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늘 여호수아 6-7장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하나님께서 아간과 그의 식구들에게 너무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건 왜 일까? 그것은 아마도 죄는 아간 혼자 지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아간만 벌하지 아니하시고 그의 가족과 가축들까지 다 벌하라 하셨기 때문이다. 또한 아간이 외제 명품옷 한 벌과 금덩이와 은덩이를 조금 훔쳤다고 해서 그를 죽일 것까지는 아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 가나안땅의 두번째 도성이었던 아이성과의 전투에서 패배하여 도망치고 있는 이스라엘군사들과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여호수아 장군. |
그런데 먼저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아간의 범죄의 장소와 싯점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곳은 애굽도 아니고 광야도 아니고 가나안 땅이었다. 그것도 그 시점이 이제 갓 가나안땅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겪었던 전투 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왜 중요할까? 만약 이 사건이 40년 광야생활 가운데 있었다고 한다면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금 중차대한 일을 시작하는 싯점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왜 하나님께서 그토록 아간의 죄를 무겁게 물으셨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지도자 한 명의 잘못이 공동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왜
하나님께서는 아간의 죄를 무겁게 여기셨을까를 살펴보자. 사실 아간의 범죄는 율법 가운데 제8계명인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것
뿐이다(출20:15). 아간의 죄는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 혹 그가 도둑질한 것이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그는 상대방에게 갑절을 갚든지 아니면
최대 4배로 갚아버리면 그것으로 끝나는 일이다(출22:1,7).
그런데
아간은 받아야 했던 벌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와 그의 온 가족과 그의 가축들까지 돌에 맞아 죽임당해야했기 때문이다(수7:25~26). 이러한
사실은 아간의 범죄가 단지 도둑질한 죄만이 아님을 말해준다. 그는 사실 하나님의 언약을 어긴 죄를 범하였던 것이다(수7:11). 하나님께서는
가나안땅의 첫 성인 여리고성에 대한 정복명령을 내리실 때에 히브리어로 '헤렘'을 명하셨다. 히브리어로 '헤렘'이란 모든 것을 온전히 다 바치라는
뜻이다. 혹 바쳐야 할 것이 생명체라면 죽여서 바치는 것이요, 물건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다 온전히 바치는 것을 가리킨다. 여리고성은 가나안
땅의 첫 열매였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여리고성만큼은 헤렘을 명하셨다. 사실 하나님께서 전쟁에서 헤렘을 명하신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가나안의 첫 성인 여리고성만큼은 그렇게 하라고 명하신 것이다. 그것은 여리고성이 산 제물이 되어 가나안땅에 속한 모든 것을 대신하여 드리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헤렘 가운데에 몇 가지 물건을 아간이 훔친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범죄는 단순한 도둑질한 죄가 아니었다. 아주 심각한
것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그 물건을 훔쳤다면 그 사람도 같이 하나님께 바쳐진 바 되기 때문이다(수6:18). 아간은 그것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그는 그 전쟁의 성격도 몰랐고 지도자의 말도 귀담아 듣지 아니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간이 자신의 한 일을 전혀 모르고 있던
근본적인 이유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간이 모르고
있었던 것이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간은 대체 무엇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적어도 3가지 사실을
몰랐다.
첫째, 그는 범죄 특히 가나안 땅에서 들어와서 짓는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그리고 가나안땅의 첫 번째 전투에서 짓는
죄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12절). 12절에 의하면, 하나님의 언약을 어기는 범죄는 그들이 무슨 전쟁에서든지 그들의 원수
앞에 능히 맞서지 못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버리게 만드는 심각한 범죄였던 것이었다. 사탄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탄은 그를 시날산의 외투 한 벌이 보이는 집으로 안내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도 혼자서 말이다.
왜냐하면 사탄은 모든 사람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간은 물질에 대한 탐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사탄은 그로 하여금 탐욕의
마음을 품게 부추겼고 물건을 훔치게 했던 것이다. 사탄이 그렇게 한 것은 그렇게 해서 아간을 넘어뜨린다면 그가 비록 가나안땅에 들어왔어도 그
땅을 기업으로 차지하지 못하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로 말하자면, 어느 누가 교회생활 안으로 들어왔으나 결국 천국을
자신의 기업으로 누리지 못하게 하는 일이 무엇이라는 것을 사탄이 하게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교회생활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다
천국가는 줄로 생각하지 말라. 교회생활 안으로 들어와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사탄은 우리의 약점을 이용해 넘어뜨리려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을 모르고 사탄의 꾀임에 빠져버린다면 우리도 아간처럼 가나안땅에 들어왔으나 가나안의 축복을 누리지 못하고 비참하게
멸망당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둘째, 그는 자신이 그 헤렘의
일부를 훔쳐 숨겨놓더라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께서 불꽃같은 눈으로 자신을 지켜보고 계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렇다. 그는 아마도 혼자서 그 물건을 훔쳤을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그것을 가져다가 자신의 장막에 파묻어 두었을 것이다. 가족
이외에는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피할 수는 있어도 하나님의 눈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라. 아간은
하나님께서 불꽃같은 눈으로 자신의 모든 소행을 다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계2:18,23). 하나님은 정확히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그 다음의 전투에서 완전히 패하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를 찾아내어 벌할 것을 명하셨던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때
진정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자신을 찾아내기 전에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여 용서를 구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양심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간은 끝까지 자신이 그런 사람인 것을 완전히 숨기며 드러내지 않았다. 자신이 60만명 장정
중에서 한 사람으로 뽑히기 전까지 말이다. 성도 여러분이여, 자신의 죄를 숨기려하지 말라. 죄를 숨기면 우리가 죽은 다음에 비로소 우리의 죄가
우리를 정죄하여 우리를 지옥으로 보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죄를 드러내라. 지금 죄를 하나님께 고백하라. 그러면 죽어서 그 죄값을 받지
않는다. 아니 용서의 길이 열리고 살 길이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죽은 다음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용서가 아닌 심판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회개할 것이 있다면 지금 회개하여 용서를 받으라.
셋째,
그는 하나님이 세운 주의 종의 말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주의 종의 말에 불순종하는 것이 곧 죄(罪)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간에게 있어서 잘못은 비단 시간과 장소의 문제만이 아니며,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만이 아니다. 그는 평소에도 하나님께서
세운 주의 종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한 마디로 교만한 사람이었다. 지도자의 말을 헛되이 들었으며, 그 말을 하찮게 여겼던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의 입을 통해 명령한 헤렘의 명령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자신이 받는지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주의 종들의 입술을 통해 성도들이 해야 할 바를 가르쳐주고 계신다. 그러므로 주의 종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을 줄 아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가짜 주의 종의 말에 그렇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영적인
분별력을 가지고 들어보면 참된 주의 종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내게 하나님의 음성을 전달하는 주의 종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성도들이여, 참된 주의 종에 말에 순종하라. 그것은 곧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주의 종의 말에 불순종한다면 그는 하나님께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지도자의 말에 불순종하는 것은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간은
그때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의 입술을 통해 지금 자신에게 말씀하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는 시날산의 외투 한 벌과
금덩이와 은덩이를 훔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다. 아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누구를 통해서 말씀하시는가? 그것은 하나님께서 세운
참된 주의 종의 입술을 통해서다. 아간은 그것을 몰랐던 것이다.
성도들이여, 이제는 자기가 교회생활 가운데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죄짓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마음껏 죄짓고 살라고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하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 가나안땅인 교회생활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가나안땅을 기업으로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히3:18~4:1). 얼마든지 가나안땅에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해 가나안의 참된
축복을 누리지 못할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의하라. 교회생활 안으로 들어왔다면 더 조심하여 죄짓지 말라.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서
죄짓는 것을 결단코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지 말라.
그리고 성도들이여,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안 보고 계시는 것 같으나 더
불꽃같은 눈으로 보고 계신다는 것을 기억하라(계2:18,23). 그러므로 언젠가 그분 앞에 나아가 우리가 행한대로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죄를 짓지 말라. 오히려 죄를 떨쳐버리는 삶을 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의 시대가 왕같은 제사장의 시대가 되었다고,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다같은 동일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말라.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참된 주의 종의 입술을 통해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도자 한 사람의 잘못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아간의 사건을 통해 보지 않았던가! 그렇다. 나 한 사람으로 인해 온 가족이 처참한
꼴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들이여, 특히 교회의 지도자들이여, 날마다 회개하라. 죄를 멀리 하라. 날마다 자기자신을 쳐
복종시키라. 그래야 성도들에게 바른 하나님의 말씀과 관점을 전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자기가 늘 부패한 본성 가운데 살면서 과연 누구에게 바른
삶을 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 같이 공멸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성도들이여,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참된 지도자의 말에 순종하라. 그것이 곧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되니까 말이다. 건투를 빈다.
[주제어] 가나안 땅에서 쫓겨나지 않는 법, 아간의 범죄, 사탄이
쓰는 전략,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지도자에게 순종해야 할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