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악한 자가 드리는 기도를 받으실까? 남북이스라엘의 열왕들 중에서 가장 악한 고르라면 그는 누굴까? 그런데 성경의 기자는 그가 바로 남유다 제14대왕 므낫세라고 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가장 잔인했고 악했으며, 하나님을 가장 격노하게 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정도였는가 하면, 그의 악행 때문에 하나님께서 남유다를 멸하시겠다고 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구원을 받는다. 그가 저지른 행위들을 보면, 그는 지옥에 아랫목에 있어야 할 사람이다. 왜냐하면 구약의 열왕들 중에서 유일하게 대놓고 이방신의 제단과 우상을 제조하여 성전 안에 두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구원받아 메시야의 조상이 된다. 그는 대체 어떻게 되었길래 기도의 사람이 되었으며, 그의 기도가 하나님 앞에 응답될 수 있었는가? 거기에는 부모의 기도의 놀라운 영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 오늘은 그것을 알아보자.
1. 들어가며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을 때, 열왕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 남유다에서는 20명의 왕들이 나왔고, 북이스라엘에는 19명의 왕들이 나왔다. 그렇다면, 남북왕 39명의 왕들 가운데 가장 오래 통치한 왕은 누구였을까? 남유다의 39명의 열왕들 가운데 가장 오래 통치한 왕은 남유다 제14대 므낫세왕이었다. 그는 남유다를 무려 55년간 통치한 왕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남유다 제10대왕 웃시아(아사랴)였다. 그는 52년을 통치했다. 그렇다면, 39명의 열왕들중에서 가장 장수한 왕은 누구였을까? 그것은 거꾸로다. 제10대 웃시야왕이 68세로 가장 장수한 왕이었고, 두번째가 바로 66세로 므낫세왕이었다. 그러므로 세상적으로 볼 때에, 남북 열왕들 중에서 가장 오래동안 왕좌에 앉아 있었으며, 두번째로 장수했던 므낫세왕이야말로 복받은 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경기자는 39명의 왕들 중에서 가장 악한 왕이자 가장 잔인했던 왕으로서 므낫세왕을 언급한다(왕하21:11). 대체 그는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성경기자로부터 최악의 평가를 받게 되었던 것일까? 그것은 그의 나이 60세 되던 해에 발생한 하나의 사건을 통해서였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남북의 39명의 열왕들 가운데 가장 악하고 잔인했던 므낫세왕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까 한다. 그는 늘그막이지만 그때에 비로소 하나님을 찾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는 이어 회개하는 자가 되었고 그래서 새로운 인생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났던 인물이다.
2. 므낫세왕, 그는 어떤 왕이었을까?
므낫세왕은 12세에 왕위에 올라 아버지인 제13대 히스기야왕과 함께 10년을 통치하다가, 22세 때에 단독통치를 시작하여, 66세까지 통치했던 왕으로서, 남북열왕들 중에서 가장 오래 통치한 왕으로 알려져있다. 다시 말해 아버지와 함께 통치한 것으로 치자면 그는 55년을 통치한 셈이고, 자기 혼자만으로 통치한 것이라고 44년을 통치한 셈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남유다를 멸하시기로 결정했던 결정적인 일들이 므낫세왕의 시대에 있었다. 그는 대체 하나님 앞에서 무슨 일들을 저질런 것인가? 왜 그의 행동이 남유다를 멸망시킬 정도로 하나님의 분노를 유발했던 것일까?
먼저, 그는 첫째 매우 악한(나쁜) 왕이었다. 자기아버지가 없애버린 이방신들과 우상들을 다시 세웠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예루살렘의 성전 안에 이방신과 우상들을 위한 제단을 쌓은 인물이었다. 이것은 하나님의 큰 노를 격발시킨 아무 잘못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행했다. 그가 여호와 하나님 신앙을 버리고 왜 이방신들과 우상을 섬기기로 했는지 뚜렷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짐작은 간다. 왜냐하면 그는 주변나라와 화친하고자 이방인들이 섬기던 신까지도 같이 섬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의 성전 안에는 바알신을 위한 제단이 세워졌고, 아세라목상은 므낫세왕 자신이 깎아서 만들어세웠으며, 성전 안에서 하늘의 해와 달과 별들을 신으로 섬긴느 행위도 대낮에서 버젓히 행해졌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므낫세왕은 점을 치며 사술과 요술을 행하며, 신접한 자와 박수를 신임하기까지 하였다.
둘째, 그는 매우 잔인한 왕이었다. 그는 자기나라의 번영을 위하여 흰놈의 아들의 골짜기에서 몰렉신까지 섬기는 자였는데, 몰렉신은 사람을 불태워바치는 인신제사를 요구하는 신이었다. 결국 므낫세왕은 자기자신을 위하여 자신의 두 아들들을 몰렉신에게 제물로 바치게 된다. 더욱이 자신을 향하여 회개를 외치는 선지자 이사야의 외침을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그를 잡아다가 톱으로 썰어서 죽인 장본인이 바로 그다. 그는 이처럼 매우 잔인한 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가 남북의 열왕들 중에서 가장 오래 통치한 왕이자 두번째로 장수한 왕이었다는 점이다. 하나님의 계명을 대놓고 어기며 하나님이 싫어하는 일들만 골라행했는데 그는 왜 그러한 축복(?)을 받은 것인가? 그렇게 행해도 괜찮다는 뜻인가? 대체 그는 무슨 이유 때문에 형통과 장수의 축복을 받아 누린 것인가? 사실 구약의 율법에 따르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반드시 하지 말라는 일을 골라서 행한 왕이 므낫세였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는 어떤 우상을 만들거나 그것을 섬겨서는 아니 된다고 하였고(신12:2~3), 자녀를 결단코 몰렉신에게 바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레18:21). 만약 그렇게 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죽이시겠다고 말씀하셨다(레20:2).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므낫세왕은 죽지 않았고 66세까지 살았으며, 장수할 수 있었던 것인가?
3. 그의 나이 60세에 일어난 사건은 무엇이었으며, 그 뒤 어떻게 되었는가?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엄청난 환난이 불어닥친 것이다. 그것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고 다시 살아야 할 소망마저 끊어버리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말 성경에는 단 한 줄로 기록되어 있다. "그가 환난(고난)을 당했다(대하33:12a)"는 것이다.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인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나, 성경에 의하면 B.C.648년에 앗수르 제25대왕 앗슈르바니팔(B.C.668~627)이 보낸 군대지휘관들에 의해 결박당한 채 쇠사슬에 묶여 800km가 넘은 바벨론까지 끌려갔던 것이다(대하33:11). 그는 왜 쇠사슬에 묶여 죄인처럼 바벨론에 끌려갔던 것일까? 성경에서는 그 이상 더 기록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역사적인 기록을 살펴보면, 그의 55년 통치기간동안 전쟁없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짐작케 해주는 대목이 나온다. 그것은 므낫세왕이 앗수르 제24대왕이었던 에살핫돈(B.C.781~669)의 22개 봉신국 중의 한 나라가 되어 에살핫돈을 왕으로 섬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전쟁이 없는 대신 평화를 얻었지만 대신 에살핫돈에게 곡물을 바치며 살았던 것이다. 그런데 에살핫돈이 죽고 그의 아들 앗슈르바니팔이 나라를 얻고 난 뒤, 젊은 앗수르왕에게 붙들려가서 모진 고초를 다 겪게 된 것이다.
그러자 므낫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는 하나님 앞에 납작 엎드렸고 겸비해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그가, 아니 하나님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그가 하나님을 찾아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대하33:12). 그것은 아마도 감옥에 갇혀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 자기의 아버지를 기도와 아버지의 유언을 생각했던 것 같다. 여기서 다른 이유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기억은 10살 때로 돌아간다. 어느날 자기의 아버지(히스기야)가 죽을 병에 걸리게 된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이사야선지자를 시켜 자기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케 한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히스기야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네 집에 유언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사38:1)" 그때 히스기야는 아들 므낫세를 불러다놓고 아마 다음과 같은 유언을 하였을 것이다. "내 아들아, 나는 이제 죽을 병이 들어서 하나님께 가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지만 너는 꼭 기억해라.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우상들을 다 제거했으며, 산당마저 없애버렸다. 그리고 놋뱀인 느후스단까지 다 없애버렸다. 그런데 그 뒤 앗수르 제23대 산헤립왕(B.C.704~681)이 처들어왔고 그때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졌으나, 내가 항복선언서를 가지고 여호와의 성전으로 올라가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들으시고 앗수르군대를 물리쳐 주셨으니 하루 아침에 18만5천명이 산 송장이 되었느니라. 그러니 너도 절대절명의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절대 놀라지 말고 하나님 여호와만을 의지하거라. 그러면 너의 앞길을 그분이 인도해주실 것이다."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아버지의 유언을 떠올린 므낫세는 자신이 이때까지 평안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이 자신이 앗수르왕과 화친조약을 잘 맺어서 된 것도 아니었고, 자기자식을 몰렉신에서 제물로 바쳐서 된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아버지께서 하나님을 잘 섬긴 은혜였으며 자기 아버지의 기도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 행해온 우상숭배와 자식을 제물로 바치고 선지자를 톱으로 켜서 죽인 것이 얼마나 큰 죄였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엎드려 자복하여 하나님께 회개한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에게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
이윽고 바벨론의 포로에서 돌아온 므낫세왕은 남은 여생을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일에 매진하게 된다. 그래서 이전에 49년동안 잘못 살아왔던 지난 날들을 다 청산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우상을 척결하고 오직 하나님만 섬기며 또한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만 섬기도록 한 것이다. 결국 6년 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인생을 마감한다.
4. 하나님은 악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가?
하나님께서는 악한 자의 기도를 주시는가? 아니다. 절대 들어주시지 않는다(렘11:10~11).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조차 하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다(렘7:16). 그런데 단 하나 예외가 있다. 그것은 아무리 우상을 숭배하고 악한 일들을 자행한 자였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완전히 하나님 앞에 납작 엎드린 후에 겸손히 하나님께 간구할 때다(대하7:14).
그런데 바로 므낫세왕이 그렇게 했다. 그것은 적어도 그의 아버지 히스기야왕이 그를 위해 기도했던 결과라고 확신한다. 므낫세왕이 행했던 것만을 가지고 그를 판단한다면 그는 지옥에 들어가도 지옥 아랫목에 들어갈 사람이 되고도 남는다. 하나님께서는 그가 하는 일을 보시고 남유다를 없애버리시겠다고 몇 번이고 계속해서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다시 새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히스기야왕의 기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허락하신 것 때문이라고 본다. 사실 성경에 기록된 인물치고 하나님의 사람이 타락하되 현저히 타락한 자가 다시 재생의 기회를 얻는 것은 흔하지 않는 사례다. 딱 2번의 사레만 있다. 하나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타락했으나 다시 회개하여 재생의 기회를 잡은 것이고, 또 하나는 히스기야의 아들 므낫세가 타락했으며 다시 회개하여 재생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런데 둘 다 공통점이 있다. 그의 아버지들이 정말 신실한 주의 종들이었다는 것이며, 기도하는 왕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아버지의 기도가 타락한 자식에게 재생할 수 있는 한 번의 기회를 주게 했던 것이다. 그러자 므낫세는 금방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리어 회개하고 기도를 드렸던 것이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를 살려주신 것이다. 그가 다시 돌아와 왕노릇을 하도록 허락해주신 것이다.
5. 므낫세왕과 그의 아들 아몬왕은 과연 천국에 들어갔을까?
여기서 우리의 관심은 히스기야의 아들이었던 므낫세왕과 손자 아몬왕이 과연 죽어서 천국에 들어갔는가 하는 것이다. 열왕기의 기록만을 보게 되면, 그들은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사람인 것처럼 나온다. 거기에는 그들의 악행과 우상숭배행위가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태복음 1장의 족보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거기에는 두 사람(므낫세와 아몬)이 구원받아 천국에 들어간 왕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마1:10).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지만, 마태복음 1장의 족보는 특이한 족보다. 여기에 보면, 아브라함부터 예수님까지의 예수님의 조상들의 이름이 42명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수많은 예수님의 조상들이 족보에 빠져 있다. 살펴보면, 전부다 우상을 숭배하고 악행을 저질렀으나 회개하지 못해 지옥에 떨어진 조상들은 이름 자체가 기록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므낫세와 므낫세의 아들 아몬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비록 악행을 저질렀으나 회개하고 천국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므낫세와 아몬이 큰 죄악을 저질렀음에도 천국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그들이 고난과 역경을 만났을 때 그들 스스로가 마음을 돌이켜 회개할 수 있다고 보는가? 아니다. 대부분 그렇게 되지 는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한 것은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였던 히스기야의 기도 덕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원은 일대일이어서 아버지의 믿음으로 아들이 구원받을 수 없고, 아버지의 믿음으로 손자가 구원받을 수는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아비의 기도는 자식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그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신다는 점이다. 므낫세와 아몬은 히스기야왕의 기도 덕분에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은 그때 회개하여서 천국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6. 나오며
누구든지 천국에 들어갈 수 있으며 누구든지 회개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며, 아무나 회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자가 회개하고 천국에 들어가는 자가 될 수 있는가? 그것은 누군가가 그 사람의 회개와 구원을 위해 기도해 주었을 때다. 솔로몬과 그의 아들 르호보암을 위해서 솔로몬의 아비 다윗이 기도했기에, 솔로몬과 르호보암은 예수님의 조상의 족보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므낫세와 므낫세의 아들 아몬도 므낫세의 아비 히스기야가 기도했기에, 므낫세와 아몬도 예수님의 조상의 족보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우리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기도인 것이다. 내 자식과 손자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에 있어서 우리가 수행해야 할 가장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건투를 빈다.
2018년 7월 29일(주일)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