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1(화) 새벽기도회
제목: [빌립보서 강해(04)] 빌립보서 1장 6절의 말씀은 과연 ‘성도의 견인교리’로 사용할 만한가?(빌1:3~11)_동탄명성교회 정보배 목사
https://youtu.be/QKCH584hBII
1. 들어가며
빌립보서는 A.D.62~63년경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기록한 옥중서신 중 하나로, 그의 신학적 여정이 상당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편지이다. 바울의 신학은 갈라디아서나 데살로니가전후서와 같은 초기 서신, 고린도전후서나 로마서와 같은 중기 서신을 거쳐,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와 같은 옥중서신, 그리고 디도서와 디모데전후서와 같은 목회서신으로 이어지면서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완성되어 갔다. 필자는 히브리서 역시 모든 정황으로 보아서 바울의 저작으로 보며, 그의 계시의 정점에 있는 서신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중에 히브리서는 구원받은 성도라도 믿음에서 떠나면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 즉 구원 탈락의 가능성을 매우 강력하게 경고하는 책이다. 이는 바울의 초기나 중기 서신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주제이기도 하다. 빌립보서는 바로 이 히브리서의 심오한 진리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빌립보서에서부터 바울은 구원 탈락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성도들에게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고 권면하기 시작한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칼빈주의 5대 교리 중 하나인 ‘성도의 견인’(Perseverance of the Saints) 교리에 근거하여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고 가르친다. 이 교리는 하나님께서 택하신 성도는 결코 최종적으로 타락하거나 구원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하나님께서 끝까지 그들의 믿음을 지키시고 보호하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견해는 성도들에게 구원의 확신과 위로를 주기도 하지만, 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으며, 특히 성도의 책임과 지속적인 성화의 필요성을 약화시킬 위험성이 크다.
그런데 성도의 견인 교리를 지지하는 이들이 주요 근거로 사용하는 성경 구절 중 하나가 바로 빌립보서에 나온다. 빌립보서 1장 6절이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그런데 성도의 견인 교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구절을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구원을 반드시 완성하실 것이라는 말씀이라면서, 따라서 구원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빌립보서 1장 6절이 성도의 견인 교리를 지지하는 확실한 근거가 되는가? 이 구절의 참된 의미는 대체 무엇이며, 바울이 빌립보서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래서 이 시간에는 빌립보서 1장 6절을 중심으로 성도의 견인 교리의 성경적 타당성을 검토하고, 구원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성도의 올바른 자세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성경 말씀을 왜곡 없이 바르게 이해하고 적용하여, 맹목적인 확신이 아닌 깨어 있는 믿음으로 구원의 여정을 완주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한다.
2. 사도 바울의 신학과 계시는 고정된 것이었는가, 아니면 점진적으로 발전했는가?
사도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이후(행 9장), 아라비아 광야에서의 3년(갈 1:17-18), 그리고 수십 년에 걸친 복음 전파와 목회 사역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풍성한 계시를 받았다(고후 12:1-7). 그러나 그가 받은 계시와 신학적 이해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의 편지들을 기록된 순서대로 살펴보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의 신학적 이해, 특히 구원론에 대한 이해가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발전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기 서신(갈라디아서, 데살로니가전후서 등, A.D. 40년대 후반 ~ 50년대 초반)은 이신칭의, 그리스도의 재림 등 복음의 기본적인 진리를 강조한다.
둘째, 중기 서신(고린도전후서, 로마서 등, A.D. 50년대 중반)은 교회의 문제들, 성령론, 구원론(칭의, 성화) 등을 보다 체계적으로 다룬다. 특히 로마서에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과 구원의 확실성을 강조하는 측면이 두드러진다(롬 8:28-39).
셋째, 옥중 서신(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 등, A.D. 60년대 초반) 은 기독론, 교회론, 성도의 연합과 성숙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빌립보서에서는 ‘구원을 이루라’(빌 2:12)는 권면이 등장하며, 구원의 과정적 측면과 성도의 책임이 암시되기 시작한다.
넷째, 히브리서 (저자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필자는 바울 저작으로 봄, A.D. 60년대 초중반): 그리스도의 우월성, 새 언약, 그리고 배교에 대한 다섯 차례의 강력한 경고(히 2:1-4; 3:7-4:13; 5:11-6:12; 10:26-31; 12:14-29)를 통해 구원 탈락의 가능성을 가장 명확하고 심도 있게 다룬다.
다섯째, 목회 서신 (디모데전후서, 디도서 등, A.D. 60년대 중반 이후): 교회의 질서, 지도자의 자격, 거짓 교사에 대한 경계, 그리고 믿음에서 파선한 자들(딤전 1:19-20), 믿음을 버린 자들(딤전 4:1)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나타나며 구원 탈락의 실제적인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처럼 바울의 계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의 신앙 여정과 사역 경험, 그리고 성령의 조명하심을 통해 점진적으로 더욱 깊어지고 완성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초기나 중기 서신의 특정 구절만을 가지고 그의 구원론 전체를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 성경 전체, 그리고 바울 서신 전체의 흐름 속에서 그의 가르침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구원 탈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그의 후기 서신들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는 바울이 나이가 들면서 구원의 엄중함과 성도의 책임에 대해 더욱 깊이 깨달았음을 보여준다.
필자 역시 지난 수십 년간의 목회와 말씀 연구를 통해 계시의 점진적인 발전을 경험했다. 초기 로마서 강해 설교는 구원의 확신과 은혜를 강조했지만(물론 그 자체로 틀린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경 전체의 빛 아래 구원의 과정적 측면과 성도의 책임, 그리고 구원 탈락의 위험성에 대한 깨달음이 깊어졌다.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오늘도 우리에게 당신의 뜻을 밝히 보여주신다. 과거의 교리에만 얽매일 것이 아니라, 성령의 조명하심을 통해 계속해서 진리의 깊은 곳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3. ‘성도의 견인’ 교리란 무엇이며, 그 성경적 근거는 충분한가?
‘성도의 견인(堅持)’ 교리는 칼빈주의 5대 교리(TULIP)의 마지막 항목(Perseverance of the Saints)으로, 하나님께서 참으로 택하시고 중생시킨 성도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끝까지 보호받아 결코 구원에서 최종적으로 탈락하지 않는다는 가르침이다. 즉, 성도는 일시적으로 죄에 빠지거나 연약해질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구원에 이르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이 교리는 성도들에게 어쩌면 큰 위로와 구원의 확신을 줄 수 있으며,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와 신실하심을 강조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교리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잘못 해석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성도의 책임 약화시킨다. 하나님의 보호하심만 강조하다 보면, 성도 스스로 깨어 근신하며 죄와 싸우고 거룩함을 추구해야 할 책임(벧전 1:15-16; 5:8)을 소홀히 할 수 있다.
둘째, 거짓된 안정감을 조장할 수 있다. ‘한 번 구원은 영원하다’는 생각에 안주하여 죄를 가볍게 여기거나 회개하지 않는 나태한 신앙생활을 유발할 수 있다.
셋째, 성경의 경고를 무시 할 수 있다. 성경에는 믿음에서 떠나거나(딤전 4:1) 파선하거나(딤전 1:19) 배교할 경우(히 6:4-6)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수많은 경고의 말씀들이 있는데, 견인 교리는 이러한 말씀들을 축소하거나 왜곡하여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한편, 성도의 견인 교리를 지지하는 이들이 주로 제시하는 성경적 근거들이 있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요한복음 10:28-29의 말씀이다.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요 또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빼앗을 수 없느니라”
둘째, 로마서 8:28-39의 말씀이다 . 그중에서도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 8:35), "38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8-39)의 말씀은 마치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을 지지해주는 구절같이 보인다.
셋째, 빌립보서 1:6: 의 말씀이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넷째, 디모데후서 4:18의 말씀이다.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러나 이러한 구절들은 하나도 견인 교리를 뒷받침한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 성경구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맥을 무시하거나 특정 부분을 과장하여 해석하고 있거나 성경자체를 왜곡시켜 번역해 놓았기 때문이다.
첫째, 요한복음 10:28-29을 보자. 성도의 견인교리를 지지하는 분은 이 말씀은 "한 번 하나님께서 구원하기로 만세전에 작정된 사람들은 영생을 받게 되며 영원히 멸망하지도 않으며 예수님의 손에서 빼앗을 수 없다. 그리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바로 이러한 자들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아버지 손에서 이들을 빼앗아갈 수 없다"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것은 원래의 말씀에 덧붙힌 해석이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영생을 약속하신 대상은 만세전에 구원하기로 작정하셔서 아버지께서 아들에 붙혀준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바로 앞구절에 나오 있는 것 같이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27절)는 조건 하에 주어진 것이다. 즉, 누구은지 계속해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있고 순종하면서 따라가고 있는 양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이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한 때는 믿었지만 믿음에서 떠나간 자들에게까지 무조건적으로 적용되는 말씀이 아닌 것이다. 또한 헬라어 원문상 ‘영원히’(εἰς τὸν αἰῶνα) 멸망하지 않는다는 표현보다는 ‘그 시대까지’(εἰς τὸν αἰῶνα) 멸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강하며, 29절은 하나님께서 아들에게 주신 ‘어떤 것(중성 단수)' 곧 예를 들어,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권세, 능력, 지혜, 명철 등이 만물보다 크다는 뜻인 것이지, 구원받기로 예정된 ‘사람들’(복수)을 주셨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명백한 번역 및 해석의 오류인 것이다. 그러나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라고 믿는 이들이 이 구절을 번역할 때에 헬라어 대문자 사본에게 번역하지 않았다. 그리고 번역도 잘못한 것이다.
둘째, 로마서 8:28-39을 보자. 이 말씀은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에게 주시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이다. 그 어떤 외부적인 세력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이지, 우리 스스로 믿음을 버리고 배교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바울 자신도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라”(고전 9:27)고 경계했다.
셋째, 빌립보서 1:6을 보자. 이 구절은 바울과 디모데의 ‘확신’인 것이지, 하나님의 절대적인 약속 선언이 아니다. 또한 ‘착한 일’도 반드시 ‘구원의 완성’만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문맥상 빌립보 교회의 선한 사역과 성장을 의미할 수도 있다. 바울은 그들의 구원을 확신하며 격려했지만, 동시에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고 강력히 권면했다. 이는 그들의 구원이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며, 탈락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넷째, 디모데후서 4:18을 보자. 이 말씀은 바울 자신의 개인적인 믿음의 고백이며, 미래형 시제(“건져내시고… 구원하시리니”)로 되어 있다. 이는 구원이 이미 완료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루어질 소망임을 보여준다. 바울 자신도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믿음의 경주를 마치고 선한 싸움을 싸웠다고 고백했다(딤후 4:7). 구원은 죽는 순간까지 지속되는 경주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성도의 견인 교리는 성경의 일부 진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성경 전체의 가르침, 특히 구원 탈락에 대한 수많은 경고와 성도의 책임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불균형한 교리이다. 이 교리에 대한 맹신은 오히려 성도들을 영적 나태와 거짓된 안정감에 빠뜨릴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을 굳게 믿되, 동시에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는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4. 성경은 구원 탈락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경고하며 또한 어떤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가?
성경은 ‘한 번 구원은 영원하다’는 가르침과 달리, 구원받은 성도라도 믿음에서 떠나거나 죄 가운데 거하면 구원을 잃어버릴 수 있음을 여러 곳에서 분명하고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첫째, 예수님의 경고의 말씀을 들어보자. 첫째로, 마태복음 18장에 나오는 일만 달란트 빚진 자의 비유(마 18:23-35) 를 보자. 엄청난 빚을 탕감받았음에도 동료의 작은 빚을 용서하지 않은 종은 결국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된다. 이는 용서받은 자가 용서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 받았던 용서마저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유보적 구원’의 개념을 암시한다. 둘째로, 열매 없는 나무(요 15:2, 6)의 경우를 보자. 포도나무이신 예수님께 붙어 있는 가지라도 열매를 맺지 않으면 잘라져 불에 던져지고 만다고 하셨다. 셋째로, 주여, 주여 하는 자(마 7:21-23)의 경우를 보자. 입술로는 주님을 부르면서 주의 이름으로 능력을 행했을지라도,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지 않는 자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버림받는다고 하셨다. 이제는 부활하신 주님 곧 하나님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예수님의 말씀을 보자. 넷째로,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짐(계 3:5)의 경우, 예수께서도 이기는 자는 그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우지 않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러나 이것을 반대로 보면, 이기지 못하는 자는 생명책에서 그의 이름이 지워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다섯째, 성 밖에 있는 자들 (계 22:15)을 보자. 예수님을 믿었을지라도 계속해서 죄(개들, 점술가들, 음행, 살인, 우상 숭배, 거짓말 등 십계명을 어기는 죄) 가운데 거하는 자들은 거룩한 성(새 예루살렘) 밖에 있게 되고 말 것이다.
둘째, 이제는 사도 바울의 경고의 말씀을 들어보자. 그리고 실제의 사례를 보자. 첫째로, 바울 자신을 쳐 복종시킨다(고전 9:27)고 했다. 바울 자신도 복음을 전파한 후에 도리어 버림받을까 두려워하여 날마다 자신을 쳐 복종시킨다고 고백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바울의 후기 서신들로 가면서 바울은 실제적으로 구원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이름을 거론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둘째로, 실제로 믿음에서 파선한 자들(딤전 1:19-20)이 있음을 경고했다. 후메내오와 알렉산더는 믿음과 착한 양심을 버려 믿음에 파선했고, 바울은 그들을 사탄에게 내주었다. 이는 초기 고린도전서 5:5(“육신은 멸하고 영은 주의 날에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라”)의 관점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 즉 영적 구원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셋째로, 믿음에서 떠난 자들(딤전 4:1-2)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 때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를 것이라고 예언했다. 넷째로, 믿음에 관하여 버림받은 자들(딤후 3:8)이 있다고 했다. 얀네와 얌브레처럼 진리를 대적하는 자들은 마음이 부패하여 믿음에 관하여 버림받은 자들이라고 규정했다. 다섯째로, 데마의 배교(딤후 4:10)를 보자. 한때 바울의 신실한 동역자였던 데마는 세상을 사랑하여 바울과 복음 사역을 버리고 떠나가고 말았다. 그의 종국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가 과연 이기는 자가 되어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겠는가!
셋째, 히브리서의 강력한 경고를 들어 보자. 바울의 후기 서신으로 추정되는 히브리서는 무려 다섯 차례(히 2:1-4; 3:7-4:13; 5:11-6:12; 10:26-31; 12:14-29)에 걸쳐 배교의 위험성과 그 비참한 결과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특히 히브리서 6:4-6은 한 번 빛을 받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여한 바 되고 하나님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본 자라도 타락하면 다시 새롭게 하여 회개하게 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견인 교리 지지자들은 이들이 처음부터 참 신자가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본문은 분명히 참된 구원의 경험을 했던 자가 타락하는 경우라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성경은 결코 구원의 영원한 안전과 보장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구원받은 성도들에게 끊임없이 깨어 근신하며, 죄와 싸우고, 믿음의 경주를 끝까지 완주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도의 견인’ 교리는 이러한 성경의 수많은 경고들을 간과하거나 약화시킨다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5. 빌립보서 1장 6절의 올바른 해석과 적용은 무엇인가?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 1:6). 성도의 견인 교리의 주요 근거로 사용되는 이 구절을 어떻게 올바로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가?
첫째, '착한 일'(ἀγαθὸν ἔργον)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 물론 이 ‘착한 일’에는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시작하신 ‘구원’이 포함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문맥상으로는 빌립보 교회 성도들이 복음을 위해 보여준 선한 사역과 동역, 헌신(빌 1:5, 7)을 일차적으로 가리킬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아름다운 헌신과 성장을 시작하셨으니, 주님 오시는 날까지 계속해서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바울의 기대와 격려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무조건 ‘구원의 완성 보장’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다.
둘째, '우리는 확신하노라'(πέποιθα)는표현은 바울과 디모데의 주관적인 확신과 기대이지, 하나님의 객관적인 약속 선언이 아니다.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의 신실함과 헌신을 보며 그들이 끝까지 믿음을 지키고 구원을 완성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과 소망을 가졌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믿는 자에게 무조건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인 원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바울의 확신은 격려와 소망의 표현이지, 교리적 선언이 아니다. 나중에 유오디아와 순두게의 다툼을 언급하며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고 권면하는 것을 보면, 바울의 확신이 결코 그들의 구원 탈락 가능성을 배제하는 절대적인 보장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역시 다른 성도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확신할 수 있지만, 그것이 그의 최종 구원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셋째, 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조화롭게 해석해야 한다. 만약 이 구절이 모든 믿는 자의 구원 완성을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말씀이라면, 성경의 다른 수많은 경고 구절들(앞서 살펴본 구원 탈락 가능성에 대한 경고들)과 심각한 모순에 빠지게 된다. 성경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와 동시에 인간의 책임 있는 반응(믿음, 순종, 회개, 인내)을 함께 강조한다. 어느 한쪽만 극단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성경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는 위험한 해석이다.
따라서 빌립보서 1장 6절은, 하나님께서 빌립보 성도들 안에서 시작하신 선한 사역과 성장을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신실하게 이루어 가실 것이라는 바울의 감사와 확신에 찬 격려의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이를 ‘모든 믿는 자의 구원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며 결코 탈락하지 않는다’는 성도의 견인 교리의 절대적인 근거로 삼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며, 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조화되기 어렵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소망과 격려를 얻되, 동시에 빌립보서 2장 12절의 권면처럼 날마다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가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
6. 나오며: 균형 잡힌 구원론 위에 굳게 서라
‘성도의 견인’ 교리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와 신실하심을 강조하는 중요한 진리를 담고 있지만, 성경 전체의 빛 아래서 조명해 볼 때 결코 절대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성경은 구원의 확신과 위로뿐 아니라, 구원 탈락의 가능성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성도의 책임 또한 동일하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빌립보서 1장 6절은 결코 ‘한 번 구원은 영원하다’는 안일한 신앙을 뒷받침하는 구절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시작하신 선한 일을 끝까지 이루실 것이라는 소망 가운데, 더욱 깨어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는 강력한 권면으로 우리를 이끈다. 구원은 과거의 단회적 사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며, 미래에 완성될 여정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끝없는 사랑과 은혜를 굳게 신뢰해야 한다. 그 어떤 외부 세력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8-39).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로서, 언제든지 믿음에서 떠나거나 죄에 빠져 구원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늘 깨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우리의 자유의지와 책임을 무시하고 강제로 구원을 완성시키는 방식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음과 순종, 그리고 회개를 통해 우리와 함께 구원을 이루어 가신다.
그러므로 값싼 은혜나 거짓된 안정감에 안주하지 말라. 성경 전체의 균형 잡힌 진리 위에 굳게 서서, 날마다 죄와 싸우고 회개하며,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기까지(딤후 4:7) 인내하며 구원을 이루어 가라. 이것이 바로 빌립보서와 성경 전체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참된 구원의 길이다.
2025년 10월 21일(화)
정보배 목사
_#동탄명성교회 #정보배목사 #새벽기도회 #빌립보서 #빌립보서강해 #빌립보서1장6절 #성도의견인 #칼빈주의 #한번구원은영원한구원 #구원론 #구원탈락 #두렵고떨림으로너희구원을이루라 #사도바울 #계시의점진성 #성경해석 #히브리서 #옥중서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