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 믿는 이들 속에 내주하시는 성령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시는가? 귓가에 들려오는 음성으로 말씀하시는가? 아니면 마음 속에 분명한 어떤 소리로 말씀하시는가? 아니면 영의 감동하심으로 말씀하시는가? 어떤 단체에서는 매일 우리가 성령의 음성을 듣고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내가 오늘 누구를 만나는 일까지도 내가 그를 만날 것인지 만나지 말아야 하는지도 성령께 묻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그 사람은 참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성령님께서 참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올바른 신앙생활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성령께서는 오늘 내가 외출하는데 원피스를 입어야 하는지 투피스를 입어야 하는지 말씀해주시는 분이실까? 잘못 알게 되면, 자신의 결정권은 하나도 없고 오직 성령의 결정에 따라가는 사람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그럼, 과연 어떤 것이 올바른 성령의 인도하심이며, 성령의 음성을 듣고 행하는 것일까? 여기에 그 해답이 있다.
1. 들어가며
오순절 이후 오늘날까지 성령께서는 어떻게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성령께서 우리에게 말씀하고 있는 내용은 대체 무엇일까?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 중에 어떤 분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성령께 다 말씀드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 심지어 어떤 이는 "내가 오늘 기도원에 가야할지 아니면 교회에서 기도해야 할지"를 성령의 음성을 듣고 움직여야 하는데, 성령의 음성을 아직 듣지 못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늘 성령께 물어보고 어떤 일을 한다고 하니까, 어찌 보면 그분이 매우 신령해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일상생활의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성령께 물어보고 행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래서 이 시간에는 성령께서는 오늘날 우리 믿는 이들에게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그리고 무엇을 말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아무쪼록 오늘 말씀이 여러분의 신앙생활에 영적으로 많은 유익이 있기를 바란다.
2. 오순절 이후 성령께서 과연 말씀하시고 있는가?
오순절 이후 이 땅에 보내심을 받은 보혜사이신 성령께서는 성도들에게 말씀하고 있는가? 그렇다. 성령께서는 예나 지금이나 말씀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첫째, 공생애 기간에 예수께서도 장차 성령께서 믿는 이들 속에 들어가서 말씀하실 것이라고 가르쳐 주셨기 때문이다(마10:20).
마10:20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속에서 말씀하시는 이 곧 너희 아버지의 성령이시니라
그리고 둘째, 사도행전의 기록을 보면, 성령께서 빌립집사에게 그리고 안디옥교회 성도들에게 말씀하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행8:29, 13:2).
행8:29 성령이 빌립더러 이르시되 이 수레로 가까이 나아가라 하시거늘
행13:2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 성령이 이르시되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 하시니
그리고 셋째, 사도바울도 성령께서 밝히 말씀하셨던 것을 디모데에게 보낸 첫번째 편지에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딤전4:1)
딤전4:1 그러나 성령이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리라 하셨으니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한계시록을 보면, 어떤 자가 복이 있는지 성령께서 여섯 번째의 복을 음성으로 말씀하고 있으며(계14:13), 또한 성령과 신부가 함께, 천국에 [들어]오라고, 듣는 자도 목마른 자도 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기 때문이다(계22:17).
계14:13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이르되 기록하라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이르시되 그러하다 그들이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그들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
계22:17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
3. 오순절 이후 성령께서는 과연 어떻게 말씀하시는가?
오순절날 하늘로 올라가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로부터 진리의 영이신 성령을 받아서 이땅에 보내주셨다. 그리하여 성령께서 모든 믿는 이들 속에 들어가서 내주하시게 되었다. 그렇다면 믿는자들 속에 내주하고 계시는 영이신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어떻게 말씀하시는 것일까? 첫째, 귀로 들리도록 말씀하시는가? 둘째, 영이 들을 수 있는 음성으로 말씀하시는가? 아니면 셋째, 영의 감동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인가? 어떤 선교단체에서는 성령께서 항상 자기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말씀하신다고 하면서, 모든 성도들은 성령의 음성을 듣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분들의 메시지를 듣고 있으면, 그분만이 성령의 음성을 직접적으로 듣고 전하는 사역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성령의 음성듣기는 진정 바른 것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성령의 음성에는 귀에 들리는 성령의 음성도 있고, 마음에 말씀하시는 성령의 음성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성령께서 영의 감동을 통해 우리를 깨닫게 하심으로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령의 음성에는 직접적으로 들려주는 성령의 음성과 내면에서 말씀하시는 성령의 음성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한 것을 경험하고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리 많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어쩌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분이 있다면 그것은 가짜일 확률이 매우 높다. 대부분은 성령의 감동하심을 받아, 성령의 음성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우리가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어떤 사람이 늘 귀에 들리는 성령의 음성듣기를 사모하거나, 마음에 들리는 성령의 음성을 사모한다면, 그 사람은 성령의 음성이 아니라 귀신의 음성을 성령의 음성을 착각하고 따라갈 수도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귀신도 보이지 않는 영이므로 성령을 가장하여 귀신들이 얼마든지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신 중에는 말씀을 많이 알고 있는 귀신도 있으며, 말씀을 전혀 모르고 있는 귀신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귀신이 사람 속에 들어오게 되면, 안 쫓겨나가기 위해, 그들도 성경의 말씀을 인용함으로, 자신의 음성이 성령의 음성이라고 가장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말씀을 잘 모르게 되면, 이것이 성령의 음성인지 귀신의 음성인지 구분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것이 성령의 음성인지 귀신의 음성인지를 구분하려 한다면, 그것이 귀에 들리는 음성이든, 마음으로 말씀하시는 음성이든, 영의 감동으로 깨우쳐주는 음성이든, 그것이 누구의 음성인지는 확실히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음성 자체를 두고는 성령의 음성인지 귀신의 음성인지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것이 귀신의 음성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려 한다면, 오히려 성령께서는 과연 무엇을 말씀하시는가를 알고 성령의 음성 구분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울 것이다.
4. 오늘날 성령께서는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그렇다면, 오늘날 성령께서는 과연 무엇을 말씀하고 계시는가? 요약하면 성령께서는 딱 2가지만 말씀하신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증언하고,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나게(기억나고 깨닫게) 말씀하시는 일을 하신다(요15:26, 14:26). 성령님은 사실 성령님 자신을 증거하는 일을 하시는 것이 아니다. 성령께서는 예수께서 누구시며, 그분이 오셔서 하신 말씀이 어떤 말씀이었는지를 깨닫게 하시는 일을 하시기 때문이다. 고로, 누군가가 성령의 음성을 들었다고 치자, 예를 들어, "이번에 땅을 사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딸이 대학에 합격할 것인지 떨어질 것인지", "내 아들이 누구와 결혼하게 될른지" 등에 관하여 말하고 있다면 그것은 성령의 음성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된다. 성령께서 오직 예수님이 누구시며 그분이 하신 말씀을 깨닫게 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성령께서는 예수님과 관련된 일만 중점적으로 하신다는 것을 기억하자. 둘째, 성령께서는 세상에 있는 사람들을 책망하여 회개케 하시는 일을 하신다(요16:8). 보혜사 성령이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신다고 예수께서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다(요16:7~11). 결론적으로 성령께서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와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를 책망하시는 사역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고로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를 책망하는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성령의 음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그러나 책망을 지속하여 절망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성령의 사역이 아닐 확률이 높다). 고로 직접 들려오는 음성이든지, 아니면 마음에 뚜렷하게 새겨지는 말씀하시든지, 아니면 영감으로 깨닫게 되는 말씀이든지 분명한 것은 예수님을 알게 하고 내 죄를 책망하여 회개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성령의 음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훈련을 계속받다보면 이것이 성령의 음성인지 귀신의 음성인지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5. 성령께서는 오늘도 자기자신이 원피스를 입을 것인지 투피스를 입은 것까지 결정해서 말씀해 주시는가?
그러므로 성령께서는 오늘 내가 외출할 때 원피스를 입고 가야 하는지 투피를 입고 가야 하는지 말씀해주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나에게 주신 권한이다. 그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지 성령께서 결정해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고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가 무슨 결정이나 선택을 앞에 두고 성령님께 자신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는 기도 곧 요청하는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으나, 내가 그분이 선택하신 것을 내게 알려달라는 기도를 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성령께서 알려주시지도 않으실 뿐더러, 만약 알려주셨다고 하더라도 그것의 책임은 다 자기가 져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성령의 선택을 받아들였는데, 그만 그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쳐보자, 그러면 틀림없이 그 책임을 성령께서 돌릴 것이다. 성령께서는 당신이 결정해서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택은 우리와 관련된 것이지 그분께 관련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는 성령님께서 나의 선택을 대신해달라고 부탁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혹시 우리가 그렇게 부탁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 주시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고로, 이제부터는 "요번에 집을 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성령께 묻지 말라. 그리고 "이 자매와 결혼할 것인지 저 자매와 결혼할 것인지"를 묻지 말라. 그것은 내가 신중하게 검토하고 판단해서 선택하는 문제인 것이지 성령님께서 대신해주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좀 전에 말씀드렸지만 우리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하나님의 선한 손이 함께 해 주기를 기도하며, 지혜와 구변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하나도 잘못된 것이 없다. 그러나 선택 자체를 성령께서 결정해서 나에게 알려달라는 것은 잘못된 기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6. 나오며
방언통역(온전한 방언통역)을 해 보면, 우리의 영이 드리는 기도는 기도의 약 10~20%밖에 없고, 대부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내용이 거의 80~90%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때 방언통역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씀하실 때에 과연 누가 말씀하신다고 생각하는가?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것일까? 아니면 예수님 혹은 성령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일까? 놀라지 말라. 대부분의 예언자들이나 방언통역자들은 그것을 성령께서 말씀하신다고 하거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는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방언통역을 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실제적으로는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것은 예수님의 음성이다. 다만 듣는 우리는 그것을 성령으로 듣게 되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고로 우리는 요한계시록 2~3장에 나오는 말씀 곧 부활승천하신 예수께서 소아시아 일곱교회들에게 주신 말씀을 상고해 보아야 한다. 일곱번에 걸쳐 말씀하시는 이는 누구신가? 그분은 주 예수 그리스도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 무엇이라고 말씀하시는가? 꼭 이렇게 말씀하신다.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원문: 귀를 가지고 있는 자는 그 영이 교회들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를 단번에 들어라)" 그렇다. 분명히 교회들에게는 예수께서 말씀하시지만 그것을 듣는 자는 그것을 성령의 음성으로 듣는 것이다. 성령님은 예수님의 또 다른 자기자신이기 때문이다. 고로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예수님이 누군지를 깨닫게 되고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깨닫고 있는 자는 지금 성령께서 그것을 깨닫게 하고 있지만 사실은 예수께서 성령을 통하여 그것을 알려주시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곧 예수님의 음성이 성령의 음성이요, 성령의 음성이 예수님의 음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는 귓가에 들려오는 음성, 마음으로 전달해지는 음성이 자기에게 없다고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 예수께서는 성령으로 우리를 깨우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성령의 음성이기 때문이요, 예수님의 음성이기 때문이다.
2019년 08월 02일(금)
금요기도회
정병진목사