수 없던터라, 시범단지에 위치한 포스코더샵 아파트를 얻어 아파트 거실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다. 그런데 교회건물이 없이 시작한 교회개척은 그리 쉽지 않았다. 아니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서러움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어린이집이 아닌 교회라는 점에 대해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었다. 특히 아파트거실이 교회임을 알리는 현수막이나 X배너 등은 제 위치에 있지를 못하고 온갖 수난을 당해야 했다. 우리도 이것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에게 혹 피해를 끼치지는 않을까하여 현수막도 주일날 예배드리는 시간에만 밖에 걸어두었다. 하지만 이것도 걸어놓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은 적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심지어 우리 집 아파트 창문에 내 건 현수막도 뜯으라고 하지를 않나, 아파트 출입구에 세워놓은 X배너를 뒤집어놓지를 않나, 나중에는 X배너에 아예 담뱃불로 구멍을 뚫어놓지를 않나, 참으로 분통이 터질법한 많은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리만큼 그들에게 한 번도 대항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요청이 들어올 때면, “예, 그렇게 하지요.”하고 그렇게 했다. 그래서 그 일로 말미암아 기도하던 끝에, 교회를 현재 위치한 시범단지 중심상가 제일프라자 8층으로 옮기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마 5:11-12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
오늘날 한국 개신교가 행하고 있는 사회복지활동이 얼마나 많은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과연 한국의 어느 종교단체가 개신교만큼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고 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이 있어서 그렇게 티를 내지 않은 것 뿐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기독교가 얼마나 한국사회와 복지정책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과 정열과 물질을 드리고 있는지 잘 모르는 있다. 한 편으로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2. 상가교회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화성시로부터 교회종탑에서 교회이름을 떼어달라는 이번 요청을 받고,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현재 우리 교회가 위치한 제일프라자 건물이 교회 건물 즉 종교용지에 지어진 건물이었다고 한다면, 아무도 이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교회가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아도, 자기 땅에 세운 교회건물에 교회이름을 넣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상업용지의 상가건물에 위치한 교회이기에 상가건물법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교회이름을 종탑에 붙여놓은 것이 광고물법에 저촉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민원을 제기하지를 않았더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화성시에서도 누군가 민원을 제기하기만 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기에, 그들 또한 교회까지 찾아와 나에게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한 말을 해야 하는 화성시청 직원도 힘들겠지만, 하여튼 이번 일로 인해, 아파트 거실 교회가 겪는 서러움과 비슷한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랬더니 이러한 생각이 자꾸 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교회종탑에 새겨놓은 교회이름을 떼라고 한 것은 지난 포스코더샵아파트에서 교회를 할 때처럼 다시 간절히 기도하라는 신호는 아닐까? 지금 우리가 예배드리고 있는 이 교회 건물에 대한 애착심을 접고, 주변에 땅을 사서 거기에다가 교회를 세우라고 하는 신호가 아닐까?”
화성시 반송동 107-8번지 중심상업지구 제일프라자 807호 80평, 개척교회를 하기에는 그리 작은 평수가 아니다. 하지만 기존 성도들에게도 상가교회는 그들의 발길이 잘 향하지 않는 곳임에 틀림없다. 지난주까지 우리 교회에는 약 150명의 성도가 다녀갔다. 최근 들어 매주 적어도 10명이상의 새신자들이 우리 교회를 찾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우리 교회는 백화점의 한 코너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가에 위치한 개척교회는 시설면에서도 열악한 것이 많고, 특히 어린이 교육측면에 있어서도 그러한 것이 참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오늘날 교회를 찾는 새신자들은 교회의 비젼과 목회자의 말씀보다도 교회의 사이즈나 시스템 특히 교육시설 등에 오히려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들 중 대부분은 우리와 한 가족이 되는 것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축복해준다고 해도 이름을 밝히기도 꺼리는 편이다. 그들 생각에는, 이 교회가 개척교회이니만큼 헌금을 많이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여러 가지 봉사에 시달려야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못벗어나는 것 같다. 나는 헌금을 내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시라는 믿음 하나로 지금까지 개척교회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와서는 봉사에 있어서만큼은 자기를 위해 하늘나라에 상급을 쌓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그것도 누구에게나 그러한 요청을 하지 않는다. 단지 교회에 출석하는 것만도 잘 하는 것이라고 말해 주는 성도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교회 식구가 되겠다고 등록카드를 제출하신 분들이 고맙기 그지 없다. 그들 또한 그러한 부담들을 안고서 등록하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단 하나, 우리 교회의 자랑은 사람을 기쁘게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시대마다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말씀해 오셨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같은 족장시대에는 언약의 말씀을, 모세시대에는 율법 말씀을, 예수님시대에는 은혜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하지만 지금처럼, 예수님의 재림이 가까운 말세에는 깨어서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도록 하는 말씀이 선포되어야 한다. 천년왕국이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왕국’이라는 단어가 여호와증인이라는 이단에서 먼저 사용함으로 그렇게 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성경은 분명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를 ‘왕국’이라 하였기에, 왕국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사람들로 준비되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예수님의 거룩한 신부요,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일날 단지 예배 한 번 드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신앙생활에서 이제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님 앞에 점과 흠도 없이 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안 있으면 예수님의 재림과 더불어 천년왕국이 펼쳐질 터인데, 그 나라에 합당한 성도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요즘 들어와 천년왕국에서 왕같은 제사장이 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성도들이 주일날 그렇게 피곤할텐데도 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들으나 안 들으나 무방한 설교말씀이 아니라 꼭 들어야 할 설교말씀이 선포되는 교회가 되게 하기 위해 우리 교회는 지금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은 참으로 복받은 자들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선택하는 그들에게도 복이 되겠지만, 하나님의 보시기에도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이 시대의 잠깐동안 맛 보는 복이 아니라, 하늘의 사람이 되어 하늘의 복을 사모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고보니, 우리 교회에 등록하는 신자들은 대부분 말씀을 사모하는 자들, 순수하고 마음이 청결한 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 교회에 복을 주시리라 확신한다. 내가 바른 길을 걸어가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칭찬듣는,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한 말이다. 누구든지 경건하고 살고자 한다면 핍박을 받게 되리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핍박과 반대가 있는 곳에 은혜는 더더욱 넘치게 마련이다.
“주여, 저희 교회에게도 속히 땅을 주시어, 교회건물을 세우게 하시고, 이 시대의 마지막 주자로서, 잠자는 영혼을 깨워, 모든 성도들로 하여금 천년왕국과 새하늘과 새땅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교회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선포되는 교회되게 하여 주옵소서. 말씀에 굶주린 자가 영적 기근에서 벗어나고, 갈급한 심령이 폭포수와 같은 말씀으로 인해, 거룩한 신부와 상속자로 준비되는 교회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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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동탄명성교회 정병진 목사
연락처 : 핸드폰 010-9953-9182, 교회 031-613-2001
이메일 : alleteia@empal.com
2008년 1월 24일(목)
제목 : “상가교회의 비애(悲哀)와 비젼”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대한(大寒)이 지나가면서 올 겨울이 쉽게 지나가리라 생각했지만 변화무쌍한 날씨가 꼭 인간의 변덕스러움과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제 정오 무렵,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낯설은 사람이 교회를 찾아 들어왔다. 얼핏 보기에는 교회를 구경하러 온 인테리어 업자가 아닌가 싶었다. 남자 두 분은 작업복 차림이었고 한 분은 여성이었다. 그런데 여성의 옷차림이 눈에 들어왔을 때에는 그들이 업자가 아니라 어떤 직원일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다. 그 옷차림 또한 어디서 본 듯한 옷차림이었기 때문이다. “아, 화성시 주차공익위원과 같은 비슷한 옷차림새이구나!” 그러는 순간 그 여성이 말문을 열었다. “화성시에서 나왔습니다. 민원이 제기되어서요. 교회의 종탑이 있잖습니까? 교회종탑에 교회이름을 붙여놓으셨는데, 그러면 광고간판이 되어 불법이 됩니다.” “아, 그렇습니까? 민원이 제기되었나요?” “예, 민원이 몇 차례 제기되어, 현장 조사를 나왔습니다. 다른 교회에서는 종탑에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는데, 동탄명성교회만큼은 종탑에 이름이 붙어 있네요. 교회이름을 좀 제거해 주셨으면 합니다.”
“교회종탑을 세운 지 3달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누군가 민원을 제기하다니...”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것도 있었지만, 옥상에 위치한 교회종탑에 교회이름을 붙혀놓은 것이 뭐 그리 불편스러운 것이라고, 민원을 제기한다는 말인가? 화성시 관계자들을 돌려 보낸 다음에, 밀려오는 서러움에 어두커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성시로부터 교회종탑에 붙혀놓은 교회이름을 제거하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지난 포스코더샵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금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나은 것 같기도 하다.
1. 교회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
이 세상에는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 우리 교회 바로 옆에 위치한 상가에는 뉴스터디 학원이라고 수학전문학원이 들어서 있다. 거기에 계시는 원장님과 부원장님은 아직은 믿지 않는 분이지만 얼마나 교회에 대해 우호적인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는 우리 아이들이 그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까지 해 주셨다. 세상에는 이렇게 좋으신 분들도 많지만, 또 어떤 분들은 죽기 살기로 교회가 하는 일을 싫어하고 방해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구원받아야 할 하나님의 예비자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새 들어 그들이 표출하고 있는 적대감은 도를 넘을 때가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작년 7월 하순경인가보다.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에 의료선교활동을 하러간 우리의 동료 23명이 납치된 사건이 있었다. 그때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올라가있는 악성댓글을 본 사람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에 대해서, 그리고 기독교인들에 대해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비난과 조롱의 글들이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물론 이런 일들만을 일삼는 몇몇 악성 댓글자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대강 짐작을 했지만 그때 당시 실제로 댓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찌나 화가 나든지... 기독교에 대해 그들이 알면 얼마나 알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의료봉사활동팀이 이슬람국가에 의료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에는, 그만큼의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았어야 했으며, 이동할 도로에 대한 사전정보에 민감했어야 했다. 그들의 서투른 행보가 문제이긴 문제다. 하지만 그것을 떠나서 한국 의료선교봉사활동팀이 이슬람국가에 가서 선교를 하면 또 얼마나 하겠는가? 순전히 자원봉사활동으로 이슬람인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그곳에 갔었을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 중의 일부는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 의료봉사활동을 공격적인 선교정책이라 비하하면서, 그런 일들은 결코 아프카니스탄을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의료봉사활동팀을 마치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취급하기도 하였다. 주 예수님께서 그 글을 읽으시기라도 하신다면 어떻게 반응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떠한 댓글도 달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 꼭 그 글들을 기억하고 있으리라 마음먹고,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았다.
또한 나는 그 글들을 읽으면서, 그동안 한국교회가 어떻게 불신자들에게 비쳐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독백도 잊지 않았다. “그래, 교회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해!” 하면서도 그들의 지나친 표현들에 대해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또다시 교회가 하는 일에 대해 좋지 않는 눈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이 동탄에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나는 작년 3월 4일 첫예배를 시작으로 동탄신도시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당시에 예배당 건물을 구할 수 없던터라, 시범단지에 위치한 포스코더샵 아파트를 얻어 아파트 거실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다. 그런데 교회건물이 없이 시작한 교회개척은 그리 쉽지 않았다. 아니 어려움이라기보다는 서러움 그 자체였다. 더군다나 어린이집이 아닌 교회라는 점에 대해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었다. 특히 아파트거실이 교회임을 알리는 현수막이나 X배너 등은 제 위치에 있지를 못하고 온갖 수난을 당해야 했다. 우리도 이것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에게 혹 피해를 끼치지는 않을까하여 현수막도 주일날 예배드리는 시간에만 밖에 걸어두었다. 하지만 이것도 걸어놓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은 적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심지어 우리 집 아파트 창문에 내 건 현수막도 뜯으라고 하지를 않나, 아파트 출입구에 세워놓은 X배너를 뒤집어놓지를 않나, 나중에는 X배너에 아예 담뱃불로 구멍을 뚫어놓지를 않나, 참으로 분통이 터질법한 많은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리만큼 그들에게 한 번도 대항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요청이 들어올 때면, “예, 그렇게 하지요.”하고 그렇게 했다. 그래서 그 일로 말미암아 기도하던 끝에, 교회를 현재 위치한 시범단지 중심상가 제일프라자 8층으로 옮기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마 5:11-12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
오늘날 한국 개신교가 행하고 있는 사회복지활동이 얼마나 많은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다. 과연 한국의 어느 종교단체가 개신교만큼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고 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이 있어서 그렇게 티를 내지 않은 것 뿐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기독교가 얼마나 한국사회와 복지정책에 많은 시간과 노동력과 정열과 물질을 드리고 있는지 잘 모르는 있다. 한 편으로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2. 상가교회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화성시로부터 교회종탑에서 교회이름을 떼어달라는 이번 요청을 받고,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현재 우리 교회가 위치한 제일프라자 건물이 교회 건물 즉 종교용지에 지어진 건물이었다고 한다면, 아무도 이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교회가 하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아도, 자기 땅에 세운 교회건물에 교회이름을 넣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상업용지의 상가건물에 위치한 교회이기에 상가건물법의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교회이름을 종탑에 붙여놓은 것이 광고물법에 저촉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민원을 제기하지를 않았더라면 아무 일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화성시에서도 누군가 민원을 제기하기만 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기에, 그들 또한 교회까지 찾아와 나에게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한 말을 해야 하는 화성시청 직원도 힘들겠지만, 하여튼 이번 일로 인해, 아파트 거실 교회가 겪는 서러움과 비슷한 것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랬더니 이러한 생각이 자꾸 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교회종탑에 새겨놓은 교회이름을 떼라고 한 것은 지난 포스코더샵아파트에서 교회를 할 때처럼 다시 간절히 기도하라는 신호는 아닐까? 지금 우리가 예배드리고 있는 이 교회 건물에 대한 애착심을 접고, 주변에 땅을 사서 거기에다가 교회를 세우라고 하는 신호가 아닐까?”
화성시 반송동 107-8번지 중심상업지구 제일프라자 807호 80평, 개척교회를 하기에는 그리 작은 평수가 아니다. 하지만 기존 성도들에게도 상가교회는 그들의 발길이 잘 향하지 않는 곳임에 틀림없다. 지난주까지 우리 교회에는 약 150명의 성도가 다녀갔다. 최근 들어 매주 적어도 10명이상의 새신자들이 우리 교회를 찾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우리 교회는 백화점의 한 코너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가에 위치한 개척교회는 시설면에서도 열악한 것이 많고, 특히 어린이 교육측면에 있어서도 그러한 것이 참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오늘날 교회를 찾는 새신자들은 교회의 비젼과 목회자의 말씀보다도 교회의 사이즈나 시스템 특히 교육시설 등에 오히려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그들 중 대부분은 우리와 한 가족이 되는 것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축복해준다고 해도 이름을 밝히기도 꺼리는 편이다. 그들 생각에는, 이 교회가 개척교회이니만큼 헌금을 많이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여러 가지 봉사에 시달려야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못벗어나는 것 같다. 나는 헌금을 내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하나님께서 다 채워주시라는 믿음 하나로 지금까지 개척교회를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와서는 봉사에 있어서만큼은 자기를 위해 하늘나라에 상급을 쌓으라고 권면하고 있다. 그것도 누구에게나 그러한 요청을 하지 않는다. 단지 교회에 출석하는 것만도 잘 하는 것이라고 말해 주는 성도들도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교회 식구가 되겠다고 등록카드를 제출하신 분들이 고맙기 그지 없다. 그들 또한 그러한 부담들을 안고서 등록하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단 하나, 우리 교회의 자랑은 사람을 기쁘게하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교회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시대마다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말씀해 오셨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같은 족장시대에는 언약의 말씀을, 모세시대에는 율법 말씀을, 예수님시대에는 은혜의 말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하지만 지금처럼, 예수님의 재림이 가까운 말세에는 깨어서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도록 하는 말씀이 선포되어야 한다. 천년왕국이 곧 시작되기 때문이다. ‘왕국’이라는 단어가 여호와증인이라는 이단에서 먼저 사용함으로 그렇게 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성경은 분명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를 ‘왕국’이라 하였기에, 왕국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사람들로 준비되어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이다. 예수님의 거룩한 신부요, 하나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기 위해서는 주일날 단지 예배 한 번 드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신앙생활에서 이제는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님 앞에 점과 흠도 없이 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안 있으면 예수님의 재림과 더불어 천년왕국이 펼쳐질 터인데, 그 나라에 합당한 성도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요즘 들어와 천년왕국에서 왕같은 제사장이 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성도들이 주일날 그렇게 피곤할텐데도 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들으나 안 들으나 무방한 설교말씀이 아니라 꼭 들어야 할 설교말씀이 선포되는 교회가 되게 하기 위해 우리 교회는 지금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은 참으로 복받은 자들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선택하는 그들에게도 복이 되겠지만, 하나님의 보시기에도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이 시대의 잠깐동안 맛 보는 복이 아니라, 하늘의 사람이 되어 하늘의 복을 사모하는 사람들로 가득찬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고보니, 우리 교회에 등록하는 신자들은 대부분 말씀을 사모하는 자들, 순수하고 마음이 청결한 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우리 교회에 복을 주시리라 확신한다. 내가 바른 길을 걸어가고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칭찬듣는,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한 말이다. 누구든지 경건하고 살고자 한다면 핍박을 받게 되리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핍박과 반대가 있는 곳에 은혜는 더더욱 넘치게 마련이다.
“주여, 저희 교회에게도 속히 땅을 주시어, 교회건물을 세우게 하시고, 이 시대의 마지막 주자로서, 잠자는 영혼을 깨워, 모든 성도들로 하여금 천년왕국과 새하늘과 새땅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교회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선포되는 교회되게 하여 주옵소서. 말씀에 굶주린 자가 영적 기근에서 벗어나고, 갈급한 심령이 폭포수와 같은 말씀으로 인해, 거룩한 신부와 상속자로 준비되는 교회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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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동탄명성교회 정병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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