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성경에 나오는 기도들 중에 유명한 기도가 있다면, 어떤 기도가 있을까? 아마도 롯의 구출을 위한 아브라함의 중보 기도, 가족과 식구들을 살리기 위한 야곱의 철야 기도, 우상 숭배했던 백성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거는 모세의 기도, 한나의 서원 기도, 다윗의 회개 기도, 엘리야 선지자의 불을 내리는 기도, 히스기야의 전심 기도, 예레미야의 눈물의 기도, 다니엘의 하루 세 번 기도 등은 유명한 기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도들 중에서 여자가 드린 기도는 '한나의 기도' 뿐이다. 대체 그녀는 어떤 기도를 드렸던 것일까? 그리고 그녀는 대체 어떤 기도를 드려서 하나님께로부터 응답을 받게 된 것일까? 그녀가 드리는 기도는 오늘날 기도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더불어 꼭 응답받기를 사모하는 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응답받는 기도의 전형을 보여 주는 아주 중요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2. '한나'라는 여인은 어떤 사람인가?
'한나'는 에브라임 산지에 살고 있는 레위인의 후손인 엘가나의 정실 부인이었다. 그때 그녀의 남편이었던 엘가나는 숩의 현손으로서 레위 지파의 고핫 자손이었다. 그때 엘가나와 한나는 숩의 자손들이 사는 두 개의 고지라는 뜻을 가진 '라마다임 소빔'에 살고 있었다. 그런데 시집온 그녀에게 결함이 있었으니 그녀가 자식을 낳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아마도] 자식을 보기 위해 엘가나는 고민 끝에 첩 곧 후실을 들인 것 같다. 그 첩의 이름은 '브닌나'였다. 그런데 후실로 들어온 둘째 부인은 정말 자식을 잘 낳는 것이었다. 얼마를 두었는가 하고 살펴보니, 히브리어 성경을 보면 그녀는 적어도 아들 두 명과 딸 두 명을 낳았던 것 같다(삼상1:4). 그러니까 그녀는 최소 4명의 자녀들을 둔 것이다. 그런데 4명의 자녀들을 두기까지 한나는 여전히 자식을 낳지 못한 채 그것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런데 더 괴로운 것은 브닌나가 명절을 지키러 실로 성소에 올라갈 때에 자기를 놀림으로 자기를 격분시키는 것이었다. 아마도 애를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 놀리지 않았겠는가 싶다.
3. '한나'는 왜 자식을 낳을 수 없었던 것인가?
옛날 시대에는 여자가 시집 갔는데 자식을 낳지 못한다는 것은 큰 수치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한나가 그러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한나는 자식을 낳지 못했던 것일까? 성경과 동시에 오늘날의 의학적인 지식을 동원해 말할 수 있는 여자의 불임의 요인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여자나 혹은 여자의 선조가 우상 숭배의 죄를 지었을 경우다. 그러한 경우 하나님께서는 임신을 못하게 하신다(출23:24~26). 그런데 구약시대에는 우상 숭배에 대한 징계 조치로 인해 여자가 자식을 못 낳았다고 한다면, 신약시대는 우상 숭배에 대한 징계 조치가 달라져서 귀신들이 자궁 속에 들어와서 잉태를 방해하기 때문에 자식을 못 낳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누군가가 결혼을 했는데도 자식을 낳지 못한다면, 우상 숭배의 죄가 있나를 살피고 그 죄를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여자의 자궁 속에 들어 있는 귀신들을 쫓아내야 한다. 둘째는 여자가 자연의 법칙을 어길 경우에도 애를 낳지 못한다. 예를 들어, 여자가 나이가 많아지면 애를 낳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여자가 늙어지면 아이의 생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자궁이 아이를 잉태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을 때에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이것을 한방의 용어로 말하자면, 자궁에 어혈이 많이 있으면 수정란이 착상이 잘되지 않아 아이를 낳지 못한다. 그리고 난소에 용종같은 것이 생기고 생리할 때에는 많은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다 어혈이 많아서 그렇다. 그리고 여자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세 번째 경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애를 낳지 못하도록 막으실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흔하지 않는 것이다.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간혹 하나씩 있는 것이 성경에 등장한다. 이러한 사례를 성경에서 고르라면,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삼손의 엄마(삿13:2~7), 사무엘의 엄마인 한나(삼상1:2~6), 세례 요한의 엄마였던 엘리샤벳(눅1:5~7)이 그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이루시고자 여인의 태를 닫으셔서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여인들은 결국 서원 기도를 통하여 그 아이를 하나님께 바치게 된다. 장차 사무엘을 낳게 되는 한나의 경우도 바로 이 세 번째의 경우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녀의 자궁을 닫아 버리셨기 때문에 그녀가 아이를 낳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삼상1:5~6).
4. 자식을 낳기 위해 한나가 선택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남편으로부터는 지극한 사랑을 받았지만 한나는 자식을 낳지 못하는 설움에 북받쳐 사실 눈물로 살아야 했다. 특히 브닌나가 자신을 격동시킬 때에는 그 괴로움이 더욱 심해졌다. 그러자 한나는 어떤 마음을 품었을까? 아마도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다음과 같은 마음을 품었을 것이다. 첫째는 브닌나를 시기 질투하다가 결국 그녀를 쫓아 버렸을 것이다. 아니면 둘째로, 우울증에 빠졌을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무자한 자신의 처지를 놓고 중대한 결단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 문제를 하나님께 아뢰어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청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녀는 하나님께서 임재해 계시는 실로의 성소에 나가서 기도하기를 작정한다. 본래 여자들은 명절을 지키되, 굳이 중앙 성소(당시에는 '실로'에 있었다)에 가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녀는 남편을 따라 올라간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불임의 수치를 시기 질투로 푼 것이 아니라 기도로 풀려고 했던 것이다. 참으로 잘 선택한 일이라고 아니 말할 수 없다.
5. 한나는 자식을 낳기 위해 대체 어떤 기도를 드려서 응답받은 것인가?
그렇다면 한나가 자식을 얻기 위해 어떤 기도를 드렸을까? 성경을 살펴보니, 한나가 드린 기도는 최소 3가지 형태의 기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때 한나는 자식을 얻기 위해 기도를 하는 가운데 점차 기도를 배워갔다. 그래서 기도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여 결국 자식을 낳게 된다. 그렇다면 이때 한나가 선택한 기도의 방법이란 대체 어떤 것이었는가? 그것은 총 5가지의 기도 방법이었다.
첫째, 그녀는 작정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삼상1:3,7). 그녀는 매년 절기 때마다 남편의 뒤를 따라 하나님의 성전으로 나아가 기도하였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하려고 했을까? 그것은 자식을 낳을 때까지로 작정한 것 같다. 왜냐하면 그녀가 사무엘을 낳은 이후에 3년간은 성전에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삼상1:21~22). 그렇다. 그녀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 매년 성전에 나아가서 기도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렇다. 오늘날 불임의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 앞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날을 작정하여 기도하는 것이다. 7일 작정 기도, 21일 작정 기도, 40일 작정 기도, 100일 작정 기도, 3년 작정 기도 등의 기도를 하나님께 올리는 것이다.
둘째, 그녀는 금식 기도를 했다는 것이다(삼상1:7~8). 어느 해였다. 한나가 성전에 올라갔지만 다른 식구들과 함께 공동으로 식사하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먹는 것을 중단하였다. 기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녀는 하나님께 응답을 받을 때까지 금식을 계속한다. 그리고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주어진 후에 비로소 음식을 먹는다(삼상1:18). 사실 금식 기도처럼 강력한 기도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악한 영의 결박까지도 풀어 해체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을 보라. 대부분의 성경의 위인들은 금식하며 기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 풀기 어려운 문제 앞에서 탄식하지 말고 금식 기도에 들어가 보라. 그런데 참고로 오늘날 우리가 금식 기도할 때에는 조심할 것이 있다. 처음부터 날짜와 시간을 너무 무리하게 잡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 끼 금식 기도나 혹은 하루 금식 기도를 실천해 보라. 그리고 이어서 3일 금식 기도, 7일 금식 기도를 도전하고, 더 나아가서는 21일 금식 기도, 40일 금식 기도를 주님께 드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셋째, 그녀는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는 것이다(삼상1:10). 그녀는 자기도 자식을 낳게 해 달라고 울면서 또 울면서 기도했다. 하나님은 사실 눈물에 약하신 분이시다. 눈물 자체에 약하다기 보다는 우리의 진심 어린 기도에 약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진정한 소원을 올릴 때에는 눈물로 기도를 드려 보라. 경험해 보시면 이것 또한 얼마나 강력한 기도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기도해도 사실 대부분 기도 응답을 받는다. 작정하여 금식하면서 눈물로 기도하는데 안 들어주실 하나님은 아니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방법으로 기도를 드렸는데도 기도 응답이 되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때에는 하나님의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려야 한다. 하나님께서 어떤 뜻을 가지고 있어서 기도 응답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기도하는 여자였던 한나도 자신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것이 다른 데에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한나는 그러한 영적인 감각이 있었던 여인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다른 종류의 기도를 드린다.
넷째, 한나가 서원하는 기도를 드렸다는 것이다(삼상1:11). 그렇다. 그녀가 작정하고 기도하고, 금식하며 기도하고, 눈물로 기도해 보았지만 응답이 없었을 때에, 그녀는 그때부터 자신이 임신하지 못하는 분명한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곧장 서원 기도에 들어간다.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아들을 주시면 자기 자식으로 삼지 않고 하나님께 구별하여 드려서 나실인으로 쓰임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하나님께 서원으로 기도하기 시작한다. 만약 자기에게 남자의 씨를 주신다면 그 자식을 영원히 하나님께 드리겠노라고 기도를 드린 것이다.
다섯째, 그녀는 이어 영의 견고한 기도를 드린다(삼상1:15). 그녀는 그때 영 안으로 깊이 들어간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서원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것임을 알아차린다. 그러자 그녀는 자식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것이 서운하게 생각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주님께 아뢰었던 서원을 철회하겠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영이 분명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기도는 배우는 것이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야 한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뜻에 순복해야 한다. 기도는 하나님과 내가 친밀해지는 하나의 과정이며, 하나님의 뜻이 이 땅 위에 실현되기 위한 나의 순종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한나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그녀의 태를 열어 주신다. 그리하여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모세와 견줄 만한 하나님의 종 바로 '사무엘'이라는 인물이다.
6. 주의 종의 축복 기도, 과연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한나가 믿음의 여인이었다는 것은 영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을 때에 발생하게 된다. 한나가 영의 기도에 들어갔을 때에 성전 문 앞에서 그것을 줄곧 지켜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제사장이었다가 직무를 쉬고 있던 사사, 엘리였다. 엘리 제사장은 그녀가 입술만 움직이고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보고는 그녀더러 낮부터 술 취해서 되겠느냐면서 포도주와 독주를 끊으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영을 통하여 하나님의 응답을 받았기에 겸손히 제사장에게 아뢴다. 자기는 포도주나 독주를 마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자신의 마음을 드리는 기도를 했었노라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을 악한 여자로 보지 말기를 요청한다. 그러자 비로소 상황 파악을 한 엘리 제사장은 그녀에게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삼상1:17)"이라고 축복해 준다. 그렇다. 아무리 영적으로 무능하고 무지한 주의 종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이름이 그 종에게 있을 때에는 주의 종의 축복 기도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이것을 알고 행하는 자는 복있는 사람이다. 그러자 그녀는 주의 종의 축복 기도를 하나님의 응답의 확증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감사를 드렸다. 그리고 그때에 드디어 금식을 끝냈고 더 이상 그 문제로 근심 걱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동침하니 곧 임신이 되었고 그녀는 곧이어 아이 사무엘을 출산하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었는가? 아니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기도를 드리게 되었던 한나는 사무엘 출산 이후에 또 임신하여 자식을 낳게 되었으니, 무려 3명의 아들과 2명의 딸을 더 낳게 된다(삼상2:21). 다산의 축복이 그녀에게 선물로 주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니 그녀는 브닌나보다도 2명의 자식을 더 낳았는지도 모른다.
7. 나오며
기도는 사실 사명이자 일종의 훈련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도록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해 두신 송수신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알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 한나가 처음에는 브닌나의 격동으로 인해 자기의 설움을 못 이긴 채 기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기도하면서 점차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작정하고 기도하게 되었고, 금식하며 기도하였으며 눈물로 기도를 하게 된다. 그러자 그녀는 자기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뜻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게 된다. 그리고 즉시 장차 태어날 아기를 주님께 드리겠노라고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자신의 영으로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고, 주의 종의 축복 기도를 통해 확증을 얻게 된다. 그렇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도 분명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 그때에 우리도 역시 한나의 기도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본받을 점이 있기에 한나의 기도를 성경책 속에 남겨 두셨기 때문이다. 한나의 기도처럼 기도해 보자.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도 반드시 응답하실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는 기도를 드려 보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5배의 축복을 더 주실 것이다. 그녀가 처음 기도하여 얻은 사무엘을 주님께 드렸더니,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알려졌던 한나였지만 무려 3남 2녀라는 자녀를 더 두었기 때문이다.
2021년 11월 19일(금)
정병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