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2(주일) 주일낮예배
제목: 신앙의 대상을 하나님으로 바꾸었을 때 베풀어지는 놀라운 은혜(수2:1~15)_동탄명성교회 정병진목사
https://youtu.be/ofjMIS9-PLc [혹은 https://tv.naver.com/v/29634973 ]
1. 들어가며
설교의 주제는 크게 두 종류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회개와 순종을 강조하는 설교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랑과 은혜를 강조하는 설교다. 오늘은 이것들 중에서 은혜와 긍휼을 강조하는 말씀을 정해 보았다. 사실 신약성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역시 '은혜'라고 할 수 있다. 값없이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을 보통 '은혜'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약성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애(인자)'일 것이다. 히브리어로는 '헤쎄드'이다. 헤쎄드는 '인애, 인자, 자비, 긍휼, 친절, 호의' 등으로 번역되는 단어인데, 이것이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의 제일 큰 속성의 하나로 등장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약성경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은 선하시고 그 인자하심(헤쎄드)이 영원하다는 말씀을 자주 듣게 된다(시105:5,59:17). 그리고 오늘 말씀에도 등장하고 있다(수2:12). 왜냐하면 하나님은 원래가 자비를 베풀어주시는 분이시고 긍휼하심이 풍성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이방인이었다가 헤쎄드의 은혜를 받았던 사람은 대체 누구였을까? 우리는 그러한 사람의 하나로서, 여리고성의 기생 라합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기생 라합의 생애에 나타난 헤쎄드의 은혜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그렇다면 기생 라합은 과연 어떤 하나님의 헤쎄드의 은혜를 받은 것일까? 그리고 그녀가 헤쎄드의 은혜를 받게 된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던 것일까?
2. 기생 라합은 어떤 여인이었을까?
사람에게는 별명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라합에게도 별명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 앞에 꼭 '기생'이라는 말이 붙어다닌다는 것이다. 구약성경에서 '라합'이라는 사람은 '여호수아서'에서만 나오는 이름이다. 그리고 신약성경에서는 라합이라는 이름이 세 군데에 걸쳐서 나오는데, 하나는 마태복음 1장(마1:5)에 나오고 이어서 히브리서 11장(히11:31)과 야고보서 2장(약2:25)에도 나온다. 그런데 히브리서와 야고보서에서는 라합이라는 여인의 이름 앞에 별명이 붙혀져 있다. 그것은 '기생'이라는 것이다. 그럼 '기생'이라는 단어는 어떤 뜻인가? 이것을 히브리어나 헬라어로 보면, '창녀'라고 되어 있다. 왜 그녀에게는 '창녀'라는 별명이 붙어다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녀가 구약시대의 사람으로서 가나안 땅의 이방여인이었고 좋지 않은 신분을 가진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행동을 통해 메시야의 조상에 그녀의 이름을 올려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유대 랍비들은 그녀를 어떤 여인으로 보고 있을까? 그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창녀로 보지 않는다. 여관집 주인으로 본다. 왜냐하면 수2:1의 말씀에 따르면, 가나안 땅을 정탐하러 떠났던 두 명의 정탐꾼이 그녀의 집 안으로 들어가 묵었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명의 정탐꾼이 그 중요한 순간에 쾌락을 즐기기 위해 창녀의 집에 들어갔을 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조심스럽게 그녀의 집이 아마 여관집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왜냐하면 그녀가 여관집을 운영했기에 가나안 땅 근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식을 다 들어서 알고 있었을 것이요, 자기의 가족들에게도 신임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집에 정탐꾼들이 묵으러 들어온 것이다.
3. 라합은 정탐꾼들을 어떻게 대우했을까?
당시에 여리고 성은 외지에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면 반드시 들러서 가야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곳보다도 여관업이 성행했다. 그런데 라합 당시에 여리고 성은 아주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 왜냐하면 질풍노도처럼 밀려오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정복 소식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성에 들어오는 사람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성이 외인 두 사람이 들어왔다. 이 소식은 금새 왕에게 들어갔고 왕은 사람들을 라합의 집에 보낸다. 그들은 기생 라합의 집을 찾아와서는 "그들을 끌어내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기생 라합은 시치미를 뚝 떼고 그러한 사람이 온 것까지는 맞으나 해가 지기 전에 성문을 통해 빠져나갔으니 빨리 좇아가면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사실은 정탐꾼들을 자신의 옥상 위에 있는 삼대 속에 숨겨놓은 후였다. 병사들이 그를 추격하러 떠나자 그녀는 정탐꾼들이 잠들기 전에 올라가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미래를 부탁했고 그들을 안전하게 창문을 통해 밖으로 탈출하도록 도와주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집이 성벽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3일동안 피해있을 장소까지 알려주고 먹을 것도 준비해 주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정탐꾼 두 명은 안전하게 여호수아의 진영으로 복귀하게 된다.
4. 왜 기생 라합은 정탐꾼들을 숨겨주기로 결정한 것인가?
자기 집에 손님으로 들어온 두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매우 고민했을 것이다. 첩자가 자기 집에 들어왔다고 왕에게 보고할 것인가에 말 것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신중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그동안 남들로 들어왔던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이들을 과연 왕에게 고발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이들을 숨겨주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추격자들을 성밖으로 내 보낸 후, 그녀는 옥상에 있는 그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밝힌다(수2:9~11). 그것은 왜 그들을 숨겨주고 있는지를 그들에게 말한 것이다. 첫째, 여호와께서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 게 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벌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이 누군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역사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 둘째, 여호와가 어떤 분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할 때에 거대한 홍해물을 마르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요단 저쪽에 있는 거인족의 두 왕들 곧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을 전멸시켰다는 소식도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하나님을 제저할 수 있는 가나안 민족은 없다고 내다보았다. 셋째, 라합은 오직 여호와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최고의 신이라고 보고 있었다. 그녀가 여호와 하나님을 알기 전에 무신론자로 살았었는지 혹은 가나안의 어떤 신을 섬기고 살았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이미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 신이라는 신앙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두 사람이 자기 집에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그녀는 생각했을 것이다. 장차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탐꾼으로 찾아온 두 명을 안전하게 숨겨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다가 혹시 발각되더라도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와 함께 정탐꾼들을 숨겨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다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목숨이 경각간에 달린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부탁을 한다. 자신이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으니 장차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 성을 정복하러 올 때에, 자기와 자기의 부모와 형제들도 살려달라고 말이다.
5. 기생 라합으로 굳은 결단으로 인해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정탐꾼들이 안전하게 돌아간 뒤 여호수아는 군대를 이끌고 여리고 성을 정복하러 쳐들어간다. 그러나 가나안 전쟁의 첫 번째 전투인 만큼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시키신 방법대로 전쟁을 한다. 여리고성을 날마다 돌면서 일주일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돈 후 함성을 질렀다. 그러자 성이 안쪽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그런데 기생 라합과 그 집안에 있던 가족들과 무려 친족들까지 살아남았다. 왜냐하면 정탐꾼들과 약조하기를 그 집에 빨간 줄을 매달아놓으면 그 집안 사람들을 살려주기로 약조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칠 때에 두 명의 정탐꾼들을 보낸다. 그래서 빨간 줄이 쳐져 있는 그녀의 집안에 있는 사람들을 이스라엘 진영으로 데려다 놓는다. 그리고 성 안의 모든 사람들을 쳤다. 그때의 전쟁은 사실 '헤렘'전쟁이었다. 생명있는 것이라면 사람이든지 동물이든지 무론하고 다 죽이는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리고 성 사람들이 다 죽던 그 마당에 오직 기생 라합과 그 집안에 있는 가족들 그리고 그녀의 친족들만 살아남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받은 축복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정탐꾼들의 한 명으로 추정되는 유다 지파의 사람 살몬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녀가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 아이가 바로 룻기서의 주인공은 '보아스'다. 보아스는 다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았으며, 이새가 다윗왕을 낳았으니(마1:5), 그녀는 다윗왕의 고조 할머니가 되었고, 메시야이신 예수님의 직계조상이 된 것이다. 그렇다. 그녀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목숨만을 구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유다 지파의 조상이 되었고, 메시야의 조상이 되는 큰 축복을 받게 된 것이다.
6. 그녀가 그때 행한 말은 거짓말이었는가 그녀의 기지였는가?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정탐꾼들을 살리기 위해 그들을 잡으러 왔던 자들에게 그녀가 한 거짓말이다. 그것은 그녀가 기지를 발휘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거짓말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했던 거짓말의 죄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성경에서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나와 있다. 그것도 십계명의 아홉번째 계명으로 떡 하니 규정되어 있다(출20:6). 그리고 신약성경에는 거짓말하지 말라는 규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는 자는 불못에 던져지게 될 것이고, 새 예루살렘 성 안으로 못 들어가게 되며, 성밖에 있을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계21:8,27,22;15). 그렇다. 거짓말하는 죄는 지옥형벌을 면치 못하는 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을 대적하던 마귀의 제일 속성이 거짓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아담과 하와를 속였던 말이 사탄마귀의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행한 거짓말의 죄는 작은 죄가 아니었다. 큰 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성경의 기자들은 그녀를 '믿음의 여인'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히11:31), 그녀의 행동을 의로운 행동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약2:25). 대체 어찌되었길래 그녀가 했던 거짓말의 죄는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그녀를 믿음의 여인이라고 평가하는 것인가?
7. 기생 라합은 어떻게 되어서 헤쎄드의 은혜를 입게 되었을까?
우리는 여호수아 2장의 말씀을 통해서 그녀가 정탐꾼들을 살리기 위해서 분명하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녀가 한 거짓말의 죄를 일단 덮어두셨다. 그것은 그녀가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일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녀가 모든 신들 중에 여호와를 자기의 하나님으로 믿는 신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을 섬기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나 기꺼이 스스로 하나님을 자기의 신앙의 대상으로 정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매우 기뻐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행한 거짓말의 죄는 그냥 간과해주신 것이다. 그녀가 하나님을 선택한 것이야말로 너무나 큰 중대한 결정이라고 하나님께서는 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혹은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결정하는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그것은 하나님, 지금으로 말하면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결정할 때에 그 전에 지었던 모든 죄를 간과하심으로 용서해주시는 것이다. 너무나 중대한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자 주권자를 하나님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늘날에도 역시 사람은 예수님을 믿기 전의 사람과 믿은 후의 사람뿐인 것이다.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의 주인을 자신에게서 예수님으로 이동시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때에 하나님께서는 그 전에 그가 어떤 죄를 지었든지 상관없이 그 죄를 눈감아주시는 것이다. 그때에 그는 이제 죄가 없다고 하늘에서 선언해주시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호와께서는 그녀가 여호와 하나님을 자신의 신으로 믿기로 결정한 것을 크게 보시고 그녀가 지었던 거짓말의 죄를 눈감아주셨던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자비의 은혜' 곧 '헤쎄드의 은혜'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실 신약성경에서도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게 되면 그 사람이 자신이 예수님을 믿기 전에 지었던 낱낱의 죄를 다 회개하지 않아도 그를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주신다고 약속하고 있다(엡1:7, 벧전1:18~19).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섬기기로 결단하게 되면 골고다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피로 그 사람이 지었던 죄를 덮어버리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죄인들이 지금도 예수님을 믿음으로 천국에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만약 예수 믿기 전에 지었던 모든 죄를 다 회개해야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에 들어간다면 이 세상 사람 중에 그렇게 해서 천국에 들어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행동으로 지은 죄 뿐만 아니라 말과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어떤 죄를 지었더라도 그 사람이 예순미을 믿기로 결정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전에 지었던 죄들은 용서해주시는 것이다. 여기서 '용서해주신다'는 말은 '없는 셈으로 쳐주신다. 없다고 선언하신다'는 뜻이다. 그 죄가 있기는 있지만 그 죄를 거론하지 않으시겠다는 뜻이다. 그 죄가 천국에 들어가는데 문제가 되게 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구약시대에 보아스의 아내가 되었던 모압 이방여인이었던 룻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그녀의 민족이 섬기고 있던 그모스를 버렸다. 그리고 시어머니 나오미를 통해서 여호와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죽고 남편도 죽고 아주버니도 죽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다시 자기 민족으로 돌아가서 재가해서 살라고 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를 따라가면 평생 과부로 시어머니를 공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시어머니를 따라갔다. 그것은 자신의 시어머니의 하나님을 믿고 따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날개의 그늘 아래 들어온 그녀를 어여삐 보셨다. 그래서 믿음 좋은 보아스를 만나서 결혼하게 해 주신 것이다. 그렇다. 여호와 하나님을 자기 하나님으로 섬기는 자는 자비의 은혜 곧 헤쎄드의 은혜를 입게 되는 것이다.
8. 기생 라합이 입게 된 두번째 헤쎄드의 은혜는 무엇이었는가?
그런데 기생 라합이 여호와 하나님만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섬기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녀의 결단을 매우 귀하게 보시고 그녀가 바라고 원하는 일들까지 덤으로 허락해주시었다. 그것은 여리고 성 사람들이 다 진멸되는 상황에서도 ,그녀의 부모와 남녀 형제들 심지어 그녀의 친족들까지도 다 살아남아 구원받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수6:23). 그렇다. 누군가가 최초로 하나님 혹은 예수님을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면, 하나님께서는 최초로 예수믿는 그 사람 때문에 그 사람의 가족들까지도 구원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선택한 자들에게 주어지는 두번째 헤쎄드의 은혜인 것이다.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모신 자들은 이처럼 특별한 은총을 주어진다. 그러므로 신약시대에 이방인이었던 로마 장교 고넬료도 자신이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자, 자기와 자기의 집안 식구와 그리고 그때 함께 그 집에서 복음을 들었던 자신의 친족들과 가까운 친구들까지도 다 구원받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행10:2,24,44~46). 그것은 고넬료 뿐만 아니다. 사도 바울도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지만 그때 간수에게 전도할 기회가 있을 때에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주 예수를 믿으십시오. 그리하면 당신과 당신의 집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행16:31)"라고 외쳤던 것이다. 그리하여 간수가 예수님을 믿게 되자 자기와 자기의 가족들이 다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아 최초로 빌립보에도 교회가 탄생하게 된다(행16:31~34). 그렇다.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인 자에게는 자신의 가족도 구원받을 수 있는 특별한 은혜를 허락하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생 라합처럼 하나님을 선택하는 자들이 받을 수 있는 두번째의 헤쎄드의 은혜인 것이다.
9. 나오며
우리 교회처럼 회개를 외치면서, 회개 없이는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하니까, 어떤 분들은 회개하지 않은 한 개의 죄라도 남아있다면 그 사람은 구원을 못받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이것은 헤쎄드의 은혜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그가 예수 믿기 전에 지었던 죄들이라도 다 용서받게 된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너무나 귀하고 또한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그 전에 지었던 죄들을 하나님께서도 눈감아주시는 것이다. 그래야 죄인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고 천국에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이지, 예수 믿기 전에 지었던 과거의 모든 죄들을 낱낱이 다 자백해야만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간다고 한다면 천국에 들어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회개도 평소 때 늘 하나님께 회개를 해 오던 자가 마지막 죽는 순간에 그동안 회개하지 못해 남아있던 죄들도 다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지, 평소 때에는 한 번도 회개하지 않다가 그날 죽을 때에 "하나님, 지금까지 지었던 모든 죄를 용서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헤쎄드의 은혜가 베풀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실로 회개하는 삶을 살았던 자가 죽을 때에도 미처 그동안 회개하지 못했던 죄들이 한꺼번에 용서되는 은혜가 베풀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한 것만큼 자신의 일생에서 있어서 중대한 결정은 없는 것이다. 또한 예수님을 믿고 난 후에는 평소 때에 자신이 지었던 죄들을 회개하는 자라야 그때 회개할 때에 나머지 죄들도 용서받는 것이며, 또한 죽기 직전에 다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임을 알라.
2022년 10월 02일(주일)
정병진목사
1. 들어가며
설교의 주제는 크게 두 종류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회개와 순종을 강조하는 설교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사랑과 은혜를 강조하는 설교다. 오늘은 이것들 중에서 은혜와 긍휼을 강조하는 말씀을 정해 보았다. 사실 신약 성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역시 '은혜'라고 할 수 있다. 값없이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을 보통 '은혜'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약 성경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인애(인자)'일 것이다. 히브리어로는 '헤쎄드'이다. 헤쎄드는 '인애, 인자, 자비, 긍휼, 친절, 호의' 등으로 번역되는 단어인데, 이것이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의 제일 큰 속성의 하나로 등장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구약 성경을 읽을 때마다 하나님은 선하시고 그 인자하심(헤쎄드)이 영원하다는 말씀을 자주 듣게 된다(시105:5,59:17). 그리고 오늘 말씀에도 등장하고 있다(수2:12). 왜냐하면 하나님은 원래가 자비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시고 긍휼하심이 풍성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 가운데 이방인이었다가 헤쎄드의 은혜를 받았던 사람은 대체 누구였을까? 우리는 그러한 사람의 하나로서, 여리고성의 기생 라합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기생 라합의 생애에 나타난 헤쎄드의 은혜를 나누어 보려고 한다. 그렇다면 기생 라합은 과연 어떤 하나님의 헤쎄드의 은혜를 받은 것일까? 그리고 그녀가 헤쎄드의 은혜를 받게 된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던 것일까?
2. 기생 라합은 어떤 여인이었을까?
사람에게는 별명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라합에게도 별명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 앞에 꼭 '기생'이라는 말이 붙어 다닌다는 것이다. 구약 성경에서 '라합'이라는 사람은 '여호수아서'에서만 나오는 이름이다. 그리고 신약 성경에서는 라합이라는 이름이 세 군데에 걸쳐서 나오는데, 하나는 마태복음 1장(마1:5)에 나오고 이어서 히브리서 11장(히11:31)과 야고보서 2장(약2:25)에도 나온다. 그런데 히브리서와 야고보서에서는 라합이라는 여인의 이름 앞에 별명이 붙여져 있다. 그것은 '기생'이라는 것이다. 그럼 '기생'이라는 단어는 어떤 뜻인가? 이것을 히브리어나 헬라어로 보면, '창녀'라고 되어 있다. 왜 그녀에게는 '창녀'라는 별명이 붙어 다니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녀가 구약 시대의 사람으로서 가나안 땅의 이방여인이었고 좋지 않은 신분을 가진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행동을 통해 메시야의 조상에 그녀의 이름을 올려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유대 랍비들은 그녀를 어떤 여인으로 보고 있을까? 그들은 하나같이 그녀를 창녀로 보지 않는다. 여관집 주인으로 본다. 왜냐하면 수2:1의 말씀에 따르면, 가나안 땅을 정탐하러 떠났던 두 명의 정탐꾼이 그녀의 집 안으로 들어가 묵었다고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명의 정탐꾼이 그 중요한 순간에 쾌락을 즐기기 위해 창녀의 집에 들어갔을 리가 없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조심스럽게 그녀의 집이 아마 여관집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왜냐하면 그녀가 여관집을 운영했기에 가나안 땅 근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식을 다 들어서 알고 있었을 것이요, 자기의 가족들에게도 신임을 얻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녀의 집에 정탐꾼들이 묵으러 들어온 것이다.
3. 라합은 정탐꾼들을 어떻게 대우했을까?
당시에 여리고성은 외지에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때면 반드시 들러서 가야 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곳보다도 여관업이 성행했다. 그런데 라합 당시에 여리고성은 아주 긴장하고 있는 상태였다. 왜냐하면 질풍노도처럼 밀려오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정복 소식을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성에 들어오는 사람을 면밀히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성에 외인 두 사람이 들어왔다. 이 소식은 금새 왕에게 들어갔고 왕은 사람들을 라합의 집에 보낸다. 그들은 기생 라합의 집을 찾아와서는 "그들을 끌어내라"고 명령하였다. 하지만 기생 라합은 시치미를 뚝 떼고 그러한 사람이 온 것까지는 맞으나 해가 지기 전에 성문을 통해 빠져 나갔으니 빨리 쫓아가면 그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사실은 정탐꾼들을 자신의 옥상 위에 있는 삼대 속에 숨겨놓은 후였다. 병사들이 그를 추격하러 떠나자 그녀는 정탐꾼들이 잠들기 전에 올라가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미래를 부탁했고 그들을 안전하게 창문을 통해 밖으로 탈출하도록 도와주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집이 성벽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3일 동안 피해 있을 장소까지 알려 주고 먹을 것도 준비해 주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정탐꾼 두 명은 안전하게 여호수아의 진영으로 복귀하게 된다.
4. 왜 기생 라합은 정탐꾼들을 숨겨주기로 결정한 것인가?
자기 집에 손님으로 들어온 두 사람이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는 매우 고민했을 것이다. 첩자가 자기 집에 들어왔다고 왕에게 보고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신중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그동안 남들로부터 들어왔던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는 이들을 과연 왕에게 고발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이들을 숨겨주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추격자들을 성밖으로 내보낸 후, 그녀는 옥상에 있는 그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밝힌다(수2:9~11). 그것은 왜 그들을 숨겨 주고 있는지를 그들에게 말한 것이다. 첫째, 여호와께서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벌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이 누군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역사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다. 둘째, 여호와가 어떤 분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할 때에 거대한 홍해물을 마르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요단 저쪽에 있는 거인족의 두 왕들 곧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을 전멸시켰다는 소식도 들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하나님을 제지할 수 있는 가나안 민족은 없다고 내다보았다. 셋째, 라합은 오직 여호와만이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최고의 신이라고 보고 있었다. 그녀가 여호와 하나님을 알기 전에 무신론자로 살았었는지 혹은 가나안의 어떤 신을 섬기고 살았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는 이미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 신이라는 신앙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두 사람이 자기 집에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그녀는 생각했을 것이다. 장차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멸망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탐꾼으로 찾아온 두 명을 안전하게 숨겨 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다가 혹시 발각되더라도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와 함께 정탐꾼들을 숨겨 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목숨이 경각간에 달린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부탁을 한다. 자신이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었으니 장차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성을 정복하러 올 때에, 자기와 자기의 부모와 형제들도 살려 달라고 말이다.
5. 기생 라합의 굳은 결단으로 인해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정탐꾼들이 안전하게 돌아간 뒤 여호수아는 군대를 이끌고 여리고성을 정복하러 쳐들어간다. 그러나 가나안 전쟁의 첫 번째 전투인 만큼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시키신 방법대로 전쟁을 한다. 여리고성을 날마다 돌면서 일주일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일곱 바퀴를 돈 후 함성을 질렀다. 그러자 성이 안쪽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그런데 기생 라합과 그 집안에 있던 가족들과 무려 친족들은 살아남았다. 왜냐하면 정탐꾼들과 약조하기를 그 집에 빨간 줄을 매달아 놓으면 그 집안 사람들을 살려주기로 약조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호수아가 여리고성을 칠 때에 두 명의 정탐꾼들을 보낸다. 그래서 빨간 줄이 쳐져 있는 그녀의 집안에 있는 사람들을 이스라엘 진영으로 데려다 놓는다. 그리고 성 안의 모든 사람들을 쳤다. 그때의 전쟁은 사실 '헤렘'전쟁이었다. 생명있는 것이라면 사람이든지 동물이든지 무론하고 다 죽이는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여리고성 사람들이 다 죽던 그 마당에 오직 기생 라합과 그 집안에 있는 가족들 그리고 그녀의 친족들만 살아남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받은 축복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정탐꾼들의 한 명으로 추정되는 유다 지파의 사람 살몬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녀가 아들을 낳게 되는데, 그 아이가 바로 룻기서의 주인공인 '보아스'다. 보아스는 다시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았으며, 이새가 다윗왕을 낳았으니(마1:5), 그녀는 다윗왕의 고조 할머니가 되었고, 메시야이신 예수님의 직계 조상이 된 것이다. 그렇다. 그녀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목숨만을 구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유다 지파의 조상이 되었고, 메시야의 조상이 되는 큰 축복을 받게 된 것이다.
6. 그녀가 그때 행한 말은 거짓말이었는가 그녀의 기지였는가?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정탐꾼들을 살리기 위해 그들을 잡으러 왔던 자들에게 그녀가 한 거짓말이다. 그것은 그녀가 기지를 발휘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거짓말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했던 거짓말의 죄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성경에서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하게 나와 있다. 그것도 십계명의 아홉 번째 계명으로 떡 하니 규정되어 있다(출20:6). 그리고 신약 성경에는 거짓말하지 말라는 규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는 자는 불못에 던져지게 될 것이고, 새 예루살렘 성 안으로 못 들어가게 되며, 성밖에 있을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계21:8,27, 22:15). 그렇다. 거짓말하는 죄는 지옥 형벌을 면치 못하는 죄에 해당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을 대적하던 마귀의 제일 속성이 거짓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아담과 하와를 속였던 말이 사탄 마귀의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행한 거짓말의 죄는 작은 죄가 아니었다. 큰 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약 성경의 기자들은 그녀를 '믿음의 여인'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히11:31), 그녀의 행동을 의로운 행동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약2:25). 대체 어찌되었길래 그녀가 했던 거짓말의 죄는 어디로 사라져 버리고 그녀를 믿음의 여인이라고 평가하는 것인가?
7. 기생 라합은 어떻게 되어서 헤쎄드의 은혜를 입게 되었을까?
우리는 여호수아 2장의 말씀을 통해서 그녀가 정탐꾼들을 살리기 위해서 분명하게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녀가 한 거짓말의 죄를 일단 덮어두셨다. 그것은 그녀가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일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녀가 모든 신들 중에 여호와를 자기의 하나님으로 믿는 신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으로 섬기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나 기꺼이 스스로 하나님을 자기의 신앙의 대상으로 정했다.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매우 기뻐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행한 거짓말의 죄는 그냥 간과해 주신 것이다. 그녀가 하나님을 선택한 것이야말로 너무나 큰 중대한 결정이라고 하나님께서는 보시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혹은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결정하는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그것은 하나님, 지금으로 말하면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결정할 때에 그 전에 지었던 모든 죄를 간과하심으로 용서해 주시는 것이다. 너무나 중대한 결정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자 주권자를 하나님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오늘날에도 역시 사람은 예수님을 믿기 전의 사람과 믿은 후의 사람뿐인 것이다.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의 주인을 자신에게서 예수님으로 이동시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때에 하나님께서는 그 전에 그가 어떤 죄를 지었든지 상관없이 그 죄를 눈감아 주시는 것이다. 그때에 그는 이제 죄가 없다고 하늘에서 선언해 주시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호와께서는 그녀가 여호와 하나님을 자신의 신으로 믿기로 결정한 것을 크게 보시고 그녀가 지었던 거짓말의 죄를 눈감아 주셨던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자비의 은혜' 곧 '헤쎄드의 은혜'라고 부르는 것이다.
사실 신약 성경에서도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게 되면 그 사람이 자신이 예수님을 믿기 전에 지었던 낱낱의 죄를 다 회개하지 않아도 그를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 주신다고 약속하고 있다(엡1:7, 벧전1:18~19).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섬기기로 결단하게 되면 골고다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피로 그 사람이 지었던 죄를 덮어버리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죄인들이 지금도 예수님을 믿음으로 천국에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만약 예수 믿기 전에 지었던 모든 죄를 다 회개해야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에 들어간다면 이 세상 사람 중에 그렇게 해서 천국에 들어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행동으로 지은 죄 뿐만 아니라 말과 마음으로 지은 죄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어떤 죄를 지었더라도 그 사람이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전에 지었던 죄들은 용서해 주시는 것이다. 여기서 '용서해 주신다'는 말은 '없는 셈으로 쳐주신다. 없다고 선언하신다'는 뜻이다. 그 죄가 있기는 있지만 그 죄를 거론하지 않으시겠다는 뜻이다. 그 죄가 천국에 들어가는데 문제가 되게 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것은 구약 시대에 보아스의 아내가 되었던 모압 이방 여인이었던 룻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그녀의 민족이 섬기고 있던 그모스를 버렸다. 그리고 시어머니 나오미를 통해서 여호와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죽고 남편도 죽고 아주버니도 죽었다. 그러자 시어머니는 다시 자기 민족으로 돌아가서 재가해서 살라고 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를 따라가면 평생 과부로 시어머니를 공양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시어머니를 따라갔다. 그것은 자신의 시어머니의 하나님을 믿고 따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날개의 그늘 아래 들어온 그녀를 어여삐 보셨다. 그래서 믿음 좋은 보아스를 만나서 결혼하게 해 주신 것이다. 그렇다. 여호와 하나님을 자기 하나님으로 섬기는 자는 자비의 은혜 곧 헤쎄드의 은혜를 입게 되는 것이다.
8. 기생 라합이 입게 된 두 번째 헤쎄드의 은혜는 무엇이었는가?
그런데 기생 라합이 여호와 하나님만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섬기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녀의 결단을 매우 귀하게 보시고 그녀가 바라고 원하는 일들까지 덤으로 허락해 주시었다. 그것은 여리고성 사람들이 다 진멸되는 상황에서도, 그녀의 부모와 남녀 형제들 심지어 그녀의 친족들까지도 다 살아남아 구원받게 해 주셨기 때문이다(수6:23). 그렇다. 누군가가 최초로 하나님 혹은 예수님을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면, 하나님께서는 최초로 예수믿는 그 사람 때문에 그 사람의 가족들까지도 구원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선택한 자들에게 주어지는 두 번째 헤쎄드의 은혜인 것이다.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모신 자들에게는 이처럼 특별한 은총이 주어진다. 그러므로 신약 시대에 이방인이었던 로마 장교 고넬료도 자신이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자, 자기와 자기의 집안 식구와 그리고 그때 함께 그 집에서 복음을 들었던 자신의 친족들과 가까운 친구들까지도 다 구원받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행10:2,24,44~46). 그것은 고넬료 뿐만 아니다. 사도 바울도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지만 그때 간수에게 전도할 기회가 있을 때에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주 예수를 믿으십시오. 그리하면 당신과 당신의 집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행16:31)"라고 외쳤던 것이다. 그리하여 간수가 예수님을 믿게 되자 자기와 자기의 가족들이 다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아 최초로 빌립보에도 교회가 탄생하게 된다(행16:31~34). 그렇다.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인 자에게는 자신의 가족도 구원받을 수 있는 특별한 은혜를 허락하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생 라합처럼 하나님을 선택하는 자들이 받을 수 있는 두 번째의 헤쎄드의 은혜인 것이다.
9. 나오며
우리 교회처럼 회개를 외치면서, 회개 없이는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하니까, 어떤 분들은 회개하지 않은 한 개의 죄라도 남아 있다면 그 사람은 구원을 못받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이것은 헤쎄드의 은혜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예수님을 자신의 신앙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자는 그가 예수 믿기 전에 지었던 죄들이라도 다 용서받게 된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너무나 귀하고 또한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그 전에 지었던 죄들을 하나님께서도 눈감아 주시는 것이다. 그래야 죄인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고 천국에도 들어갈 수 있는 것이지, 예수 믿기 전에 지었던 과거의 모든 죄들을 낱낱이 다 자백해야만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간다고 한다면 천국에 들어갈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회개도 평소때 늘 하나님께 회개를 해 오던 자가 마지막 죽는 순간에 그동안 회개하지 못해 남아 있던 죄들도 다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지, 평소때에는 한 번도 회개하지 않다가 그날 죽을 때에 "하나님, 지금까지 지었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세요"라고 기도한다고 해서 헤쎄드의 은혜가 베풀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실로 회개하는 삶을 살았던 자가 죽을 때에도 미처 그동안 회개하지 못했던 죄들이 한꺼번에 용서되는 은혜가 베풀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하는 것만큼 자신의 일생에 있어서 중대한 결정은 없는 것이다. 또한 예수님을 믿고 난 후에는 평소때에 자신이 지었던 죄들을 회개하는 자라야 그때 회개할 때에 나머지 죄들도 용서받는 것이며, 또한 죽기 직전에 다 용서받고 천국에 들어가는 것임을 알라.
2022년 10월 02일(주일)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